헴과 허, 당신은 어떤 부모인가?
헴과 허, 당신은 어떤 부모인가?
  • 문용린 / 서울대 교수(교육학), 전 교육부 장관
  • 승인 2011.01.25 14:09
  • 수정 2011-01-25 14: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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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교육 성공하려면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해야
개구리를 찬물이 담긴 투명한 비커에 넣으면 멋있게 헤엄치며 즐긴다. 이 비커를 가열하기 시작하면 어떤 개구리는 물의 따스해짐에 이상을 느껴 즐거운 유영을 포기하고 뛰쳐 나오지만, 다른 개구리는 그 즐거움 때문에 탈출 시기를 놓친다. 따뜻해지기 시작한 물은 급속하게 24℃ 이상으로 가열되기 시작해 탈출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이 이야기는 변화에 둔감하면 경쟁에서 진다는 진리를 설파한다. 학부모도 마찬가지다. 자녀 교육과 관련해 시대의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해야 한다.

자녀 교육에 성공하려면 부모는 사회와 조직의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해야 한다. 요즈음의 어린이, 청소년은 우리들 기성세대의 머릿속에 있는 고정관념으로서의 그들이 이미 아니다. 우리들 기성세대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정보를 입수하고 활용하고 소통하기 때문에 추구하는 가치와 행동하는 방식이 우리의 고정관념으로는 이해하기 어렵다. 그들에게 있어서 연령과 성차와 직책과 신분과 부유함의 차이는 존경과 부러움의 소스(source)가 아니라 저항과 파괴의 명분으로 더 잘 활용된다. 이런 의식의 변화는 이미 어린이, 청소년 사이에 보편화된 기운인데, 우리 부모들은 그 기운에 너무도 둔감하다. 

사회의 변화된 요구에 대응해야 할 필요와 논리를 우화적으로 보여준 대표적 사례가 스펜서 존슨(S. Johnson)의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1998)다.

이 책 속에는 두 마리의 생쥐와 두 명의 꼬마 인간이 등장한다. 이들은 각고의 노력 끝에 그들이 좋아하는 거대한 치즈 창고를 발견한다. 여기에서 생쥐와 꼬마 인간들은 그 치즈를 마음껏 즐긴다.

그런데 생쥐들은 그렇게 즐기면서도 창고의 치즈 재고량의 변화에 세심하게 신경을 쓴다. 그들은 치즈의 일정량이 매일 매일 조금씩 줄어든다는 것을 알고, 이렇듯 많아 보이지만 언젠가는 창고가 텅 비게 되리라는 예상을 한다. 마침내 어느 날 창고의 치즈가 다 없어졌다. 두 생쥐는 예상한 변화였기 때문에, 다시금 운동화 끈을 졸라매고서 새로운 치즈 창고를 찾아 나서게 된다. 그리고 곧 그들은 더 맛이 나는 치즈 창고를 발견하게 된다.

그런데 두 꼬마 인간은 어땠을까? 둘은 치즈에 푹 빠져 즐기기만 한다. 치즈 재고량이 조금씩이긴 하지만 줄어든다는 생각은 꿈에도 하지 못하고, 치즈는 그저 하느님이 그들만을 위해 하사한 축복의 선물로만 여긴다. 어느 날 아침 그들이 치즈를 즐기러 창고 문을 열었을 때 그들은 경악한다. 그 많던 치즈가 하나도 없었던 것이다.

둘은 전혀 예상 못한 일이 일어났기 때문에 쇼크를 받고 헤어나지 못한다. 그들을 위해 영원히 존재해줄 것으로 믿었던 무한대의 치즈가 사라졌기 때문에 그들은 분노한다. 도대체 누가 우리의 치즈를 훔쳐갔는가?

그러나 그 둘은 그 치즈는 원래 그들의 것이 아니라, 창고에 쌓아둔 재고품이었고, 매일 매일 트럭에 실려서 다른 곳으로 이동되는 것이었음을 눈치 채지 못했고 예상도 못했다.

그래서 꼬마 인간 중 하나인 ‘헴’은 사라진 치즈에 강하게 집착하면서, 그것을 누가 훔쳐간 것으로 믿으며, 그 치즈가 다시 되돌아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창고 바닥에서 훌쩍이며 나날을 보내게 된다.

그러나 다른 꼬마 인간인 ‘허’는 조금씩 사태 파악을 하기 시작한다. 치즈는 다른 곳으로 실려 나갔으며, 되돌아올리가 없다는 것도 알게 된다. 그리고 어디엔가 또 다른 치즈 창고가 있으리라는 확신도 갖게 된다. 그는 헴에게 다른 치즈 창고를 찾아 나서자고 권유하지만, 헴은 완강히 거부한다. 그래서 허는 하는 수 없이 혼자서 다시 치즈 창고를 찾아나선다.

새로운 모험이지만, 천신만고 끝에 허는 더 많고 더 맛있는 치즈가 있는 창고를 발견하게 된다. 그는 헴을 그리워하면서 헴을 염두에 두고 변화에 관한 몇 가지 충고의 말을 남긴다. 사회변화의 원리와 이에 대한 대응의 지혜를 헴에게 나누어 주고 싶었던 것이다. 변화를 받아들이라고…. 이 말은 이 시대 우리 학부모들에게 그대로 적용되는 우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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