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묘년 새해 벽두부터 정치권이 급격하게 선거 정국으로 빨려드는 분위기다. 그 핵심에 복지 논쟁이 자리 잡고 있다. 대선 후보 지지도에서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지난해 말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론’을 제기하면서 복지 논쟁에 불이 붙었다. 민주당은 무상급식, 무상의료, 무상보육 등 ‘무상 3종 세트’를 제기하면서 보편적 복지가 시대적 요구라고 주장한다. 반면,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이런 행태를 ‘표 계산’에만 치우친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공격하고 있다. 한편, 무상급식을 망국적 복지 포퓰리즘이라고 규정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시정이 무상급식에 발목이 잡히고, 그 과정에 서울의 미래와 시민의 삶이 외면당하는 현실을 묵과할 수 없어 전면 무상급식 시행 여부에 대해 시민 여러분의 뜻을 묻고자 한다”며 주민투표 안을 내놨다.

선거 정국이 조기에 조성되고 있는 근본 이유는 지난해 치러진 6·2 지방선거의 여진 때문이다. 무엇보다 ‘중도층의 진보화’로 2006년 지방선거부터 시작된 보수 우위 체제가 붕괴됐기 때문이다. 2007년 경선에서 이명박 후보에 비해 본격적인 대권 행보를 늦게 했고, 중도를 잡지 못해 패배했다고 인식한 박 전 대표는 진보화된 중도를 잡기 위해 진보의 핵심 가치인 복지를 들고 나왔다고 볼 수 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무상급식 이슈로 재미를 톡톡히 본 민주당은 야당의 유력한 대권 후보가 부상되기 전까지 현재의 박근혜 독주체제를 견제하기 위한 카드로 복지 이슈를 활용하고 있다. ‘박근혜’라는 인물을 복지라는 정책으로 맞섬으로써 비록 지지도 면에서는 열세이지만 민주당은 복지를 통해 선거 프레임을 주도해 보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한나라당 수도권 초선 의원들은 지난 지방선거의 참패는 천안함 사고와 같은 단기적인 요인보다는 당이 정국을 주도하지 못한 채 청와대에 질질 끌려 다니는 무기력함이 근본 원인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따라서 ‘보온병, 자연산’ 발언으로 치명상을 입은 한나라당 지도부와 초선 의원들은 내년 총선에서 생존하기 위해 청와대를 넘고 가려는 행보를 하고 있다고 해석해도 무리가 없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빠른 선거 정국의 최대 수혜자는 오세훈 시장이 될 수 있다. 민주당과 박근혜 전 대표가 선점하고 있는 복지 논쟁에 스스로를 ‘복지 대 반 복지’ 프레임의 최전선에 포진함으로써 자신의 존재감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만약 주민투표가 성사되어 승리할 경우 오 시장의 위상은 급부상할 것이다. 주민투표에서 패배하거나, 주민투표 자체가 무산될 경우에도, 명분을 갖고 시장직에서 물러나 대권 행보에 직행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

노무현 참여정부 시절 이명박 서울시장은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도 동의했던 행정부처 이전을 “군대를 동원해서라도 막고 싶다”며 온몸으로 저항했다. 비록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그 과정에서 한나라당 수도권 의원들을 결집하는 데 성공했고, 이것이 대선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 주민투표가 똑같이 오세훈 시장을 중심으로 한나라당 수도권 의원들을 결집시킬지도 모른다. 여하튼 예상과 달랐던 충격적인 ‘6·2 지방선거’ 결과와 점점 똑똑해지고 있는 유권자 등으로 인해 선거 정국은 더욱 과열될 전망이다. 집권 여당 내에서는 청와대 눈치를 보지 않고, 역동적으로 의견이 개진되고 분출되는 상황이 빈번하게 나타날 것이다. 복지 논쟁의 고삐를 쥔 야당은 비록 재정 건전성을 이유로 급제동을 거는 세력이 있지만 개의치 않고 무상 시리즈를 이어나갈 것이다.

여하튼 복지와 반(反)복지 중 어느 것이 시대정신이 될지 두고 볼 일이다.

 

abortion pill abortion pill abortion pill
what is the generic for bystolic bystolic coupon 2013 bystolic coupon 2013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