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 후원금 줄고 고액 늘어…‘여당 쏠림 현상 뚜렷’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11일 정보 공개 청구에 따라 공개한 ‘2010년도 정당·후원회 등의 수입·지출 내역’에 따르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3억2032만원을 모금했다. 전체 국회의원 중 2위다. ‘후원금 모금왕’은 지난해 전국청원경찰친목협의회(청목회) 입법로비 사건에 연루돼 재판을 받고 있는 민주당 강기정 의원(3억2487만원)이 차지했다.

여성 의원 중 후원금 2위는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3억594만원)이었다. 이어 같은 당 나경원 의원이 3억369만원을 모금했다. 전체 모금액 상위 20인 중 여성 의원은 3명이다.

지난해 국회의원 후원금 모금 총액은 477억4636만원이다. 2009년(411억6719만원)보다 66억원 정도 늘어났다.

지난해는 지방선거로 3억원(비례대표 등 제외)까지 후원금을 받을 수 있었지만 의원 1인당 평균 모금액은 1억5654만원으로 ‘저조한 성적’이다. 지역구 의원은 2000여 만원이 늘어난 반면 비례대표 의원은 2900여 만원이 줄었다. 대신 전년보다 평균 모금 건수는 줄고(1086→995건), 건당 모금 액수는 늘었다(12만8000원→15만7000원). 소액 후원금이 줄고 고액 후원금 비중이 커졌다는 얘기다. 검찰의 청목회 수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동료 의원들의 ‘품앗이’나 가족의 ‘십시일반’ 후원금도 눈에 띄었다. 나경원 의원은 아버지 나채성 씨로부터 500만원을 후원받았다. 나 의원은 같은 당 이은재, 강석호, 윤석용 의원으로부터도 각각 500만원씩 후원을 받았다. 지난달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한 국가조찬기도회에서 통성기도를 하자고 제안해 이명박 대통령의 무릎을 꿇게 했던 길자연 목사는 한나라당 정미경 의원에게 500만원을 후원해 눈길을 끌었다.

의원 평균액 이상을 모은 여성 의원 중에는 역시 한나라당이 많았다. 한나라당 이혜훈 의원은 2억9281만원, 같은 당 박영아 의원은 2억6627만원을 거뒀다.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2억2438만원, 한나라당 김영선 의원은 2억810만원을 각각 후원받았다.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는 2억261만원, 한나라당 정미경 의원은 1억9843만원을 모금했다. 특히 이 대표는 300만원 이상 고액 후원자가 단 한 명도 없는 데도 2억원 이상 모아 기염을 토했다.

반면 자유선진당 이영애 의원은 아예 후원회를 두지 않았다. 한나라당 이두아 의원은 1597만원, 미래희망연대 김을동 의원은 1859만원, 민주당 신낙균 의원은 986만원으로 ‘최저 모금 의원’으로 기록됐다. 여성 의원 중 최하위는 한나라당 최경희 의원. 지난해 9월 한나라당 임두성 의원의 의원직 상실로 비례대표를 승계한 최 의원은 80만원을 후원받았다.

전체 의원 모금액 상위 20위를 보면 한나라당 16명, 민주당 4명으로 집권 여당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반면 진보 정당들은 ‘후원금 한파’를 겪고 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전년 대비 24.4% 늘어난 297억7796만원을 후원받았으나 민주노동당은 13.5%가 줄어든 8억1091만원, 진보신당은 13.9%가 감소한 1억2875만원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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