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수능 기출문제와 관련해서 유의할 사항이다. 수능 기출문제는 교육과정평가원에서 심사숙고해 출제한 문제이므로 풀다보면 보다 쉽게 수능의 맥을 잡을 수 있다. 하지만 언제 이 기출문제를 풀어보느냐가 중요하다. 문제지마다 해마다 그해에 나온 수능 기출문제를 예제로 싣고 그와 유사한 문제를 연습하도록 유제 문제를 구성하고 있다. 따라서 문제지를 몇 권 풀다보면 수능 기출문제가 반복해서 나오기 때문에 답을 거의 외우게 된다. 이 점에 신경을 써야 한다. 왜냐하면 여름방학 이후 수많은 모의고사 문제를 풀면서 실력을 끌어올리고 나면, 수능시험장에서 발휘할 자신의 실력을 점검할 문제가 필요하게 된다. 그때 쓰이는 것이 수능 기출문제다. 그런데 기출문제의 답을 외우고 있다 보면 자신의 실력을 가늠하기 어려워지게 되는 것이다.
조흥구(대학생)씨는 문제를 많이 풀다보니 자연스럽게 답을 외우게 돼서 수능 기출문제를 풀어도 암기력 테스트밖에 안 되는 것 같다고 했다. 따라서 예비 고3 수험생인 경우는 12월부터 시작해 내년 3월 모의고사 때까지만 수능 기출문제를 보고 철저히 분석을 해두는 것이 좋다. 그리고 다시 9월 평가원 모의고사를 보기 전에 최근 몇 년간의 기출 문제를 다시 한 번 풀어보고 정리하면 된다.
예비 고3 수험생에게 이번 겨울방학은 황금과 같이 귀한 기간이다. 이때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대입의 성패가 갈라진다. 3월 모의고사 때까지는 기출문제로 유형 분석을 철저히 해야 하고, 그와 동시에 개념을 다지고 정리하는 데도 소홀해서는 안 된다. 예를 들어 언어영역에서 다루는 고전문학의 경우는 주제가 정해져 있으므로 문학 교과서 18종에 있는 공통된 작품을 뽑아 작가와 시대와 주제를 외워두는 것도 좋다. 그렇게 되면 구구단을 완벽히 외우면 복잡한 곱셈 계산도 쉬워지는 것처럼 고전문학도 쉽게 정복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수시입학의 비중이 점점 커지면서 이 시기에 논술을 준비하는 것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대학마다 논술 문제의 유형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의 문제를 많이 다뤄보는 것도 좋다. 하지만 그에 앞서 기본적인 사고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아무리 형식적으로 글을 잘 쓰는 법을 배웠다고 하더라도 논리적인 사고력과 창의력을 길러두지 않았다면 주제의식이 없는 겉도는 글을 쓰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배경지식이 될 만한 내용을 외우거나 할 필요는 없다. 겨울방학 동안 책을 많이 읽고 중요 핵심 주제들에 대해 그룹을 만들어 찬반 토론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특별히 책 읽을 시간이 없다면 언어영역의 비문학 지문이나 사회탐구영역의 내용을 가지고 토론을 한다면, 자신의 주장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자료를 찾게 되고 자신만의 배경지식이 차곡차곡 쌓이게 된다. 논술 실력은 하루아침에 생기는 것이 아니고 특히 수능시험 준비 때문에 어떤 논제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시간이 부족한 학생들이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겨울방학을 잘 활용하는 것이 좋다.
예비 고3 수험생들은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다. 좋은 방법이 있으면 따라야 하겠지만 다른 사람의 방법이 자신에게 반드시 맞는 것은 아니므로 자신의 성격이 소극적인지, 적극적인지, 행동 중심적인지, 사고 중심적인지, 외우기를 좋아하는지 아닌지 등을 고려해 자신의 힘으로 자기만의 방법과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