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운 과거로 돈버는 재주 가졌다”
네티즌들 비아냥거림도

지난 2007년 학력 위조 스캔들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신정아가 돌아왔다. 그동안의 인생 경험을 담은 자전적 에세이인 ‘4001’을 출간하면서 시끌벅적하게 복귀했다. 제목 ‘4001’은 횡령 및 사문서 위조 혐의로 교도소 신세를 진 신씨가 복역 중 가슴에 달았던 수인번호다.

여하튼 신씨의 책은 첫날에만 2만 부가량이 판매되는 등 서점가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시장의 반응이 폭발적인 것은 책에서 ‘신정아의 남자들’에 대한 실명을 공개하고 은밀한 관계를 묘사했기 때문이다. 신씨는 책에서 당시 서울대 총장이던 정운찬 전 총리가 서울대 미술관장직과 교수직을 제의했으나 자신이 거절한 내용, 밤늦은 시간 호텔 바에서 만나자고 한 내용 등을 실었다. 더 나아가 “정 총장이 존경을 받고 있다면 존경받는 이유가 뭔지는 모르지만 내가 보기에는 겉으로만 고상할 뿐 도덕관념은 제로였다”고 밝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정 전 총리는 “일고의 가치도 없는 주장으로 우리 사회가 더 이상 거짓말쟁이의 거짓말에 휘둘리지 않았으면 한다”고 밝혔다. 정 전 총리의 한 측근은 “정 총리 관련 내용은 책을 팔기 위한 노이즈 마케팅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유가 어쨌든 정 전 총리는 뜻하지 않은 책 한 권으로 4·27 재보궐 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조차 되지 못할 판국이 됐다.

신씨의 주장을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모르겠지만 신씨에 대해 두 개의 상반된 시각이 존재한다. 하나는 어떤 형태로든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려는 탐욕론이고, 또 다른 하나는 한국 지도자 계층의 위선과 허위의식을 폭로한 용기론이다. 하지만 여러 정황으로 보아 후자보다는 전자가 더 설득력이 있다.

신씨의 이번 책 발간은 동기, 방식, 내용 모두 잘못됐기 때문이다. 신씨는 과거를 털어버리고 새로운 삶을 살고 싶다며 출판 소회를 밝혔지만 진정성이 처음부터 없었다. 신씨는 자신의 억울함을 밝히고 싶은 마음과 함께 평소 가깝게 지내다가 사건이 터지자 등을 돌린 사람들에 대한 앙갚음 차원에서 책을 낸 것 같다.

한 문화평론가의 지적대로 신씨는 “공적으로 잘못을 저지른 부분에 대해 사적인 추행 여부로 프레임을 이동, 본질을 전도” 시켰다. 네티즌의 반응도 싸늘한 편이다. 당장 한 트위터 이용자는 “신정아씨는 참 남들이 부끄러워 할 만한 과거를 가지고 돈을 버는 재주를 가졌다”고 비아냥거렸다.

일각에서는 신정아 사건의 핵심이 사생활의 과도한 침해와 여성인권 유린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사건의 본질은 학력을 위조해서 교수직을 얻고 미술관 공금을 빼돌린 혐의 등으로 징역 1년6월을 선고받은 것이다.

더구나 아무리 서로 사랑했다 하더라도 신씨는 유부남인 청와대 정책실장과의 부적절한 관계가 만천하에 폭로된 후 그 가족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일종의 가정 파괴범이다. 본질이 이런데도 책 발간을 통한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저지른 오류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과 반성이 없었다. 분명 신씨는 대중의 관심을 사로잡는 방법을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사건을 남성 권력자에게 희생당한 여성으로 프레임을 만들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우리 사회가 어느 순간부터 본질보다는 허구가 판을 치는 세상이 되었지만 그런 의도는 처음부터 잘못된 것이다.

신씨는 “언론이 돌을 던지면 다 맞겠다”고 했다. 그런데, 돌을 맞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왜 돌을 맞아야 하는지를 깨달아야 한다. 신씨가 한 여성으로서 또 다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받지 않으려면 지혜가 필요하다. 관음증에 기댄 선정적인 폭로보다는 자신의 잘못에 대해 더욱 참회하고 진정으로 용서를 비는 성숙한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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