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트리’
“이건 플라스틱 초콜릿이라고 해서요 찰흙처럼 잘 뭉쳐지고 모양을 변형하기 쉬워요.”
텔레비전을 통해 초콜릿 공예를 처음 접한 후 1년째 배우고 있는 조강영(30)씨. 어릴 때부터 초콜릿을 좋아했다는 조씨는 스트레스 받을 때마다 초콜릿을 즐겨왔다. 그러다 보니 초콜릿 맛에도 차이가 있고, 자신의 입맛에 맞지 않는 초콜릿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직접 만들어서 먹어보고 싶은 마음에 초콜릿 공예를 시작하게 됐다고. 그는 자신이 만들고 있는 작품에 대해 간단히 설명을 곁들였다.
“이거는 알 공예라고 동그랗게 알 모양으로 생긴 거예요. 몰드(mold 형틀)에 액체 상태의 초콜릿을 담아 식히면 틀 모양대로 초콜릿 모양이 굳어져 찍히는 방법이에요. 손으로 조물조물 만드는 건 플라스틱 초콜릿이고요. 장미꽃도 이 초콜릿으로 만들어요. 모양 변형이 가능해서 활용도가 높죠.”(조강영씨)
부탄가스 입구에 달린 장치를 누르자 파란 불꽃이 튄다. 나오는 불씨로 숟가락을 데우던 조씨는 “초콜릿끼리 붙이려면 이렇게 수저에 열을 가해서 초콜릿을 살짝 녹인 다음에 서로 붙인다”며 “처음에는 조금 무서운데, 하다보면 아무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경남 진주에서 공방이 있는 수원까지 올라오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는 열혈 초콜릿 공예 마니아다.
초콜릿이라면 단순한 간식거리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예술작품으로 탄생하는 초콜릿의 변신에 놀라워한다고 말하는 김선미(34)씨. 초콜릿으로 못 만드는 게 없다는 김씨는 초콜릿으로 신발도 만들고, 사람도 만들 수 있다며 무한한 응용력에 푹 빠졌다고 말했다. 이전에 장미꽃을 만들었을 때도 완성된 작품을 보고 누구도 초콜릿으로 만든 작품이란 사실을 눈치 채지 못했다고. 이날 그는 야구 시즌을 맞아 ‘야구 하는 사람’을 만들기로 했다. 모자나 몸통, 야구방망이는 알 공예로 만들고, 모자의 캡 부분과 팔은 플라스틱 초콜릿으로 이어 붙였다. 운동을 좋아하진 않지만 대학생 때 야구 동아리에서 매니저를 했었다며 야구와의 인연을 털어놓았다. 초콜릿을 만들면서도 그동안 못 다한 이야기를 풀어내느라 얼굴에서는 미소가 떠나지 않는 이들.
네이버, 싸이월드 온라인 카페 회원만 각각 1만여 명이 넘는 ‘카카오트리’는 초콜릿 공예를 배우고 서로의 작품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카카오트리를 운영하는 송승희(30) 대표는 네이버와 싸이월드 카페의 성격이 조금 다르다고 말했다. 네이버 카페가 세계 초콜릿 관련 정보나 초콜릿 이론 등이 주라면, 싸이월드는 수업 후기, MT나 친목 위주의 글들이 많이 올라온다고 설명했다. 종종 일본을 방문해 초콜릿 공방을 다닌다는 그는 일본은 동네마다 초콜릿 숍이 있을 정도로 초콜릿 장인들이 많다고 말했다. 특히 가게 매출이 아무리 좋다고 하더라도 확장하려 하지 않고 몇 대째 같은 자리에서 작업하는 모습이 멋있어 보였다며 우리나라와는 다른 풍토를 전했다.
얼마 전 TVN ‘화성인바이러스’ 초콜릿녀 편에서 김성주 아나운서가 손에 들었던 초콜릿 마이크도 송승희 대표의 작품이다.
송승희 대표와의 일문일답
“실리콘으로 제작한 틀을 사용해 만들었다. 안은 비워두고 바깥의 형태만 초콜릿으로 채워서 가볍게 만들었다. 원하는 모양대로 틀을 제작하면 되기 때문에 생각만큼 까다롭지 않다.”
-수제 초콜릿의 유통기한은 얼마나 되나.
“유통기한은 실온에서 한 달이지만 일주일 안에 먹어야 가장 맛있다.”
-장미꽃에 사용된 색은 어떻게 내는 건가.
“초콜릿 베이스가 화이트라서 초콜릿에 넣는 전용 색소를 넣으면 색이 나온다. 요즘에는 몸에 좋은 녹차 가루, 딸기 가루 등 천연 색소로 색을 내기도 한다.”
-여성만 참여 가능한가.
“아니다. 초콜릿 수업을 듣는 사람 4명 중 1명은 남자다. 여성이 많은 편이긴 하지만, 만드는 것에 매력을 느끼는 남자도 많다.”
판매점에서 사는 초콜릿도 나쁘지는 않지만, 정성껏 만든 초콜릿에 비할까. 받는 이를 생각하며 손으로 만든 달콤한 초콜릿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선물하면 어떨지.
[카카오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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