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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누가 잔인한 4월이라고 했던가. 4월은 꽃 피는 아름다운 봄일 뿐인 것을….

친구 하나가 벚꽃길로 유명한 경남 하동 쌍계사에 가면 밤에도 아름다운 꽃구경을 할 수 있다고 해서 저녁 시간을 이용해 아이들과 함께 한 시간 거리에 있는 쌍계사에 다녀왔다. 해질녘에 출발해서 도착하니 깜깜한 저녁. 쌍계사 진입로 벚꽃길에는 꽃길을 환하게 밝히는 야간 조명이 하나둘씩 켜지고 있었다.

아이의 눈에도 벚꽃나무가 신기했는지 나무에 하얀 눈이 내린 것 같단다. 벚꽃나무가 아치형으로 아름드리 드리운 꽃길 아래를 천천히 지나갈 때에도 마치 터널 같다며 신기해한다. 배고픔을 무릅쓰고 벚꽃길이 가장 아름다운 곳에서 차를 세우고 아이들과 사진도 찍고 잠깐 산책도 즐겼다. 그렇지만 배가 고파서 그랬는지 정작 아이들은 금세 시들해지고 밤 시간의 꽃구경이 처음인 엄마만 무척이나 신이 났다.

돌아오는 길에 섬진강변에 위치한 맛깔난 음식점에서 참게탕까지 먹고 나니 이런 우발적인 잠깐의 나들이도 참 신나는 일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도시살이’에서는 결코 느낄 수 없는 여유일 뿐 아니라 이런 행복한 4월의 시간이 이 엄마한테는 다소 꿈만 같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주언군이 태어난 후 매년 4월은 이 엄마에게는 끔찍하게 잔인한 4월이었다. 불과 작년까지만 해도 4월만 되면 주언군은 지독히도 아팠다. 병원에 입원해서 좀 나아진 것 같아 퇴원하면 얼마 있다가 다시 입원해야 하는 그런 상황이 반복되곤 했다.

큰 병을 앓고 난 후 면역체계가 흐트러져서 그런지, 많이 못 먹고 운동도 잘 안 돼서 그런지 아이는 몹시도 약했다. 걸핏하면 감기가 찾아왔고, 감기에 걸렸다 하면 폐렴, 기관지염, 장염과 같은 합병증이 꼭 동반됐고 가끔씩 찾아오는 요로감염까지…이런저런 이유들로 입원해야 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했다. 신기하게도 4월이면 꼭 그랬다.

그러나 올해 4월은 여태껏 말짱하다. 사실 언젠가부터 아이는 감기에도 잘 안 걸린다. 시간이 도와준 덕분인지 아이는 자라면서 점점 건강해지고 있다. 한번 아파버리면 물리치료도 잘 안 되고, 꾸준함이 생명인 물리치료를 빼먹게 되면 아이의 상태도 금방 나빠지기 때문에 아이가 지금과 같은 건강 상태를 유지해주는 것만 해도 이 엄마는 정말 고맙다. 게다가 이렇게 짜릿한 저녁 나들이까지 감행할 수 있게 해주니 정말이지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한해 두해 시간이 흐르면서 엄마와 아이가 함께 할 수 있는 일들은 조금씩 달라질 거다. 몇 년 후 4월엔 아이와 함께 더 와일드한 무언가를 해내며 짜릿해할 수도, 아님 조금은 힘에 겨워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것이 무엇이든,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우리는 여전히 희망적일 거라는 생각이 짧은 나들이 끝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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