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한국여성수련원에서 학자·활동가 160명 한자리에 모여
여성운동 미래 방향에 ‘갈증’
여성 대중 속에 새 길 있다

 

‘2011 여성회의’ 첫날 본 세션에 앞서 서로를 소개하고 몸으로 소통하는 ‘그룹 다이내믹스’ 시간을 가졌다. (맨 앞줄 왼쪽) 사진은 장필화 이화리더십개발원 원장과 손을 맞잡은 ‘잇지’ 서지원씨.abortion pill abortion pill abortion pill
‘2011 여성회의’ 첫날 본 세션에 앞서 서로를 소개하고 몸으로 소통하는 ‘그룹 다이내믹스’ 시간을 가졌다. (맨 앞줄 왼쪽) 사진은 장필화 이화리더십개발원 원장과 손을 맞잡은 ‘잇지’ 서지원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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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조윤(어떤사진관)
세대와 활동 영역의 차이는 더 이상 ‘벽’이 아니었다.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소통과 연대의 그물망을 짜는 순간, 여성운동의 미래에도 한 줄기 희망이 빛이 비쳤다.

‘2011 여성회의’가 4월 28~30일 강원도 강릉시 한국여성수련원에서 ‘여성운동, 새로운 전환의 모색’을 주제로 열렸다. 한국여성재단(이사장 조형)이 주최하고 한국젠더네트워크 주관으로 열린 이번 여성회의는 시작 전부터 활동영역·세대가 다른 여성학자와 현장 활동가 160여 명이 거의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인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관심을 받았다. 이번 회의는 지난 40년간의 여성운동을 되돌아보고 ‘여성운동의 위기’에서 연대를 통한 향후 10년의 여성운동을 준비하기 위한 본격적인 시도다.

조형 이사장은 28일 개회식에서 “그간의 여성운동은 호주제 폐지 등의 장애물을 없애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며 외국에선 ‘혁명’이라고 불릴 만큼 가시적인 성과를 이뤄냈지만 이후 운동 의제가 정부의 정책 의제로 바뀌고 여성단체들이 정부에 재정적으로 의존하게 되면서 과거의 열기를 찾아보기 힘들어졌다”면서 “조직이 나이 들면서 좋은 것과 함께 피로감이 함께 축적됐고 예비 활동가들이 매력을 느끼지 못해 여성계는 더욱 ‘그들만의 리그’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실 여성운동의 위기라는 말이 나온 지 오래다. 여성단체들은 저마다의 고민을 안고 ‘생사’를 걱정하는 게 현실이다.

조 이사장은 이런 내부 문제의 해결과 여성운동의 새로운 비전 제시를 위해 활동가와 학자 간 소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다양한 여성단체 간부들과 만나고 지역의 활동가들과 간담회를 가졌더니 모두 공통적으로 앞으로 여성운동의 방향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며 “이번 회의가 우리 모두의 ‘목을 축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장필화 이화리더십개발원 원장도 “이번 회의는 아무도 가지 않는 길을 가는 이들이 한데 모여 서로에게 용기와 격려를 주고 서로가 모두 연결돼 있다는 것을 긍정하는 기회”라며 “서로에게 힘이 된다는 것을 느끼고 그 힘이 앞으로 운동하는 데 큰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여성운동의 희망은 ‘대중’에서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박영숙 미래포럼 이사장은 ‘롱테일 법칙’(80%의 다수가 20%의 핵심 소수보다 뛰어난 가치를 창출한다는 경제이론)에 빗대어 “촛불 소녀, 유모차 부대 등 평범한 여성들이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다”며 “소수의 특별한 활동가들이 다수의 평범한 여성들과 소통하고 그들을 임파워(empower)하는 것이 바로 앞으로 여성운동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소통의 장’으로 마련된 자리인 만큼 진행되는 세션마다 열띤 토론을 벌이며 공감대를 넓혀갔다.

여성회의 첫째 날에는 세대별·영역별 대표 운동가들이 발제자로 나선 ‘비전 토크’가 열렸다. 준비한 20장의 슬라이드를 중심으로 약 10분간 이야기하는 ‘페차쿠차’(일본어로 재잘댄다는 의미)라는 토크 콘서트 방식으로 진행된 비전 토크는 이현숙 평화를만드는여성회 고문, 최순영 부천여성노동자회 이사, 이혜경 여성문화예술기획 이사장, 남윤인순 전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조한혜정 연세대 교수, 잇지(서지원) 전 고려대 ‘석순’ 편집위원 등이 발제를 맡았다. 이들은 여성운동을 시작하게 된 동기부터 과정에서의 보람과 어려움 그리고 여성운동의 미래에 대한 희망과 도전에 대한 생각을 공유했다.

이현숙 고문은 신자유주의 시대 여성운동의 미래를 위해 “거버넌스(governance) 시대 파트너로서 정책 결정에 참여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전문성을 키울 수 있는 여성 NGO 학교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남윤인순 전 상임대표는 여성운동의 새로운 주체와 이슈 발굴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연대하면 다른 세상은 가능하다”고 강조하며 “기존 여성운동은 인권, 정치, 노동, 복지, 평화 등에 강점을 갖고 있는데 여기에 교육, 청년문화, 이주 여성, 한부모 등과 연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여성들이 정치에 적극 참여해 입법을 통해 세상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한혜정 교수는 “페미니스트들이 ‘자기만의 방’을 넘어 서면 ‘우리들의 부엌’을 갖는 친구들이 생길 수 있지만 80%의 여성들이 관심을 갖는 문제를 놓쳐서는 그들이 우리에게 관여하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 여성운동은 주부들과도 연대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

둘째 날 다양하게 열린 분과 토의에선 각 진영 운동가들과 여성학자들 사이에 뜨거운 공방이 오갔다.

권미혁 한국여성단체연합(여성연합) 상임대표는 ‘2011년 여성연합은 안녕하지 못하다’는 발제를 통해 대중 여성들의 지지를 잃어가고 있는 여성운동의 열악한 오늘에 대해 ‘정면으로’ 이야기하면서 “여성 개개인의 지점에서 그들의 삶을 포착하면서 새롭게 여성운동의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일부 참가자들의 여성연합의 ‘변화’ 요구에 그는 “변화를 하지 않으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변화’라는 키워드가 오히려 우리를 옭아매는 방식으로 구성되지 말았으면 하는 것”이라며 대표 여성단체로서의 여성연합이 체감하는 부담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특히 김현미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의 ‘신자유주의 경제하의 생활정치와 여성운동’에 대한 주제 발표 중 “공정무역, 생태운동, 환경운동까지도 신자유주의에 포섭됐다”고 분석한 부분은 참가자들 사이에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저부터 여기에 연루돼 있다”며 “신자유주의가 만들어놓은 사회권에 대해 저 자신에 대한 개인적 성찰과 반성을 함과 동시에 공동 연대해 대해 여성들이 함께 생각해보자는 것”이라고 발제 배경을 설명했다.

‘만나자, 나누자, 공감하자, 에너지를 받자’는 목표로 3일간 진행된 이번 회의를 통해 학자들과 활동가들은 ‘소통’하면 서로의 차이를 넘어설 수 있다는 것과 ‘연대’하면 다른 세상이 가능하다는 희망을 확인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한 참가자들은 한목소리로 “여성회의의 정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회의를 기획·총괄한 강선미 하랑성평등교육연구소장은 “이번이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며 완성하는 것은 여러분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조형 이사장도 “이번 회의를 통해 과제가 상당하다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음 과제는 다음으로 넘기기로 하겠다”며 여성회의의 정례화를 내심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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