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지구와 생물체 간의 균형을 위한 생태학적인 물의 사용을 꼽을 수 있다. 자연 속의 수자원 자체를 보존하기 위한 생태환경이 조성돼야 하므로 물이 필요하고, 야생생물의 서식처로서 물이 있게 마련이다. 물고기, 고래, 수달 등 바닷속 생물들에겐 물이 마치 지상생물들의 공기와 같다.
지구의 물은 97.5%가 염수이고 2.5%가 담수다. 생태계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바다를 빼면 아주 적은 양의 물에 나머지 생태계가 의존하고 있다. 이 담수 중 80%가 북극·남극과 고산에 덮여 있는 빙하와 빙설임을 감안할 때, 인간과 지상의 생물들이 사용하게 되는 강, 하천, 호수, 습지와 지하수 등의 물은 전체 담수인 지구상의 물 중 빙하, 빙설을 뺀 20%에 해당하는 지극히 소량에 불과하다. 지구상의 물을 5리터(l) 용기에 넣었을 때 담수의 양은 티스푼 하나 정도라고 한다(WET).
그런데 인간사회는 70%의 물을 사용하고 있다. 다른 생물체에 비해 엄청나게 많은 양을 사용한다. 수력발전, 핵, 석탄 등 에너지 개발도 물 없인 불가능하다. 모든 제조업, 교통, 오락 등에도 물이 필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인간은 먹을거리 생산인 농업용수에 70%, 매일 마시고 씻고 세탁하는 생활용수에 10%, 경제발전을 위한 산업분야에 20% 정도를 사용하고 있다. 이처럼 먹고, 마시고, 씻고, 공장을 돌리는 일에 인간사회가 전체 지구 물의 70%를 쓴다. 나머지 30%만의 물로 과연 이 거대한 지구가 자정하면서 기존 자체 수용능력을 지킬 수 있을지 걱정이다. 자체 수용능력을 넘어서면 인간이 먹을 물, 씻을 물, 공장을 돌릴 물을 더 이상 지구가 제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진실로 이제 인간 중심의 물 씀씀이를 재검해야 한다. 왜냐하면 인간사회도 지구가 품어야 하는 생태계의 한 부분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