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 문화 프로그램 풍성
겨울방학이다. 아이들이야 온통 들떠 있지만 부모에게는 적잖이 부담이 되는 기간이다.
아이가 종일 게임에 빠지진 않을지 걱정인 데다, 학교를 쉬는 대신 무언가 의미 있는 시간을
만들어줘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고민을 덜어줄 수 있는 다양하고 실속 있는
문화 프로그램이 풍성하다. 공연, 체험전 등 재미와 교육 효과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이들 프로그램은 방학을 맞아 모처럼 여유를 갖는 자녀들의 마음을 살찌울 수 있다.
우리 아이들을 컴퓨터 밖 세상으로 안내할
신나고 유익한 문화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오감만족 체험전
‘시끌벅적 악기궁전’은 전 세계 악기 2000여 점을 직접 다뤄볼 수 있는 악기 체험전이다. 악기를 단순히 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방음벽이 설치돼 있는 체험공간에서 직접 연주해 봄으로써 각 악기들의 소리가 모여 멜로디를 이루고 리듬을 이루는 과정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아이들은 이름도 모양도 낯선 전 세계 악기에 호기심을 느끼고, 그 어떤 어린이 대상의 체험전보다 아이들이 적극 참여한다. 악기 연주를 통해 아이의 음악적 감성을 기를 수 있는 것은 물론, 부모에게는 아이에게 잠재된 음악적 재능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악기별로 전문 가이드들이 상시로 대기하고 있어 아이들뿐만 아니라 부모들까지 부담 없이 와서 함께 배우고 익힐 수 있다.
2월 13일까지(3일 휴관, 10:00~
18:00)/ 일산 킨텍스/ 1만2000원(24개월 미만 무료입장)/ 문의 02-3141-7745
국내 최대 과학 전시회인 ‘2010 노벨사이언스 국가안보 체험전’(주최 한국과학문화진흥회)도 열린다. 인류 최고의 과학자로 존경받는 노벨상 수상자들의 이야기와 그들이 발견해낸 기발하고 신기한 과학 원리들은 전시장을 찾는 학생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2009년 ‘에너지와 환경’에 이어 올해는 ‘노벨상과 국가안보’가 주제로, 물속 통신도구 및 첨단무기들을 만날 수 있다. 공동으로 주관하는 국방과학연구소의 도움을 받아 국내에 현존하는 무기들과 미래에 생겨날 군사 신무기 체계들을 선보여 대한민국의 국방기술의 현주소와 국방 과학의 중요성도 일깨워 줄 예정이다.
2월 13일까지/ 일산 킨텍스홀(10:00~18:00) /8000~9000원/ 문의 1688-9051
◆따뜻한 감동의 가족극
2004년 초연 이후 1000회 공연, 10만 관객을 돌파한 가족뮤지컬계의 밀리언셀러 ‘넌 특별하단다’(극단 행복자, 각색·연출 홍경숙)는 매서운 추위에 꽁꽁 언 몸과 마음을 녹여줄 따뜻한 연극이다. 목수가 만든 나무 사람들의 마을에 사는 청소부 펀이 주인공으로 자신감 없던 그가 ‘넌 특별하단다’라는 말을 듣고 용기와 희망을 되찾게 된다는 줄거리로, 1등만을 강조하는 현실에서 존재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작품이다. 미국 작가 맥스 루카도가 집필한 원작동화는 전 세계적으로 1000만 부 이상이 팔린 스테디셀러이기도 하다. 동화책 기부 시 관람료의 30%를 할인해주고 책은 아름다운가게에 기부하는 이벤트도 진행 중이어서 아이들에게 나눔을 실천하는 방법도 교육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
3월 1일/ 샘터파랑새극장/ 2만원(동화책 기부 시 1만4000원)/ 문의 02-744-7304
전래동화를 음악극으로 탈바꿈한 ‘방귀쟁이 며느리’(이정은, 피터 윌슨 공동 연출)도 있다. 세종문화회관과 극단 ‘사다리’, 영국의 ‘모비덕(Moby-Duck)’이 공동 제작한 창작극으로 초등학교 3학년 교과서에 나오는 한국 대표 전래동화인 ‘방귀쟁이 며느리’를 국악을 바탕으로 한다. 방귀쟁이라는 사실을 숨기고 시집을 간 봉순이가 3년 만에 참아왔던 방귀를 뀌면서 생기는 이야기를 토대로 만들어졌다. 탈춤, 마당놀이, 마임, 인형극 등 국내외 다양한 연희를 접목했다.
28일~2월27일/ 서울 남산국악당/ 2만5000원/ 문의 02-2261-0515
◆청춘예찬 청소년극
제1회 창비청소년 문학상을 수상한 김려령 작가의 동명 소설을 각색한 ‘헤이, 완득이’(원작 김려령, 각색 정여진, 극본 이상훈, 극단 김동수컴퍼니)는 청소년 연극으로서는 드물게 8차에 이르는 앙코르 공연을 한 인기작이다. 베트남 출신의 엄마를 둔 고등학생 완득이를 주인공으로, 다문화 가정뿐 아니라 지금 현재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문제점을 꼬집는다. 입시학원으로 변해가는 우리 교육 현실, 교내 폭력 문제, 장애인에 대한 편견 등 다양한 이슈거리들을 쏟아내며 관객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 연극은 다소 무거운 주제를 경쾌하고 유머러스하게 표현할 뿐 아니라, ‘그래도 살만한 세상을 가꾸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메시지로 감동까지 선사한다. 킥복싱으로 세상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는 법을 익히고, 어머니를 만나면서 애정을 표현하는 방법을 체득하며 조금씩 성장해가는 소년 완득이의 모습은 연극을 보는 청소년들에게도 용기와 위안을 주기에 충분하다.
오픈런/ 대학로 김동수플레이하우스/ 1만5000~2만5000원/ 문의 02-3675-4675
평소 입시와 성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아온 청소년들에게는 ‘콘서트 드라마’라는 독특한 형식의 창작극인 ‘청춘밴드’(작·연출 홍영은, 극단 조은컴퍼니)를 추천한다. 공연은 ‘블루스프링’이라는 밴드가 그들의 꿈을 지키기 위해 현실의 문턱에서 갈등하는 성장통을 담았다. 꿈을 지켜나가고 가꾸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준다. 기존의 연극이나 뮤지컬 방식이 아닌 실제 밴드음악에 스토리를 얹은 방식으로, 펑크, 메탈, 팝 등 신나는 라이브 연주를 들을 수 있는 점도 매력 중 하나다.
30일까지/ 대학로 키작은소나무극장/ 2만5000원/ 문의 070-7556-4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