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사회에 자급자족을 넘어선 물물교환이 시작됐고, 점차 그 교환하는 물품의 가짓수나 교환하는 상대, 거리 등으로 간접교환이 필요해짐에 따라서 물품의 표준화된 가치를 공유하는 ‘화폐’가 등장했다. 초기 화폐는 그 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곡물이나 직물이 사용됐고, 점차 보관, 휴대 및 운반이 편리한 금·은·동의 금속화폐가 쓰이다가 현재 우리들이 사용하는 지폐로 바뀌었다. 인간사회는 물품 또는 서비스의 가치를 화폐라는 공인된 수단을 활용해 살고 있다.

요사이 ‘가상수’라는, 식품과 물품이 생산될 때 소비하는 물의 양을 뜻하는 새로운 개념이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2008년 스톡홀름 워터프라이즈 수상자인 존 앤더니 앨런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대학 교수는 1993년 가상수의 개념을 고안했다. 이는 사람들이 물을 마시거나 목욕할 때처럼 직접적으로 사용하는 물뿐만 아니라 간접적으로 쓰는 부분까지 물의 사용으로 간주하고 있다. 커피 한 잔에는 커피를 생산·수확·포장해 출하하기까지 140리터(ℓ)의 물이 필요하고, 맥주 300ℓ 한 잔은 75ℓ의 물이, 햄버거 한 개에는 4930ℓ, 청바지 한 벌을 생산하는 데는 자그마치 6814ℓ의 물이 사용된다. 국가 간의 무역도 가상수를 사용해 국가 간 물의 이동으로 계산할 수 있겠다.

지구상의 물이 점차 희귀한 공공재로 인식되면서 가상수 개념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물이 필요한 위생과 건강, 기후변화로 인한 세계 곳곳의 막대한 물 재난, 공유천으로 인한 국가와 지역 간 분쟁 등 물과 관련된 안정성과 안보의식이 강화되고 있는 추세다. 물에 대한 재인식은 국가 차원뿐 아니라 세계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7월 28일 유엔총회에서 물을 ‘인권’으로 규정하게 된 배경이 바로 이러한 물 자원에 대한 심각성에 있다.

가상수는 화폐를 매개로 살아가고 있는 인간사회에 물이라는 기본 공공재를 매개로 살아가는 삶을 제시하고 있다. 내가 매일 먹는 식품과 사용하는 물품을 생산하는 데 들어간 물의 양, 즉 가상수를 계산해 내가 사용하는 간접적인 물의 사용량을 알 수 있다. 즉 가상수는 물을 기준으로 분석한 세상살이에 대한 또 하나의 설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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