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쓰기에 앞서 많이 읽어라
독해력·분석력·문제해결력 중요
국립대인 서울대와 경북대는 수시에서 논술 고사를 전면 폐지했다. 사립대 역시 논술 100%전형을 없애고, 논술 반영 비율을 줄이거나 모집 인원을 줄이고 있다. 논술전형으로 대학에 들어갈 수 있는 문이 그만큼 좁아졌다는 얘기다. 또 많은 대학들이 논술 100%전형을 폐지함에 따라 학생부 성적을 무시하고 논술에만 매진하는 경우도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없게 됐다.
대다수 대학이 수시모집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학생들을 뽑으면서 학력 수준 검증 차원에서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강화하는 추세다. 논술전형도 물론 이 같은 움직임이 일고 있다.
특히 논술전형의 우선선발은 일정 수준 이상의 수능 성적을 자격 기준으로 요구하는데, 지난해 연세대 일반 우수자의 경우 인문은 언어·수리·외국어 모두 1등급, 자연은 수리·과학탐구 모두 1등급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모집 인원의 70%를 우선선발했다. 상위권 대학은 우선선발에서 높은 수능 자격 기준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논술을 잘 하기 위해서는 많이 쓰는 것보다 많이 읽고, 글쓴이의 의도를 파악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금은 대학에서 서론, 본론, 결론을 갖춰 자신의 의견을 서술해 나가는 형태의 글쓰기는 더 이상 원하지 않는다. 제시된 자료를 제대로 읽고 글쓴이의 의도를 파악하거나(독해력), 자료를 분석하고(분석력), 이를 바탕으로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는(문제해결력) 과정이 필요하다. 단순히 자신의 의견만을 풀어쓰는 학생들은 이런 논술 문제를 접하게 되면 당황할 수 있다.
대학별로 논술 출제 유형이 달라 ‘논술은 이것이다’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몇 가지 공통된 출제 경향을 살펴보면 <표1>과 같다.
◆ 계열별 핵심 포인트 찾아라
고교 1학년 때부터 무작정 글을 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인문계열은 다양한 글을 읽고 핵심 내용이나 글쓴이의 의도를 파악하는 등 독해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다양한 교과서의 개념이나 내용을 바탕으로 사회현상을 간단히 분석해보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보는 것도 논술 공부에 도움이 된다.
자연계열은 교과과정에서 배우는 수학, 과학 개념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우선이다. 단순히 공식을 적용해 문제를 푸는 데 그치지 말고 공식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이해하고 문제를 풀 때 왜 그 과정을 적용하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학은 공식이 나오는 과정을 증명해보는 것도 개념을 이해하는 데 효과적이다. 과학은 어떤 법칙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법칙을 자연현상에 적용해 설명하는 원리를 이해해야 한다. 교과과정에 충실하면서 교과서 외에 수학·과학 관련 도서를 읽어 개념을 심화시키고 다양한 지식을 쌓는 것도 좋다.
◆ 내신 성적으로 지원 여부 결정
논술 반영 비율이 높다고 논술 변별력이 크다고 생각하면 오산. 논술이나 학생부 성적을 계산할 때 전형 요소별로 기본 점수를 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논술 700점, 학생부 300점 만점이면 논술 비율이 70%이다. 하지만 기본 점수를 논술은 600점, 학생부는 200점을 부여한다면 논술, 학생부 모두 만점과 최저 점수 차이가 100점으로 동일하다. 즉 실질 반영 비율을 따지면 학생부 50%, 논술 50%가 되는 것이다. 단지 논술 반영 비율이 높다고 논술 영향력이 큰 것이 아니라 기본 점수가 얼마인가에 따라 논술의 영향력이 달라진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눈에 보이는 반영 비율만 믿고 학생부 성적이 좋지 못한데도 불구하고 논술로 만회하겠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
◆ 수능 소홀히 하면 안 돼
◆ 출제 경향, 채점 기준 신경써야
논술은 수능과 달리 일관된 문제 유형이 있는 것이 아니라 대학마다 차이가 있다. 여러 대학의 논술 전형에 무작정 지원하는 것은 좋은 선택이 아니다. 고교 2학년 겨울방학이나 늦어도 3학년 6월 모의평가를 전후로 목표 대학을 정한 후 논술 기출문제와 논술 안내서를 참고로 출제 경향을 파악하고 이에 맞춰 준비하는 게 좋다. 기출문제와 함께 예시 답안이 제공되므로 자신의 답안과 예시 답안을 비교하면서 출제 경향을 분석하면 된다. 대부분 대학의 홈페이지에서 제공되고 있는 논술 안내서나 기출 문제 해제 동영상을 보면 문제를 출제한 의도, 채점 기준, 평가 방법 등을 알 수 있다.
많은 대학이 모의 논술을 실시하고 있다. 객관적으로 자신의 실력을 검증할 수 있는 기회가 드물기 때문에 이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더구나 논술 평가와 함께 첨삭까지 받아볼 수 있어 대학 평가 기준과 자신의 논술 실력을 점검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