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의 뇌, 술과 담배로 망가진다
청소년의 뇌, 술과 담배로 망가진다
  • 문용린 / 서울대 교수(교육학), 전 교육부 장관
  • 승인 2011.01.14 10:37
  • 수정 2011-01-14 1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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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습 음주 청소년 기억기능 10% 손상
니코틴, 알코올보다 훨씬 해로워
술과 담배는 특히 청소년들에게 해롭다. 그런데도 청소년들의 음주와 흡연은 점점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음주와 흡연은 다른 어떤 나라에 비해서도 너무나 일상화된 모습을 띠고 있다. 우리나라는 청소년의 음주와 흡연에 대한 국가 정책적 예방과 제어 노력이 가장 미미한 나라이기도 하다.

외국의 경우 청소년들의 음주와 흡연을 줄이기 위한 노력에 엄청난 예산과 행정적 지원을 하고 있다. 예컨대 일본의 경우 청소년 흡연을 제어하기 위해 담배카드 제도를 시행하기로 했다. 사진이 첨부된 담배카드를 가진 성인에게만 담배를 판매하게 해 어린이와 청소년의 담배 구입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있다.

일본만이 아니다. 대다수 선진국에서는 일정 연령, 보통 18세 미만에게는 술과 담배를 팔지 못하며, 어길 경우 강력한 처벌(판매면허 취소 등)을 받는데, 대다수 업소가 이를 자발적으로 잘 지키고 있다. 술 판매는 면허제이기 때문에 이들이 판매를 거부하면, 실상 청소년들이 술을 살 방법이 없다. 우리나라에서도 청소년에게는 담배와 주류 판매를 못 하도록 법으로 금지돼 있으나 유명무실하다. 술을 한 병이라도 더 팔면, 그 만큼 더 이익이 생기는 체제이기 때문이다.

청소년에게 있어서 음주와 흡연은 성인에 대한 해악에 비해 훨씬 더 나쁘다. 왜냐하면 청소년의 뇌는 음주와 흡연 즉, 알코올과 니코틴이라는 화학성분에 대단히 예민하고 취약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청소년 시기의 뇌는 성인의 뇌와는 달리 아주 미세한 분량의 알코올과 니코틴에도 과잉반응을 하는 경향이 있다. 흡사 어린아이의 보드라운 피부가 조그마한 마찰에도 큰 상처를 입는 것과 마찬가지다.

청소년 시기에 뇌는 다른 어느 시기보다도 발달, 쇠퇴, 전지(剪枝), 촉발을 활발하게 한다. 이런 뇌 활동에 필수불가결한 신경전달 물질이 글루타메이드(glutamate)인데, 이 글루타메이드는 알코올 성분에 대단히 예민하며 활동에 제약을 받는다. 특히 청소년 시기엔 더 예민하게 반응한다. 일반 성인들도 과음한 이튿날 아침에 뇌 활동 특히, 기억이 잘 안 되고, 학습이 어려워지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몸속의 과도한 알코올 성분이 글루타메이드의 활동을 방해하고, 방해받은 글루타메이드로 말미암아 뇌세포들의 기능이 위축되기 때문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상습 음주 청소년의 경우 기억기능의 10%가 손상을 나타내기도 했다. 심한 알코올 중독자(성인)의 경우 뇌 부분의 가장 특징적인 변화는 기억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해마 부분이 일반 정상인에 비해 훨씬 작다고 한다.

흡연에 의한 니코틴의 해독은 알코올의 해독보다 더 무섭다. 그 해악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되는데, 우선 첫째로, 청소년 시기의 흡연에 의한 니코틴 흡입은 담배 중독의 가능성을 높인다는 것이다. 청소년 시기에 니코틴에 맛들인 뇌는 계속해서 니코틴을 찾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서 평생을 흡연자로 지속시킬 가능성이 매우 높다. 초중고 이른 시기에 흡연을 시작한 청소년일수록, 많은 건강상의 해악을 갖는 담배를 끊지 못하고 평생 피우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말이다. 

둘째로 니코틴은 뇌 속 20여 가지 신경전달 물질에 아주 광범위하게 해를 준다는 것이다. 아울러 한번 니코틴에 영향 받은 신경전달 물질은 더 강한 니코틴의 영향을 받아야만 움직이려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예컨대 니코틴은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드는 도파민의 생성을 촉진하는데, 그런 수준의 도파민을 지속하기 위해 뇌는 더 많고 더 강한 니코틴을 계속 요구하게 된다는 것이다.

청소년의 뇌는 완성품이 아니다. 이 미완성의 정교한 장치에 술과 담배라는 오염장치를 통해서 알코올과 니코틴이라는 독성물질이 분사되고 있지만 청소년들은 이 독성물질의 정체를 잘 모르고 있다. 그 독성물질이 젊은이들의 호기심과 호기(豪氣)에 영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성세대의 책임이 크다. 술과 담배는 청소년들의 가장 큰 적이다. 음주와 흡연은  청소년들의 연약한 뇌에 대한 가장 위험한 파괴적 공격자다. 이 파괴자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할 책임이 기성세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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