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은 떠났지만 내 집 분위기 그대로
집은 떠났지만 내 집 분위기 그대로
  • 이은경 / 여성신문 편집위원
  • 승인 2010.12.10 11:33
  • 수정 2010-12-10 11: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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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장기요양보험 지원으로 자녀 부담 확 줄어
옆집 나들이 가듯 수시로 방문할 수 있어

 

거동 못하는 할머니들을 돌보고 있는 요양보호사들.   cialis coupon cialis coupon cialis couponcialis coupon cialis coupon cialis coupon
거동 못하는 할머니들을 돌보고 있는 요양보호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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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웅 여성신문 사진기자(asrai@womennews.co.kr)
40대 직장 여성 이순진(가명)씨는 최근 70대 중반에 접어든 친정엄마로부터 “내가 조금이라도 이상한 기미를 보이면 네 동생이나 올케와 의논할 것도 없이 네 판단으로 무조건 요양원에 보내라”는 말을 듣고 한순간 충격에 잠겼다. 친정엄마는 말끝에 “죽는 것은 전혀 두렵지 않지만…치매에 걸려 이상해진다고 생각하면 못 견딜 것 같다”고 울먹였다. 동시에 6년 전 갑자기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시어머니 때문에 큰동서와 함께 대여섯 곳 요양원을 물색하던 악몽이 떠올랐다. 당시 월 150만원 정도면 무척 저렴하다고 생각했지만, 집에서 멀리 떨어진 교외에 모셔놓고 언제 돌아가실지도 모르는 조마조마함을 견디기 힘들어 앰뷸런스를 부르기 직전 요양원행을 포기했다. 무엇보다 홀로 남으실 시아버지의 마음의 상처도 염려됐다. 곧 돌아가실 것 같았던 시어머니는 그 후 1년 반을 더 사셨다.

노인 돌봄이 더 고달파 “국가서비스 받아야” 확산

2009년 현재 65세 이상 인구 10.7%, 2026년이면 5명 중 1명이 노인인 초고령 사회로의 진입이 전망되는 요즘, 노인 돌봄은 어떤 여성들에겐 아이 돌봄보다 더 큰 문제다(‘대한민국 여성 평생 생애계획보고서’ 조사 결과 응답자 1000명 여성 중 ‘노인 돌봄 필요’가 39%로 ‘아이 돌봄 필요’ 26%를 앞섰다. 여성신문 1100, 1101호 보도). 그러나 전문가들은 “최근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실시되고 널리 알려지면서 노인 돌봄은 개인의 몫이 아닌 국가 서비스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한다.

 

86세 아버지의 임종을 온 몸으로 끌어안고 지키는 딸. 1년 반 전 은성너싱홈에 들어온 아버지를 돌보면서 딸은 해묵은 애증을 풀고 마음 편히 아버지를 보냈다고 한다. ⓒ정대웅 여성신문 사진기자(asrai@womennews.co.kr)
86세 아버지의 임종을 온 몸으로 끌어안고 지키는 딸. 1년 반 전 은성너싱홈에 들어온 아버지를 돌보면서 딸은 해묵은 애증을 풀고 마음 편히 아버지를 보냈다고 한다. ⓒ정대웅 여성신문 사진기자(asrai@womennews.co.kr)
2008년 7월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실시되고 보험수가가 정해져 인건비 부담(정부 85%, 본인 15%)이 줄어들고부터는 대부분 민간시설인 노인 전문 요양원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실제 개인이 요양원에 부담하는 액수도 월 60만~80만원 정도로 절반 이상 줄어든 것이 큰 요인이다. 전국적으로 요양병원의 경우 2005년 199개에서 2009년 755개로 4년 만에 4배 가까이 급증했고, 노인전문요양원의 경우 보험이 실시되기 직전인 2007년 말 647개에서 지난해 2627개로 급증했다. 이제, 부모님을 직접 모시기 힘들다고 판단되면 가족이 모여 어떤 시설로 모셔야 할지를 의논하고 판단하는 풍경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가족과의 끈을 놓지 않고 불효자라는 죄책감에 시달리지 않으면서도 가혹한 돌봄 노동으로부터 해방되는 길은 없을까. 노인복지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동네 요양원’ 개념을 대안으로 내놓는다. 김귀분 경희대 간호대 교수는 고령화 사회 노인 요양원은 “아침저녁 출퇴근 시간에도 부담 없이 부모님께 문안드리며 하루를 시작하고 마칠 수 있는, 시설이 아닌 바로 나의 집이 되는 공간”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홍명순(가명) 할머니의 실례가 대표적이다.

보호자 의식 변화…가족  수시 방문하는 사랑방으로

올해 7월 101세의 홍 할머니는 노인장기요양등급 1등급 판정을 받은 후 함께 살던 아들네가 운영하는 약국을 떠나 근처 노인 전문 요양원으로 삶의 터전을 옮겼다. 할머니가 오랫동안 앓아온 고혈압 치매로 기저귀를 차야 하는 지경에 이르자 맞벌이 부부인 아들네가 더 이상 감당할 수 없었던 것. 할머니는 “하루 종일 누워 있어야만 되니 아무 것도 재미있는 것도 없고 바라는 것도 없어”라고 말하지만 명문 사립대 교수인 손자가 매일 출근 전에 들러 인사하고 간다는 얘기를 할 때만은 두 눈이 빛났다.

손자가 일본에서 박사학위를 땄다는 할머니의 자랑에 곁에 있던 요양보호사는 “손자분이 오실 때마다 살갑게 할머니 귀도 파주시고 손톱도 깎아주셔서 손과 귀는 우리 직원들이 손도 못 대게 해요”라고 덧붙인다. 할머니는 어려서부터 직접 키운 손자손녀 3남매를 비롯해 자신이 낳은 5남2녀까지 가족이 쉴 새 없이 방문해 몸만 요양원에 와 있는 듯하다고 말한다.

