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전, 지금의 청춘들과 똑같은 고민과 방황으로 20대를 보냈던 그는 아시아 6개국, 7개 도시, 11개 지점 규모의 서비스 오피스업 기업을 이끄는 최고경영자(CEO)로 우뚝 섰다. ‘세상이 답하게 하라’(위즈덤하우스)는 그가 청춘을 올인해 현재의 위치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을 한 장면 한 장면 영화를 보는 듯 흡인력 있는 스토리텔링을 통해 보여준다.
김 대표는 26세의 나이에 가슴에서 솟구치는 뜨거운 열정, 도전정신 하나만을 가지고 호주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고학생활을 거쳐 힘겹게 현지 기업에 입사했지만 세계 경제의 중심에 서 있지 않은 동양에서 온 여자가 외국인들 사이에서 능력을 인정받는다는 건 어려운 일이었다. 그 척박한 환경에서도 그는 다른 사람들이 마다하는 태국에 지사장으로 가 존폐 위기의 태국 지점을 실적 1위로 올려놓았으며 승승장구해 억대 연봉, 업계 1위의 마케터로 올라서게 된다.
그러나 편견과 차별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뛰어난 능력에도 불구하고 고위직에 오르지 못하면서 자신의 하이힐로 깰 수 없는 유리천장을 절감한 것. 그러나 그는 이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바꾼다. 회사를 박차고 나와 자신의 경력을 살려 서비스 오피스업(최고경영자나 전문인들을 위한 사무 공간 및 사무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즈니스) 회사 ‘CEO SUITE’를 창업하기에 이른다. 그것도 다른 사람들이 택하는 미국, 유럽이 아닌 동남아시아에서 말이다. 누구도 자신을 위해 길을 만들어놓지 않는다는 현실을 직시하고,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 낸 그는 IMF 외환위기, 세계 경제 불황 등의 한파를 뚫고 지점을 계속 확장해 나갔다.
책은 이렇게 그가 희생하고 감내해야 했던 숱한 과정을 여실히 보여준다. 성공의 화려한 면만이 아닌, 척박한 땅에서 스스로 일어서기 위해 겪어야 했던 모든 것들을 솔직하게 털어놓았기에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고생은 일종의 인생 근육이라 생각한다. 자신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굴곡도 겪고 고생도 해야 삶에 탄력이 생긴다. 사람 몸에 근육이 없어지면 작은 자극에도 쉽게 무너지듯 삶에도 근육을 키우지 않으면 발전이 없다.”(본문 중)
세계무대에서 ‘한국인’과 ‘여자’라는 핸디캡의 대명사 같던 두 단어를 성공의 키워드로 증명해낸 그의 성공신화는 독자에게 감동으로 다가가기에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