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별케이(J★K)’는 메이크업아티스트 정혜경씨와 바리스타 정준영씨 남매가 합심해 만든 카페다. 카페 문을 열고 들어가서 왼쪽으로 살짝 숨겨진 소박하지만 예쁜 파우더룸을 발견한 여성들은 십중팔구 “와아~” 하고 감탄사를 내뱉는다.
작업실을 공개한 정혜경씨는 23세 때 세계적인 메이크업 제품 회사인 바비브라운에 입사해 9년여의 전속 아티스트 기간을 거치고, 이후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베테랑 프로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직접 작업실로 사용하기도 하는 공간인 만큼 고가의 전문가용 화장품도 갖춰져 있어 메이크업에 관심이 많은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빠르게 입소문을 타고 있다.
삼일절을 하루 앞둔 2월 28일 저녁. 홍대 거리는 공휴일을 목전에 두고 여흥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붐볐다. 대여섯 명의 여학생들이 화장대 앞에서 함께 ‘메이크업 놀이’를 즐기다가, 들어올 때보다 많이 예뻐진 모습으로 카페 밖으로 나서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간단한 색감 터치나 테스트는 괜찮지만, 과도한 테스트는 삼가주세요”라는 당부 문구 때문인지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사람은 없었다.
‘메이크업 카페’라는 이름답게 카페 ‘제이별케이’에서는 쿠폰 20개를 모으면 아이 메이크업을 받을 수 있는 이색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정혜경씨가 직접 손님들의 눈썹 모양을 다듬어 주기도 하고, 스모키 메이크업 등 평소 혼자 하기 힘들었던 과감한 메이크업을 해 주기도 한다.
직장인 박소라(26·서울 서대문구)씨는 “평소 색조화장은 좀처럼 안 하는데, 오늘은 언니(정혜경씨)의 추천으로 아오이 유우가 사용한다는 볼터치 색상을 발라봤어요. 이제 이런 화사한 색깔의 볼터치는 안 맞는 나이라고 생각했는데, 도전해보니 얼굴이 훨씬 생기 있어 보여 좋아요. 동안이 된 것 같아요”라며 웃었다.
친구와 함께 카페를 찾은 한지영(20·서울 서대문구)씨도 “어릴 때 엄마가 화장을 하시면 옆에 바짝 붙어 앉아 지켜봤던 기억이 있어요. 그때부터 화장은 저에게 동경이었고 놀이였어요. 카페에서 메이크업도 수정할 수 있고, 화장에 대한 정보도 교환할 수 있어서 이곳이 좋아요”라고 말했다.
그러나 ‘제이별케이’는 어디까지나 차와 음료를 판매하는 카페로서의 정체성이 가장 큰 공간이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정혜경·준영 대표는 인테리어나 이색 이벤트 개발 못지않게 메뉴 개발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바리스타 정준영씨는 바리스타 학원에서 자격증을 취득한 후에도 꾸준히 커피를 연구하고 있다. 손님들에게 신선한 커피를 제공하기 위해 카페 한편에서 직접 커피를 볶는다. 정혜경씨는 특유의 감수성을 담은 사이드 메뉴를 개발했다. 특히 작은 커피 잔에 초콜릿을 담아 오븐에 구워서 내는 ‘퐁당 초콜릿’은 많은 여성 손님들의 사랑을 받으며 카페의 대표 메뉴로 자리매김했다.
‘You are the opening of beauty.(당신은 아름다움의 시작입니다)’ 카페 내부를 장식한 글귀다. “일상 속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정 남매의 말처럼, 여성들의 로망을 실현한 메이크업 카페 ‘제이별케이’와 함께 세상이 아름다워지기를 기대해본다.
사진 = 이수길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