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급증세...가부장적 사회 분위기로 도움 요청하기도 힘들어

10세부터 18세 사이 남학생 10명 중 3명은 성폭력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남학생에 대한 성폭력 피해 예방 대책이 요구된다. 2월 22일 아동성폭력 추방의 날을 기념해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열린 여성가족부 주최 심포지엄에서 연세대 사회복지연구소 정윤경 연구원은 ‘2010 아동성폭력 현황’을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연세대 사회복지대학원이 지난해 10월 4일부터 10월 29일까지 전국 초등학교 5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아동 청소년 1015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조사결과 이들의 지난 1년간 성폭력 피해율은 38.3%(389명)로 아동 청소년 5명 중 2명은 한 가지 이상의 성폭력 피해를 경험하고 있었다. 이중 남학생의 성폭력 피해경험은 31.4%로 나타나 ‘성폭력 피해자=여성’이라는 등식이 깨지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특히 남학생의 경우 가부장적 사회 분위기와 주위의 시선으로 터놓고 도움을 요청하기가 더 어렵다는 것이 심각한 문제다. 폭력유형별로 살펴보면 가벼운 성추행, 심한 성추행, 강간미수, 강간 등 신체접촉을 수반한 성폭력 피해 경험은 여학생(15.5%)이 남학생(7.6%)보다 훨씬 많았다. 그러나 상대방의 뜻을 무시하고 강제로 추행하는 ‘심한 성추행’을 경험한 경우는 남학생(2.7%)이 여학생(1.9%)보다 0.9%p 더 높게 나타났다. 강간미수와 강간을 경험한 남학생도 근소한 차지만 여학생보다 많았으며 성기노출 피해 경험도 여학생(4.7%)보다 남학생(5.5%)이 더 많았다. 실제 경찰청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남성 아동·청소년 성폭력 피해자는 33.2%(272명)로 이는 2008년 22.2%(243명)에 11.0%p 증가한 수치다. 여성의 경우 아동·청소년 피해자는 2010년 35.6%(6953명), 2008년 37.9%(6096명)였다. 학년별 성폭력 피해 분석에서는 초등학교 재학생 20.9%, 중학교 재학생 40.7%, 고등학교 재학생 51.8%로 나타나, 학년이 높아질수록 성폭력 피해를 경험하게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또 아동 청소년의 성폭력 가해자 유형을 분석해 보면, 같은 학교에 다니는 동급생이나 선후배가 41.7%로 가장 높은 빈도를 보였고, 얼굴을 알고 있는 동네의 또래나 선후배가 4.5%로 나타나, 전체 아동 청소년 성폭력 피해의 절반 정도가 주변의 또래나 선후배에 의해 발생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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