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안 강행 처리로 불거진 후폭풍으로 한나라당이 내홍을 겪고 있다. 당내 일부에서는 “안상수 대표, 김무성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홍준표 최고위원은 “땜질 처방으로는 정국 주도권을 확보할 수 없다”며 당정 재편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한구 의원도 “예산안 처리의 책임자는 원내대표이고, 책임질 대상은 더 위로 올라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여하튼 예산안 강행 처리는 정권 재창출을 추진해야 할 한나라당에 악재임이 분명하다.

첫째, 이명박 정부의 국정 기조인 ‘친서민’과 ‘공정사회’의 빛이 바랬다. 민주당은 새해 예산안 중 서민예산을 올해 예산안과 대조한 결과 최소 120개 사업에서 2조880억원이 삭감됐다고 밝혔다. 둘째, 4대강 사업 반대에 이어 템플 스테이 예산 삭감으로 불거진 정부 여당과 불교계와의 마찰이 심상치 않다. 불교계는 아예 “정부를 대화 상대로 인정하지 않겠다”고까지 선언했다. 셋째, 한나라당이 청와대에 일방적으로 끌려 다니는 모습이 연출됨으로써 마치 대통령이 독재하는 것 같다는 나쁜 이미지가 형성되고 있다. 여기에 한나라당 유력 대권 후보들마저 침묵함으로써 무기력한 정당으로 전락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는 새해 예산안 처리 당시 본회의에 불참한 이후부터 지금까지 예산안 처리와 관련한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물론 박 전 대표의 고충은 이해된다. 지난 2005년 12월 당시 여당이던 열린우리당이 개방형 이사제 도입을 골자로 한 사립학교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하자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는 예산안 심의를 전면 거부하며 장외 투쟁에 돌입했다. 2006년 5월에는 여당이 직권상정을 통해 주민소환제법 등을 강행 처리하자 “나라와 국민에게 큰 영향을 미칠 법안들을 제대로 절차도 밟지 않고 심의도 하지 않은 채 날치기 처리했다”며 강력 반발했다. 또 “집권당이 수의 힘만 믿고 국민과 야당을 무시한 채 하고 싶은 대로 하는 위험천만한 정권이 됐다”고 성토한 적이 있다. 이런 과거 경험과 언급 때문에 그동안 원칙의 정치를 강조해왔던 박 전 대표에게 아랍에미리트(UAE) 파병 동의안 등 쟁점 법안을 국회 의장의 직권 상정으로 예산안과 함께 강행 통과 시킨 것은 참으로 곤혹스러운 것이다.

물론, 박 전 대표의 이런 의도된(?) 침묵은 무언의 불만 제스처일 수도 있고, 대통령과의 전략적 밀월관계를 당분간 깨고 싶지 않다는 의도로 해석될 수도 있다. 하지만 대권을 바라보며 국민과 끊임없이 소통해야 할 정치인으로서의 행보는 아니다. 국가 현안이 발생하면 용기 있게 자신의 입장을 밝혀 국민의 지지와 선택을 얻는 것이 바람직한 정치 리더십이다. 침묵으로 일관하다가 사태가 거의 수습되는 단계에서 절충적인 입장을 제시하면 그 만큼 국민과 멀어지기 쉽다.

박 전 대표는 ‘한나라당 출범 13주년 기념식’ 영상 메시지에서 “우리가 국민들에 대한 의무와 책임을 다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몇 백 년을 가는 정당이 될 수도, 국민들에게 버림받고 한순간에 사라질 수도 있다”는 무서운 지적을 했다. 더불어 “여당으로서 더 잘해 국민들에게 인정받는 정당이 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 전 대표의 이런 메시지와 주문이 진정성을 가지려면 작금의 ‘난장판 국회’와 ‘국민 무시 정치’에 대해 경고성 입장 표명을 해야 한다. 그것이 국민에게 꿈과 희망을 주려는 유력 대권 후보인 박 전 대표가 할 수 있는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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