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수련 기간 견딜 수 있는 인내심 필요

 

정지은(35·사진)씨는 5년차 임상심리사다. 스스로 아직 병아리 단계라고 말하는 그는 이 분야에서 10년 이상 일해오고 있는 전문가들이 많다고 말했다. 임상심리사는 종종 심리치료사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그의 말에 따르면 심리치료에 포함되는 개념이 임상심리다. 임상심리사는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심리평가, 검사, 상담, 재활 프로그램의 개발과 진행 등을 한다. 또 심리상담센터, 심리상담기관, 재활시설 등에서 일하는 것이 보통으로 정씨는 서울 대치동에 있는 한의원에서 상담을 맡고 있다. 그는 보통 ‘화병’이라고 불리는 우울증으로 인해 어떤 신체적 증상이 나타났을 때 스스로 정신적인 문제라고 인지하지 못한 채 내과 등의 병원을 다니다, 마지막에 찾게 되는 곳이 한의원이라며 최근에는 한의원에서 정신적 치료도 함께 진행할 수 있는 형태로 심리상담 치료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임상심리사가 되고 싶었던 이유는.

“인간은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자기 자신과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관심과 호기심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그런 생각을 해보았겠지만, 사춘기를 지나면서 나 자신과 특히 마음에 대해 궁금함을 많이 가졌던 것 같다. 그렇지만 고등학교 때는 이과였고, 대학도 심리학이 아닌 지리학을 전공으로 택하게 됐다. 그렇게 대학을 졸업할 때 즈음 어느 날 지하철을 탔는데, 아이를 업고 구걸하는 아주머니를 만나게 됐다. 평상시에는 한두 번의 도움이 그런 사람들의 삶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만 생각해왔는데 그 날은 왠지 그 아이가 눈에 들어오더라. 아이의 인생에 희망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천원을 건넸다.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돈을 주면서 내 마음이 풀리는 기분이 들었다. 그때 진짜 도움이란 스스로를 도울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는 말의 의미를 알게 됐고, 사람의 마음을 공부해야겠다고 결심하게 됐다.”

-이후 심리학과로 편입하고, 대학원에서도 심리학을 전공했다.

“임상심리 분야에서 일하는 분들은 심리학이나 심리 관련 학과(복지학 등)를 전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임상심리가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데다가, 심리학 전공 대학원으로의 입학 경쟁도 굉장히 치열하다. 문서상으로 정해진 건 아니지만 경쟁이 치열할수록 심리학 전공자들이 유리한 것은 당연하지 않나. 그래서 나도 어쩔 수 없이 편입을 할 수밖에 없었다.”

-자격증이 필요한가.

“대학원에 진학하거나 수련 혹은 경력을 통해 임상심리사 관련 자격증을 취득해야 임상심리사로 활동할 수 있다. 임상심리 관련 자격증에는 임상심리사와 한국임상심리전문가, 정신보건임상심리사가 있다. 임상심리사는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주어지는 자격증이고, 임상심리전문가는 학회에서, 정신보건임상심리사는 보건복지부에서 주어지는 자격이다. 각기 전공 이수와 수련 및 자격 시험이 필요하며, 임상심리전문가와 정신보건임상심리사는 석사 이상의 자격이 돼야 한다.”

-일하면서 가장 보람 있었던 순간은.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가 있던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이 기억난다. 말썽도 많이 피우고 부모님과도 계속 갈등을 일으켰던 친구였는데 1년 정도 상담을 했다. 3년쯤 지났을까, 그 친구가 교복을 입고 한의원을 찾아왔다. 키도 많이 크고 의젓해진 모습으로 마음 치료가 필요한 친구들을 도와달라고 하더라. 주변 친구들까지 챙길 수 있는 청소년으로 자란 모습을 보고 무척 뿌듯했다.”

-임상심리사로서 어떤 마음가짐이 필요한가.

“임상심리사가 하는 일이 누군가를 도와주는 것이긴 하지만, 때로 상처를 줄 수도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무수히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입히며 이 자리에 왔다는 지도교수님의 말씀을 종종 생각한다. 나도 내가 했던 실수는 잘 잊히지 않아서 오랫동안 상처를 안고 지내게 되더라. 사람의 마음을 다루는 직업이다 보니 그런 부분을 조심해야 할 것 같다.”

-임상심리사를 꿈꾸는 청소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일반인들도 참여할 수 있는 집단상담, 개인상담 프로그램을 직접 경험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본인이 내담자가 되어 참여하면서 실제 상담 분위기를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이 분야는 보기보다 어려운 길이다. 긴 준비 과정에 비해 높은 연봉이 보장되지 않는다. 개인이 상담센터를 열어서 잘 운영되면 모르겠지만 처음부터 고액 연봉으로 편하게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또 심리학과만 졸업한다고 해서 반드시 이 분야로 진출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대학원을 나와도 여러 가지 커리큘럼과 수련을 따로 받아야 한다. 그렇게 몇 년의 긴 시간을 보내야 할 수 있다. 수련 단계에서 받는 월급도 적기 때문에 오랫동안 갈고 닦아야 하는 점들을 다 참고해서 인내심을 기르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 과정들을 통해 자격뿐 아니라 나 스스로 많이 성장하는 것을 느끼게 된다. 지금도 내담자들에게 매일 매일 새롭게 배우고 평화로운 마음을 얻는 것 같다.

일단 마음을 먹었다면 꼭 도전해 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꿈을 이루느냐 이루지 못 하느냐를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하는 과정이 자신에게 의미 있고 중요한 게 아닐까? 자기 안에 가지고 있는 보물 같은 꿈을 실현시킬 용기와 도움을 주는 것이 임상심리사가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임상심리사 2급 자격은 1년 이상 실습 수련을 받았거나 2년 이상 실무에 종사한 사람으로 대학 졸업자나 졸업 예정자다. 1급은 심리학 분야의 석사 이상 학위를 취득했거나 취득 예정인 사람으로 2년 이상의 실습 수련을 받았거나 4년 이상의 실무에 종사한 사람, 그리고 2급 취득 후 5년 이상 관련 분야에 종사한 경우 응시할 수 있다. 

참고: 한국직업정보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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