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복지론’의 의미와 한계
‘박근혜 복지론’의 의미와 한계
  •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정치학
  • 승인 2015.12.25 21:16
  • 수정 2015-12-25 21: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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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최근 공청회를 열어 ‘한국형 사회복지론’을 제시했다. 박 전 대표는 공청회에서 “우리나라는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으로 성장했지만 국민이 실제 느끼는 복지 체감도와 만족도는 과거보다 낮아졌다”며 “생애 주기별로 복지 서비스가 제공되는 예방적이고 지속가능한 한국형 복지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 복지의 핵심은 “보육, 교육, 일자리, 노후 문제 등 생애 주기별로 필요한 복지를 제공하는 맞춤형 평생 생활복지”이다. 이명박 대통령도 보건복지부 새해 업무 보고 회의에서 “매년 복지예산이 늘어가고, 내년도 복지예산이 역대 최대”라며 “우리도 한국적 복지체계를 만들어가는 데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권의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가 복지담론을 내걸고 본격적인 ‘대선 행보’를 시작했기 때문에 다음 대선에서 복지 문제가 최대 이슈로 떠오를 전망이다. 실제로 내일신문이 지난 10월에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2012년 대선 화두는 ‘복지’라는 결론이 나왔다. 일반 국민의 경우, 정부가 추구해야 할 국정운영 방향으로 복지국가란 응답이 38.1%로 가장 많았다.

저소득층과 저학력층일수록 ‘복지국가’를 요구하는 응답이 많았다. 가구 소득 100만원 이하 계층의 경우 54.5%에 달했고, 100만∼200만원 계층에선 41.1%였다. 중졸 이하 계층에선 ‘복지국가’ 응답이 47.8%에 달했다. “3년 전 대선을 지배했던 ‘성장 만능주의’가 가져온 양극화 심화가 역설적으로 복지에 대한 요구를 확대시킨 것”으로 해석된다. 흥미로운 사실은 복지 국가 실현에 적합한 정치인으로 박 전 대표가 10점 만점에 5.7점으로 가장 높게 나왔다는 점이다. 이는 보편적 복지를 주장하는 유시민(5.5점), 정동영(4.8점)보다 훨씬 높은 것이다. 하지만 박 전 대표가 ‘한국형 복지국가 건설론’이라는 큰 틀을 제시했지만 아직은 선언적 의미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가 많다.

참여연대는 “박 전 대표가 복지국가에 대한 신념을 밝히고 정책비전을 제시한 것에 환영의 뜻을 표한다”면서도 “복지재정 확보에 대한 방안이 없는 등 복지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를 충족하기엔 아직 부족하다”고 말했다. 야당인 민주당은 박 전 대표의 복지론을 “속빈 강정”이라는 표현을 써가면서 비판하고 나섰다. 이런 한계점에도 불구하고, 박 전 대표의 복지론 그 자체를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 무엇보다 전통적으로 성장을 중시해 온 유력한 대선 주자가 보수의 시각에서 진보진영의 전유물로 여겨져 복지를 수용하려는 포용적 자세는 높이 평가할 대목이다.

여하튼 박 전 대표의 문제 제기로 복지 논쟁에 불이 붙었다. 그러나 복지 논쟁이 더욱 활발하고 건설적인 방향으로 진행되기 위해서는 포퓰리즘적 담론 논쟁으로 빠져서는 안 된다. 재원 조달 방식, 정책 효과 등을 포함한 실천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치열하게 논쟁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정치권은 복지 국가의 이상형인 스웨덴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지난 9월에 끝난 총선에서 보수 정당인 온건당은 2006년에 이어 재집권에 성공했다. 온건당의 승인은 사민당이 만들어 놓은 복지제도를 폐기하는 것이 아니라 보수해서 더욱 탄탄한 일자리 창출과 복지 지출을 줄이겠다는 정책 공약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우리의 복지 논쟁도 누가 담론을 선점했느냐는 차원을 넘어 우리 사회가 당면한 양극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생산적인 방향으로 진행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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