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엔 ‘얼음 추수’
추운 겨울엔 ‘얼음 추수’
  • 박은경 / 한국물포럼 총재, 세계물위원회 집행이사
  • 승인 2010.12.17 10:54
  • 수정 2010-12-17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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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2월 날씨는 매서운 추위의 연속이다. 마치 1월 하순께에나 올 법한 매서운 추위를 12월 초에 겪으면서 한 주 전 눈이 잘 내리지 않는 영국에 갑자기 퍼부은 눈보라를 비롯한 유럽 전역의 기상 사태가 떠오른다. 그야말로 21세기 지구인들의 삶의 터인 지구가 알지 못할 기후 변화를 보이고 있다.

눈과 함께 오는 추위 현상으로 얼음이 있다. 우리들이 어렸을 때 서울 시민들은 한강에서 수영도 하고, 강추위로 한강이 얼면 스케이트도 타곤 했다. 얼음은 0℃가 되면 액체 상태에서 고체 상태로 바뀌게 된다. 강이나 호수의 표면이 얼지만 그 밑의 물은 액체로 남아 있게 된다. 겨울 동안 얼음 밑의 수생물들을 보면 자연의 섭리가 기막히다. 물은 4℃에서 밀도가 가장 크므로 0℃의 얼음 액체인 물보다 밀도가 낮기 때문에 가벼워서 물위에 뜨게 된다. 그래서 얼음은 차가운 대기로부터 보호막 역할을 하여 깊은 물의 온도를 적절하게 보전할 수 있게 한다.

기온이 빙점 이하에 머물면 대기와 접하고 있는 얼음은 언 상태를 유지하지만 기온이 높아지면 녹게 된다. 분자들의 이동체인 열에너지는 따뜻한 곳(높은 에너지)에서 차가운 곳(낮은 에너지)으로 흐른다. 빠르게 움직이는 분자를 가진 따뜻한 대기가 천천히 움직이는 분자들로 구성된 얼음을 만나면 높은 에너지가 얼음 속으로 이동하게 된다. 얼음속 물 분자들이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하면 얼음은 액체화된다.

요사이 우리들은 냉장고를 이용해 얼음을 만들지만, 전기가 발명되기 전 인간의 삶 속에 얼음은 무척 귀한 존재였다. 추운 겨울에 만들어지는 얼음을 그대로 일상생활에 가져다 쓰는 길밖에 없던 시절이 있었다. 조선시대 때는 얼음을 채집해 저장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서빙고, 동빙고가 서울에 존재했다. ‘얼음 추수’라는 표현도 있을 정도다. 얼음 추수는 한때 상당한 돈벌이가 되는 장사였던 모양이다. 

1833년 미국 뉴잉글랜드의 프레드릭 튜더라는 얼음 추수 회사가 성공적으로 운영된 기록이 있다. 당시 세계를 주름잡던 영국의 식민지 중 하나였던 인도의 캘커타(지금의 콜카타)로부터 얼음 주문을 받은 튜더는 180톤의 얼음을 캘커타로 운송해 주기로 계약을 했다. 튜더는 배를 다량의 목재들로 채우고, 그 속을 짚, 톱밥, 건초 등의 단열재로 가득 채웠다. 또한 얼음 사이사이에도  짚, 톱밥, 건초를 가득 넣었다.  이 배는 여름 석 달 동안 적도를 넘어 항해한 지구상 최초의 얼음 화물선이다.

튜더가 캘커타에 도착해 화물을 점검해보니 그 덥고 긴 여정을 견뎌내고 100톤의 얼음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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