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보듬어준 학교에 감사…끝내 사과 안 한 검찰엔 유감
“나영이, 이제 하루에 5번만 배변할 정도로 회복세 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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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애써주신 신의진 교수님, 이명숙 변호사님, 기자님 등 여러분은 말할 것도 없고 특히 나영이(가명)의 학교 선생님과 학생들, 학부모들께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학부모들은 아이들에게 말조심을 시키고, 선생님들은 성교육을 실시하면서 ‘우리 동네’ 일로 서로 감싸안고 협력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나영이가 수술과 치료 때문에 여러 날 결석해도 아이들은 이유를 묻기보다는 ‘넌 왜 그렇게 감기가 잘 걸리니?’라며 나영이가 어색하지 않게 알아서 변명해 주곤 했습니다. 선생님들도 나영이가 병원 가는 것을 ‘현장학습 간다’고 말해주고요. 정말 감동을 많이 받았습니다.”

지난 10일 대한변호사협회가 나영이와 엄마를 대신해 진행한 성폭력 수사 2차 피해에 관한 손배소에서 배상액 1300만원 판결을 받아 승소(서울중앙지법 민사84 단독)한 나영이 아버지는 여성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감사로 말문을 열었다.

2월 16일 현재 판결문이 나오지 않은 상태여서 아이는 아직 승소 사실을 모르지만 아버지는 판결문이 집에 배달되는 대로 아이를 무릎에 앉히고 주요 내용을 차근차근 설명해줄 생각이다. “검찰이 잘못을 인정 안 해 또 다른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소송했다는 그는 “안산지검이 사건 당시 성폭력 전담 검사만 배정했어도 소송까지는 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착잡해했다. 베테랑으로 알려진 40대 검사가 수술을 받아 몸도 제대로 못 가누는 아이에게 무정할 정도로 무리한 조사를 강행(여성신문 1121호 보도)하는 등 매뉴얼만 제대로 지켰어도 후유증은 최소화됐을 것이다. 당시 사건의 수사 과정을 조사한 변협 인권위원장 이명숙 변호사는 “너무나 문제투성이의 백과사전 같은 수사관행”이라고 비판했었다. 현재 검찰의 어떤 유감 표시도 없는 상황에서 아버지는 “인간적으로 담당검사라도 미안해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씁씁해했다.

딸의 비극을 계기로 아버지는 성폭력 피해를 알리는 ‘전도사’로 나설 생각이다. 한 전문가로부터 수사기관 관계자들에 대한 2차 피해 예방교육 강사로도 이미 섭외를 받은 상태. 지난해 영등포의 한 초등학교에서 납치당해 잔혹한 성폭행을 당한 아이를 위해서도 그 부모와 수차례 연락하며 멘토 역할을 했다. 나영이도 그 아이와 동병상련의 공감대를 느끼며 한창 친하게 지냈다고 한다. 아버지는 “어찌 보면 나영이는 사내아이같이 활발해서 덜 걱정이 되는데, 그 아이는 너무나 얌전하고 여리고 착해 자꾸 눈에 밟힌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현재 아이의 부모는 전문가들과의 접촉을 거부한 채 “그냥 그 악몽을 덮고 싶다”고만 되뇌며 나영이네 가족과의 연락도 끊었다. 이를 통해 그가 절실히 느낀 것은 피해 부모의 마음이 우선 열려야 아이도 건강하게 치료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동안 아버지는 너무 큰 충격을 받아 정신을 못 차리는 아내를 위해 관련 서적이나 가이드북을 찾아내 함께 읽고 관련 세미나에서 들은 내용을 대신 알려주기도 하는 등 아내에게 용기를 북돋우느라 물심양면 힘써왔다.

성폭행으로 인한 생식기 부분의 상해로 배변주머니를 차야 했고 세브란스병원의 수술까지 포함해 총4회 수술을 받은 나영이의 회복세가 빠른 것이 부모에겐 큰 희망이다. 초기엔 2시간도 채 안 돼 배변을 봐야 했던 아이가 여름방학 후엔 5회 정도로 배변 횟수를 줄일 수 있었다. 전기자극 등의 치료가 주효했다지만 부모와 주변 사람들 그리고 온 국민의 믿음과 간절함이 함께 기적을 만들어내는 것 같단다.

“사건 당시엔 이사 가지 않고 학교에 계속 다니고 싶다던 아이가 이젠 이사 가자고 해요. 그동안 너무나 많이 결석해 친했던 친구까지 서먹해졌다나요. 이것도 치유의 한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 시작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긴 거겠죠. 아이에겐 정말 여러분들의 사랑과 염려 그리고 시간이 좋은 약이 된 것 같습니다. 부모로서 바라기는 나영이뿐만 아니라 어른을 포함한 다른 성폭력 피해자들에게도 우리 나영이에게 쏟아주신 것 같은 관심과 지지를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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