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여성들, ‘틸리스’의 여성 비하 티셔츠에 분노
미국의 유명 캐주얼 의류 브랜드인 ‘틸리스’(Tilly′s)가 판매 중인 ‘LRG’라는 브랜드의 문제의 티셔츠(사진)의 앞면에는 어깨를 노출한 여성이 입에 테이프를 붙인 모습이 그려져 있으며 그 아래에는 ‘침묵을 즐기라’(enjoy the silence)는 문구가 쓰여 있다.
남성용 사이즈로만 판매되는 이 티셔츠는 여성들은 남성들에게 보여지기 위한 존재라는 메시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미즈 블로그’는 최근 칼럼에서 “이 티셔츠는 남성을 ‘교사’로, 여성을 ‘어린이’ 또는 남성에게 가르침을 받아야 하는 ‘학생’으로 설정하고 ‘남성의 말을 잠자코 들으라’는 메시지를 표현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또한 “그 방법으로 입술에 테이프를 붙여놓는 신체폭력을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성을 비하하고 성폭력적인 메시지를 표현하는 상품은 이뿐만이 아니다. ‘wifey’(아내)라는 시리즈로 출시되는 티셔츠들은 비키니를 입은 여성이 한 손에는 청소기를, 한 손에는 술병을 들고 마시는 포즈를 취하는 그림이 그려져 있다. 여기서 드러내는 메시지는 ‘좋은 아내’란 집에 머무르며 남성들의 섹스 도구로서 존재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 또한 ‘틸리스’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하고 있는 ‘fatal’(치명적인)이란 브랜드의 티셔츠들은 온몸에 문신을 하고 비키니를 입은 여성들이 야릇한 표정으로 응시하는 일러스트가 전면에 강조돼 있다.
문제는 여성 폭력적인 메시지에 그치지 않는다. 어린이용으로 판매되는 ‘Dirty Ghetto Kids’(더러운 빈민가 아이들) 브랜드의 티셔츠 중 하나는 ‘아프로’(흑인들의 곱슬머리) 스타일의 가발을 쓴 바퀴벌레가 반쯤 충혈된 눈으로 가운데 손가락을 들고 있는 그림이 그려져 있다. 이는 흑인을 바퀴벌레로 묘사하고 ‘더러운 빈민가의 아이들’이라는 이미지를 강조해 공공연한 흑인 비하의 메시지를 포함하고 있다. 또한 이 브랜드가 내세우는 대표 문구가 ‘I ♥ haters’라는 사실도 충격을 준다.
1/tillys/)를 통해 온라인 청원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여성과 유색인종을 비하하는 티셔츠에 반대한다”면서 “소비자들이 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나서야 한다”며 참여를 촉구했다.
미즈 블로그는 “이와 같은 소비자 운동은 TV쇼나 영화, 광고, 심지어 티셔츠에서까지 보이는 여성폭력에 대항하는 필수적인 도구”라며 “상품에 대한 주목을 이끌어내는 데에 급급한 기업들이 충격적인 메시지를 담은 상품을 늘리고 있는 상황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조직적인 보이콧과 투자 거부 캠페인을 통해 공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