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루홈런보다 값진 야구 사랑

여자 야구는 프로팀이 없기 때문에 2년마다 열리는 세계대회에 나갈 대표팀 선수를 여자야구연맹이 아마추어 팀에서 뽑는다. 포인트풀은 국가대표 선수를 내보내기도 하는 등 실력 있는 야구팀으로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국화리그에서는 우승을 차지했다. 국화리그는 인천 부평구 생활체육연합회에서 주최하는 여성아마 야구대회로, 부평의 상징 꽃인 ‘국화’를 리그 이름으로 쓰고 있다.

국내 경기뿐만 아니라 클럽 간 대항으로 1년에 한 번 홍콩에서 주관하는 세계대회가 있는데, 지난 1월 5박6일 일정으로 일본, 대만, 홍콩, 유럽 국가 등에서 온 야구팀과 함께 경기를 치렀다. 일정상 다섯 게임에 그쳤지만 내년에도 출전할 예정이다. 팀 내 왕언니 노은영(40)씨는 “팀워크도 좋았고, 좋은 경험이었다”고 회상했다. “연습만 하면 목적성이 없으니까 시합을 해야 다음에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고, 시합 경험을 쌓아야 전국대회 때도 도움이 된다”고. 영남권, 호남, 대전, 중부지방 등 24개 여자 야구팀이 참가하는 전국대회에는 보통 수도권 팀이 우세한 편이다. 수도권의 경우 지방에 비해 영등포리그나 국화리그 등 실전 경기가 많아 전국대회 승률이 높다. 

포인트풀은 신입 회원을 리그 시합에 등용하려고 노력한다. 많이 경험해 보아야 실력도 늘고, 팀워크도 기를 수 있는 것은 당연한 것. 승패의 결과보다는 함께 야구를 하며 서로 발전해 간다는 의미가 크다.

지난해 팀 감독이었던 조정화(35)씨는 동호회 이름에 대해 “별로 의미 없이 누군가가 툭 던진 이름인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다. 이름 때문에 들어온 회원이 80~90%는 된다. 재미있는 이름 덕분인지, 특이하고 재미있는 회원들이 많다”며 유쾌한 팀 내 분위기를 전했다.

포인트풀의 원년 멤버이기도 한 그는 처음에는 친목 도모로 시작해 모임의 성격이 지금과는 달랐다고 말했다. 처음 나우누리에서 활동했던 시절 여자들이 쉽게 할 수 있는 운동을 찾다가 소프트볼을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다 2007년 여자야구연맹이 생기면서 야구로 바꿨다. 야구로 전향하기 전 10년 동안 소프트볼, 농구 등 다양한 스포츠로 모임을 꾸려왔는데, 이제는 체계적으로 야구 훈련을 하고 있다. 조정화씨는 “원래 야구를 좋아했지만 여자도 야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은 불과 4~5년밖에 되지 않았다. 막상 야구를 해보니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또 “야구는 체력 소모가 많지 않아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40~50이 돼서도 할 수 있는 운동인 것 같다”며 매주 한 번 20명 정도의 꽤 많은 인원이 모여서 뭔가 같이 이뤄간다는 것이 의미 있다고 말한다.

야구를 하고 싶다면 여자야구연맹 카페를 검색해 들어가 보자. 전국의 모든 여자야구팀 주소가 나와 있으니 가장 가까운 지역을 선택해 보는 것도 좋겠다. 규칙을 몰라도 함께 연습하면서 배울 수 있으니 부담 가질 필요도 없다.

스스로 잔소리를 담당한다고 소개한 이영숙(37)씨는 야구에는 팀워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백업’이라고 해서 수비할 때 내야나 외야에서 공을 놓치면 도와주러 가는 역할이 있어요. 이처럼 야구는 모든 팀워크가 조화를 이뤄야 하는 게임이죠. 절대 혼자 잘해서는 이길 수 없어요. 특히 우리 팀은 순수한 아마추어들이라 경쟁보다는 당연히 조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프로선수가 아니기 때문에 실력은 많이 부족하지만 팀워크나 조직력으로 지금까지 커온 것 같아요.”

전국대회에서 3회 연속 준우승에 그쳤다는 포인트풀의 올해 목표는 우승이지만, 이미 이들의 팀워크는 챔피언 그 이상을 바라보고 있었다.

포인트풀 떳다볼 카페 : http://cafe.daum.net/softdddba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