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유엔여성지위위 의장국 자신…유연근무제로 가족·청소년 정책에 시너지 효과
백 장관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민감한 이슈에 대해서는 다소 조심스러워했지만 유연근무제, 중앙행정기관 정부위원회 위촉직 여성 위원 비율 확대 등에 대해선 확고한 태도를 보였다.
-여성가족부 출범 1주년을 맞는 소회는.
“나름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고 자부한다. 양성평등 정책과 더불어 여성경제활동참가율을 높이기 위해 여성 취업지원 사업과 함께 아이돌보미 사업을 확대, 일하는 여성들의 일·가정 양립을 지원했다. 유연근무제 추진은 그만큼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 자녀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돼 가족정책이나 청소년 정책을 실행하는 데도 더욱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본다.”
-최근 제55차 유엔여성지위위원회(CSW)에 정부 수석대표로 참석했는데.
“이번 위원회를 통해 세계가 한국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한국은 지난해부터 유엔여성 출범에 선도적인 역할을 해왔고 기여금도 1년에 500만 달러씩 전체 유엔여성 예산의 1%를 부담할 예정이다. 우리나라 경제규모에서는 2% 정도 부담해야 하지만 이전과 비교하면 150배나 늘린 수준이다. 한국이 내년 의장국으로도 거론되고 있는데 실제 의장국이 될 확률이 높다.”
-중앙행정기관 정부위원회 위촉직 여성 위원 비율이 지난 정부에 비해 축소됐다.
“정부업무평가에서 빠지다보니 비율이 줄어든 면이 있다. 지난해부터 건의해서 올해 총리실의 정부업무평가에 반영하기로 했다. 대통령도 8일 국무회의에서 각 부처 정부위원회 여성 비율을 높이라는 당부를 했다. 각 분야 여성 전문인 인물정보(DB)를 집중 수집하고 위원회별로 임기 도래 현황을 파악해 임기 도래일 전에 여성 후보를 추천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최근 논란이 된 폭력 피해 여성에 대한 사회복지통합전산망(사통망) 관리에 대한 입장은.
“사통망은 외부 인터넷망과 분리돼 있어 인증된 직원 외에는 아무나 접근할 수 없도록 돼 있어 정보 노출에 대한 우려가 없다. 복지부에서도 여성폭력 관련 시설은 주민등록번호를 사용하지 않고 사회복지전산관리번호를 사용하게 돼 수기로 하는 것보다 정보가 안전하게 관리될 수 있다. 무엇보다 정부에 대한 신뢰가 중요하다.”
-셧다운제 온라인 게임 적용 대상 범위를 놓고 논란이 되고 있는데.
“청소년들의 게임중독 예방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에 많은 분들이 동의하고 있다. 최근 스마트폰 이용이 급증하고 스마트폰과 PC온라인게임이 연동되고 있는 상황에서 모바일게임도 당연히 셧다운제가 적용돼야 한다. 스마트폰을 셧다운제 적용 대상에서 배제한다면 유선 인터넷 게임 사업자에 대한 역차별 문제가 발생하는 등 제도의 형평성에 어긋나고, 셧다운제의 중독 예방 효과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고 장자연씨 사건 등 여성 연예인 성접대에 대한 입장은.
“여성가족부는 사건과 관련해 관계 기관에 철저한 수사를 요청하고 있다. 이번에 ‘성매매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돼 ‘성접대’라는 용어를 법적 개념으로 정리하고, 성접대에 관한 실태조사와 함께 성매매방지대책 수립 등의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개정안이 공포되는 대로 성접대 실태조사의 방법과 내용 등을 정리해 관련 대책을 좀 더 체계적으로 마련할 계획이다.”
-일자리 정책이 ‘퍼플잡’ 등 유연근무제 확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에 대한 여성 근로자의 불이익을 우려한 비판 여론도 있는데.
“유연근무제는 비정규직과는 상관없다. 유연근무제의 초점은 직장을 그만두지 않고 경력을 이어가며 필요한 시간을 갖는 것이다. 이것은 선택의 문제다. 파트타임으로 일하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있다. 비단 여성만 쓰는 제도도 아니다. 비정규직의 큰 문제는 같은 일을 하면서 낮은 임금을 받는다는 것인데 일의 종류와 자격에 걸맞은 파트타임 일자리가 늘어나면 문제도 해결될 것이다. 이 제도를 살리려면 무엇보다 근무시간에 비례한 경력과 보수를 인정해야 한다. 일은 반밖에 안 하는데 임금을 100% 다 준다면 지속되기 힘들지 않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