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로 삶의 터전 옮겨 여행자 카페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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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도 매듭을 짓지 않고 자신의 영혼과 감성이 가리키는 대로 스스로 삶을 디자인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마흔을 넘어 중년을 한창 달려가며 집 안팎으로 이런저런 일에 얽매여 있는 여성들은 이 심정이 무엇인지 본능적으로 짐작한다.

그런데, 이 “매듭 없는 삶”을 저 멀리 제주도 한갓진 곳에서 실현하고 있는 여성이 있다. 그러나 그의 자유는 거저 주어지지 않았다. 지난 3년간의 혼란과 고통으로 점철된 가혹한 시기를 견뎌낸 결과다. 그가 주변 사람들 사이에서 자취를 감춘 1000일은 여행과 걷기를 통해 새롭게 숨쉬기를 준비한 시간이기도 하다.

전업주부에서 페미니스트 저널 ‘이프’의 편집장, 공정여행 사회적 기업 ‘트래블러스 맵’의 여행 기획자로 10여 년간 뛰어왔던 권혁란(사진)씨가 최근 자신의 내면 체험을 엮은 치유 여행기 ‘트래블 테라피’(Travel Therapy)를 출간했다. 책의 부제인 ‘심장의 속도로 걸어온 천일간의 치유여행’을 가리키며 ‘심장의 속도’란 무엇이냐고 물으니 “내가 원하는 대로 가는 내 마음의 속도”란 답이 돌아왔다. 이 속도를 유지한 채 그의 발걸음은 인도 요가명상, 한라산과 지리산,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발리 등지로 향했다. 그러면서 그는 “나는 독립적이다, 평화롭다” 외치기도 하고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 명료히 깨닫기도 했다. 

“2007년 20여 년을 함께 살았던 형(남편)과 이혼했다. 이후 우린 친구처럼 잘 지내고 있고, 서로 많이 편안해졌지만 그 전후로 재정 문제도 겹치고 직장도 그만두는 등 어려운 문제가 잇달아 일어났다. 당시 내게 닥친 문제 중 이혼은 일부분일 뿐 가장 중요한 문제는 아니었다. 마흔을 넘어 서서히 시작된 문제, 오십을 바라보며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란 온갖 고민이 한꺼번에 쏟아진 게 정작 나를 더 힘들게 했다.”

여기서 그가 택한 방법은 ‘여행’으로 자신을 스스로 끌고 나오는 것이었다. 그는 ‘여행’의 최고 미덕은 자신에게 “혼자 있을 시간을 준 것”이라고 말한다. 이것은 그 또래 여성들에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아이가 고3인데’ ‘나 없으면 우리 식구들이 꼼짝 못 하는데’라고 흔히들 말한다. 정말 그럴까. ‘여행 갈 처지’가 어디 따로 있겠는가. 나도 공교롭게 두 딸이 고3일 때 긴 여행을 다녀오곤 했다. 그냥 내 자리에 있으면 여러 문제에 둘러싸여 한 걸음도 못 뗄 것 같지만 한 발짝 떼어보면 세상이 다르게 보인다. 그래서 난 ‘여행을 간다’는 말을 ‘숨 쉬러 나왔다’고 말하곤 한다.”

두 달 전 그는 서귀포 법환마을에 여행자 카페 ‘나비오리’를 차렸다. 12평 규모에 4인용 테이블 6개를 놓아 20명 정도가 옹기종기 모일 수 있는 카페 공간엔 제주도에 사는 지인들이 재주껏 만들어준 테이블, 의자, 장식용품 등이 가득하다. 그의 경영 방침은 특이하게도 “돈 벌겠다고 하루 종일 앉아 손님을 기다리지는 않는다”는 것. 그래서 마음 내키는 대로 카페 문을 걸어 잠그고 고사리도 따고 쑥도 캐다 돌아온다. 머지않은 미래에 ‘무인’ 카페로 운영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제주에서의 또 다른 1000일 프로젝트다. 

“하루 15㎞씩, 눈만 뜨면 무조건 걷기만 하는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트래킹에서 길들이 주는 장엄함에 위안 받았다. 그러면서 ‘이 길을 걷고 있는 내가 너무나 장하고 예쁘다’고 스스로 감탄하곤 했다. 이 느낌을 나의 삶에 그대로 옮겨 놓고자 노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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