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꽃나무’의 저자 김진숙. 그녀가 지금 85호 크레인 안에 있다. ⓒ한승연 여성신문 기자
‘소금꽃나무’의 저자 김진숙. 그녀가 지금 85호 크레인 안에 있다. ⓒ한승연 여성신문 기자
한진중공업 김진숙(52) 노조위원, 그가 35m 높이의 크레인 위에서 내려오지 않은 지 16일로 45일째다.

1981년 부산 대한조선공사(현 한진중공업)에 입사한 여성 최초 용접공이자 노조활동을 하다가 해고된 최장기 복직 희망자. 법원의 퇴거명령으로 매일 100만원의 벌금이 쌓여가지만 등판에 하얗게 소금꽃이 핀 동료들을 생각하면 내려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 갓 들어온 젊은이부터 머리가 하얀 노장까지, 함께 땀흘린 그들의 뒤엔 아내와 아이들이 있다.

지난 16일 부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안. 밖엔 안전모를 쓰고 조끼를 입은 용역 직원들이 깔려있다. 85호 크레인 아래 모여있는 사람들. 바닥에 윷판을 그려 윷놀이도 하고 도시락을 꺼내 밥도 먹지만 태연해 보이는 평온한 적막이 왠지 더 불안하기만 하다.

앞선 14일,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에서 일하던 172명의 노동자들이 정리해고됐다. 한진중공업은 경영난을 이유로 들었지만, 지난해 한진중공업이 세운 필리핀 수빅 조선소는 29척의 배를 수주한 반면, 한진중공업은 2년째 단 한 척의 배도 만들지 못했다. 노조는 회사가 정리해고를 위해 의도적으로 배를 수주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한진중공업은 노조와의 협약에서 “회사는 외국공장이 운영되는 기간에 조합원의 정리해고 등 단체협약상 정년을 보장하지 못할 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어겼다.

우리가 만든 배를 세계로 수출한다는 자부심에 소금꽃이 필 때까지 땀흘려 일하던 노동자들과 그의 가족들, 함께 먹고 살던 협력 업체들은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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