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펜싱클럽’(www.seoulfencing.com) 회원 김현중(32)씨는 동호회에 가입한 지 6개월이 돼간다. 김씨는 “개인 레슨을 하면 실력이 빨리 는다”며 자신은 펜싱 학원에서 6개월 정도 배우고 동호회에 가입했단다. 펜싱을 한 지 1년 정도 돼 가니 펜싱의 맛을 조금 알 것 같다고. 97년 대학 펜싱부에서 처음 인연을 맺었다는 조지환(33)씨도 “개인 레슨을 받고 3개월이면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수준이 될 것”이라며 동호회에 가입하면 2명의 코치에게 개인 레슨을 받을 수 있다고 귀띔했다.
혹시 한쪽 팔만 길어지진 않을까. 조씨는 “일주일에 한두 번 취미로 하는 정도라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손사래를 쳤다.
이들은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동중학교 펜싱부 연습장에서 매주 토요일 2시부터 훈련한다. 연습은 칼로 하는 운동이기 때문에 마스크 등 장비를 갖추고 시합 위주로 하고 있다. 25명 동호회 회원 대부분이 남성들로 20대부터 50대까지 비교적 고른 연령대로 구성돼 있다. 그러나 보통 연습하는 인원은 5~9명 정도이고 4~5년 정도 펜싱을 해온 이들이 많은 편이다.
조씨는 “짧은 시간 동안 계속 움직여야 해서 보기보다 운동량이 많고, 몸을 뻗는 동작이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선이 살아나고 날씬해진다”며 단기간에 칼로리를 많이 소모할 수 있어 다이어트에 좋은 운동이라고 말했다. “몸매에 관심이 많은 여성들에게 제격인데 이를 아는 사람들이 별로 없어 아쉽고 무엇보다 ‘귀족 스포츠’라는 선입견이 펜싱의 매력을 체험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칼이나 마스크 등 장비가 비싸게 느껴져서 그런 것은 아닐까. 그러나 웬만한 스포츠 용품을 생각한다면 펜싱장비가 결코 비싼 편은 아니다. 상·하의가 20만∼80만원, 칼은 7만∼16만원, 마스크는 12만∼22만원, 장갑은 3만∼5만원 수준이지만, 고가의 장비는 프로 선수들이나 쓰는 것이므로 전부 40만원 정도 예상하면 된다. 이 동호회에서는 회원들에게 장비 대여도 해주기 때문에 운동화와 가벼운 체육복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펜싱을 즐길 수 있다.
조씨는 펜싱의 매력에 대해 “상대방과 겨루는 운동으로 승부욕을 자극하고 칼을 쓰기 때문에 긴장감과 집중력도 길러진다. 힘이 세거나 빠르다고 해서 이기는 것이 아니라, 마음가짐, 전략, 타이밍 등의 요소들을 복합적으로 고려하기에 더욱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몸매 관리는 물론, 색다른 스포츠를 즐기고 싶은 여성이라면 도전해 봐도 좋을 듯하다.
펜싱의 유래는
로마시대 ‘엔시스’라는 검을 사용하면서부터. 이후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등을 거치며 지금의 모습으로 발전해 왔다. 프랑스의 앙리 상디데이가 각국에서 채택하고 있던 검법을 정리해 대부분의 펜싱 용어는 프랑스어로 돼 있다. 펜싱 종목은 크게 에페(epee), 플뢰레(fleuret), 사브르(sabre)로 나뉘며, 종목에 따라 점수를 얻는 방법과 사용되는 칼의 종류가 다르다. 1896년 제1회 아테네올림픽에서 남자 플뢰레 개인, 사브르 개인이 실시됐고, 1924년에 여자 플뢰레 개인 종목이 채택됐다. 1960년 로마올림픽에서는 펜싱 전 종목이 실시, 여자 펜싱 단체전도 정식종목이 됐다. 한국은 1964년 도쿄올림픽에 남자 3명, 여자 1명이 출전한 이래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이상기(동메달), 김영호(금메달) 선수가 메달 획득에 성공. 2008년 남현희 선수가 한국 여자 펜싱계의 첫 메달 획득의 역사를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