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박 의경 어머니, 사건 결과 발표 후 심정 전해와

“제 자식의 인권 회복을 위해 국가를 상대로 한 책임 규명과 함께 저희 아이에게 진심으로 하는 사죄와 상응하는 법 처리로 (가해자인) 그들에게 양심을 일깨워주고 싶습니다. 아울러 저희 아이가 나라를 위해 짓밟힌 인권과 명예 회복을 위해, 어미로서 애써서 그 애가 원했던 자유롭고 인간이 살 수 있는 젊은이들의 병영문화를 만들어주고 싶을 뿐입니다. 그래서 그 속에서 인내를 배우며 비상할 수 있는 젊음을 충전할 수 있는 장이 되길 바랄 뿐입니다. 제 자식은 이미 날아가 버려 하늘의 천사가 되었는데 말이죠!”

충남지방경찰청에 의경으로 자원입대한 아들 박모(21) 의경이 구타를 지속적으로 당한 얼마 후 급성혈액암(백혈병)이 발병, 지난해 6월 사망했다는 사연을 연말에 올려 인터넷을 강타한 어머니 ‘아지’(아이디)씨. 아들의 죽음을 “두 번 다시 생각하지 않도록 도와달라”며 지난 10일 사건 결과 발표 후의 심경을 홈피를 통해 여성신문에 전해왔다.  

고 박 의경 어머니는 아들이 생전 어머니에게 밝힌 “인사 못 하자 2시간이나 때리신 분, 의경들이 타는 차에 데려가 이유 없이 35분 동안 발로 밟으신 분, 보일러실에 하루 종일 꼼짝 못하게 한 자세로 세워놓으신 분, 하루 종일 물 한 모금도 못 마시게 하신 분” 등 가해자들에 대한 정당한 처벌을 촉구하는 글을 올려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후 충남지방경찰청에 특별진상조사반이 편성돼 수사를 벌인 결과 이 어머니의 주장이 모두 사실임이 드러났고, 이에 따라 가혹행위에 연관된 17명이 사법 처리됐다.

사건 결과가 발표된 지난 10일 국가인권위원회는 박 의경 사건을 직권조사하기로 결정했고, 경찰청은 전·의경 부모·가족 모임 인터넷 카페에 ‘전·의경 인권침해 신고센터’를 개설했다.

이 같은 사후약방문식 대책이 군대에서 아들이 의문사한 아픔을 간직한 가족이나 아직도 말 못할 각종 폭력에 시달리는 군인들, 또 앞으로 아들을 군대에 보내야 할 부모들에게 얼마나 도움과 위안이 될지 눈 크게 뜨고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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