홍 할머니가 기거하는 은성너싱홈(은평노인간호센터) 역시 전형적인 ‘동네 요양원’이다. 한국 최초의 너싱홈(nursing home, 치매·중풍 등 만성질환을 앓는 노인들을 위한 전문 요양시설)으로 기록되는 은성너싱홈은 1997년 설립돼 이듬해부터 노인 환자를 받기 시작했다. 서울 시내 몇 개 안 남은 오래된 주택가 중 하나인 은평구 갈현동 어귀 연립주택이 쭉 늘어선 골목길을 사이에 두고 다른 집들보다 50m쯤 더 들어간 곳에 자리해 밖에서 보기엔 좀 큰 규모의 연립주택 같다. 2층부터 5층까지 40여 명이 거주하는 이곳에선 최연소 할머니가 68세, 최고령 할머니가 103세에 이른다. 입소한 노인 모두가 노인장기요양등급 1·2 등급 판정을 받은, 중풍으로 몸 일부가 마비되거나 뇌출혈로 무의식 상태 혹은 심한 치매를 앓고 있어 가족이 돌볼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선 이들이다.

은성너싱홈을 설립한 ㈜삶과돌봄 김정희 대표는 “입소 노인 대부분이 다 동네 주민이라 아침저녁으로 아들, 며느리, 손자손녀 등 가족이 수시로 드나들고, 별식이 있으면 직접 챙겨올 정도로 노인과의 접촉 빈도가 높다”고 말한다. “그야말로 몸만 따로 나와 있을 뿐 가족과 생활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것.

그는 이런 풍경들을 지켜보면서 확실히 노인 돌봄과 요양원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참 많이 변했다고 말한다. 아직도 양로원과 요양원을 혼동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지금 양로원 시대는 이미 끝났다는 것. 핵가족이 대세인 요즘은 그 부담이 주로 여성 혼자에게 전담되는 데다가 그 여성이 전업주부가 아닌 직장 여성인 경우 노인의 문제는 또 다른 가족 해체를 부를 정도로 심각해진다는 설명이다. 그는 오히려 “‘돈’으로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면 가장 단단하고 행복한 결말”이라고 단언한다. 그는 가족의 노인 부양을 가장 어렵게 하는 것은 역설적으로 “가족 간의 애증”이라고 말한다. 긴 병에 효자 없다고 중병에 걸린 부모를 인정하기도 어렵고 “저런 모습이 내 부모일리 없는데”라며 은연중 부인하고 싶은 마음 때문에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반면 요양원의 경우 입소 노인이 바로 ‘고객’이기에 일관되고 전문적인 서비스가 가능해진다는 것. 

“‘자식인 내가 모셔야 되는데…’라며 노인을 맡기는 가족들이 으레 하는 첫 마디가 ‘죄송합니다’였다. 그런데 2,3년 전부터인가 ‘감사합니다’로 인사말이 바뀌었다. 그만큼 요양원이 자식 도리를 다 못하는 사람들이 몰래 찾는 곳이 아니라는 인식이 자리 잡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미 2001년 한국여성정책연구원(옛 한국여성개발원) 조사에서 노부모를 노인복지시설로 보내는 것에 대해 남성 60.6%, 여성 78.2%가 ‘찬성’을 표했다. 노인 입장에선 복지시설보다는 개인 주택에 거주하길 더 원하는 것으로 드러나 부모 자식 간 노인시설에 대한 의견 차가 적지 않음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해 김 대표는 소규모 동네 요양원을 활성화하고 이에 대한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할 방안으로 요양원을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해주자는 주장을 한다. 그가 현재 운영 중인 ‘삶과 돌봄’ 역시 3년 전 사회적 기업으로 인정받아 초기 운영에 힘을 받았다.

 

가수 백설희의 ‘봄날은 간다’부터 조미미의 ‘먼데서 오신 손님’까지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노래를 부르며 하루를 보내는 이미순(84·가명) 할머니.    what is the generic for bystolic   bystolic coupon 2013cialis coupon free discount prescription coupons cialis trial coupondosage for cialis site cialis prescription dosage
가수 백설희의 ‘봄날은 간다’부터 조미미의 ‘먼데서 오신 손님’까지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노래를 부르며 하루를 보내는 이미순(84·가명)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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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웅 여성신문 사진기자(asrai@womennews.co.kr)
“질 높은 소규모 시설 활성화 위해 ‘사회적 기업’도 고려를”

“사회적 기업으로 지원한다는 것은 2~3년간 일시적으로 인건비를 지원해주는 것을 뜻한다. 이를 통해 노인요양원을 하려는 사람들이 출발부터 탄탄하게 기반을 닦고 홀로서기를 할 수 있다.”

반면 요양원에 적응 못하는 노인들의 문제는 시설 관리자들에겐 여전히 고민거리다. 김 대표는 “놀랍게도 고학력 노인일수록 요양원 적응 속도가 빠르다. 판단과 체념이 빠르기 때문인 것도 같지만 기본적으론 자아정체성과도 관계가 있는 것 같다”며 가장 적응이 힘든 유형으로 논밭 다 팔아 아들딸 공부시키고 제자리 잡도록 도와준 뒤 노인성 치매에 걸린 여성들이라고 전한다. 그는 “이런 어르신들의 경우 치매가 거의 악을 쓰듯 욕설로 표출되곤 하는데, 아마 자신을 다 희생해서 남은 것은 무엇인가라는 허망함 때문인 것 같다”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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