‘스폰서 문화’가 전통문화라고요?

‘신기생뎐’은 VVIP들을 상대하는 최고급 기생집(부용각)이 현존하고 있다는 가정 아래 전개되고 있으며, 교양과 예술을 겸비한 문화적 자존심으로서의 기생의 역할을 재조명해 보겠다는 기획 의도를 밝히고 있다. 하지만 드라마 속 기생의 역할을 분석해보면 ‘기생 문화’에는 우리가 가꾸고 계승해야 할 전통문화로서의 가치가 전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얼굴을 치장하며 손님들의 호출을 기다리는 장면, 기생들의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하고 외부와의 연락은 부용각을 통해서만 할 수 있도록 하는 장면, 술에 잔뜩 취해 방으로 업혀 오는 장면 등은 ‘신기생뎐’의 기생과 다른 ‘접대 여성’의 차이점이 무엇인지 의문을 품게 만든다. 그리고 드라마 속 기생들이 손님들 옆에 앉아 술을 따르고 식사 시중을 드는 모습, 남자 손님에게서 팁을 받는 모습 등은 일부 부와 권력을 가진 남성들의 ‘술 접대 문화’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을 뿐이다.

‘문제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단사란은 마이준에게 아다모와의 관계를 정리하기 위해 머리를 올려달라고 제안하고, 마이준은 이를 받아들인다.(5월 1일 방송분) 과연 기생 머리 올린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부용각 대표 오화란은 단사란의 머리를 올리기 위해서는 그녀의 이름으로 된 집 한 채가 필요하고, 능력이 되는 동안은 평생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한다고 말한다. 이는 마이준이 단사란의 재정적 후원자, 즉 ‘스폰서’가 되어주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머리 올리는 게 뭔지 알아? 남자랑 사는 거야. 한 집에서 한 이불 덮고”(오화란의 대사) “원래 기생 화초 머리, 머리 올려준다는 건 말 그대로 머리만 올리는 거래요. 그냥 머리만 올려주세요”(단공주의 대사)라는 대사를 통해 재정적 후원의 대가가 마이준과 단사란의 성관계라는 것을 추측할 수 있다. 결국 기생 머리 올린다는 것은 성매매의 다른 이름일 뿐이다.

이처럼 제작진이 ‘술 접대 문화’ ‘스폰서 문화’ ‘성매매’ 등의 사회악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기생 문화’를 계승해야 될 전통문화라고 주장한다면, ‘신기생뎐’이 시청자들의 즐거운 주말 저녁을 피곤하고 짜증나게 만드는 드라마가 될 것은 너무나 뻔한 일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