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눈으로 세계를 보자’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매년 여성영화와 여성 영화인을 발굴하고 소개해 온 서울국제여성영화제(IWFFIS, 이하 여성영화제)가 올해 13회를 맞아 4월 7일부터 14일까지 서울 신촌 아트레온 등지에서 열린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사무국은 7일 오후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문화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막작을 포함한 30개국 110편(장편 34편, 단편 76편)의 상영작과 다양한 부대행사 및 이벤트 등으로 구성된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지난해 27개국 102편에 비해 다소 확대된 규모다.
올해의 키워드는 ‘활개(活開)’다. ‘여성이 활개 치는’ ‘여성의 활력(活)으로 새로운 회로를 여는(開’)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이혜경 집행위원장은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12회로 하나의 주기를 끝내고 새로운 시작을 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하며 “이전까지의 영화제가 여성들에게 자신감을 주고 자기 긍정을 하게 하는 과제가 컸다면, 이제는 타자성을 향해 스스로를 개방하게 해 새로운 차원의 관계를 형성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영화제에는 개막작인 ‘헤어드레서’를 연출한 도리스 되리 감독을 비롯한 중견 감독들의 신작과 유럽 및 아시아 화제작이 대거 포진해 있다. 권은선 수석프로그래머는 “특히 올해는 말랑말랑한 ‘포스트 페미니즘’이 시대의 유력한 여성주의 문화 실천처럼 여겨지는 요즈음에 ‘여성 억압’을 다시금 생각게 하는 작품들이 많다”고 밝혔다.
지난 1~2년간 제작된 최고 수준의 여성 감독 작품을 소개하는 ‘새로운 물결’ 섹션은 영화제의 핵심이다. ‘그곳에 없었다면’ ‘우리가 떠날 때’ ‘소용돌이 속에서’는 종족 갈등과 혐오, 그리고 전체주의의 소용돌이가 휘몰아치는 역사의 현장에서 희생자가 될 것을 요구받지만, 그와 투쟁하며 생존하기 위해 노력하는 여성들의 모습을 담은 수작들이다.
이밖에도 ‘아시아 스펙트럼’ 섹션에서는 급변하고 있는 중국 사회를 온몸으로 부딪치고 있는 여성의 삶을 보여주는 2000년대 중국 여성영화의 대표작들을 만날 수 있다. 또 지난해부터 새롭게 신설된 ‘쟁점’ 부문에서는 ‘장소들’을 올해의 의제로 삼아 서울광장의 사용에 대한 시와 시민사회의 갈등, 용산 철거민 희생, 4대강 사업 반대 투쟁, 성미산 지키기 운동 등 장소의 점유와 전유, 그리고 주거와 환경에 대한 권리를 둘러싼 갈등과 싸움을 다룬 영화들이 소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