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은 2010년 67만7834명이었던 것이 2011년에는 71만2227명으로 늘어났는데, 주요 10개 대학 모집 인원은 2010년 1만1815명에서 2011년 1만315명으로 줄어들었으니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는 것이 더 힘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리고 이미 수시에서 61.6%인 23만5250명을 뽑은 상태이므로 14만6942명의 자리를 두고 정시 경쟁을 해야 한다.
결과야 어떻든 학생들이 저마다 최선을 다한 것은 분명하다. 이제는 냉정하게 자신의 점수를 분석해 전략을 잘 짜는 것이다. 대학마다 전형 요소별 반영 비율과 영역별 가중치 적용 여부 등이 다르고 당락을 결정짓는 변수들도 다양하다. 수시에서는 입학사정관제를 비롯해 다양한 전형방식이 있어 논술과 학생부 성적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지만, 정시모집에서는 대부분이 수능 성적 위주로 선발을 한다. 수능 성적의 전체 표준점수가 같더라도 영역별 반영 비율과 가중치에 따라 당락이 엇갈릴 수 있다.
서울대와 같이 수리 가중치가 있는 학교는 수리 점수가 높은 학생이 유리하고, 연세대와 성균관대 자연계열은 수리와 탐구에서, 연세대와 고려대 인문계열은 언어, 외국어 성적이 좋은 경우가 유리하다.
2011학년도에는 인문계열의 수리영역 반영 비율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서강대는 수리 반영비율이 높았고, 한양대, 경희대는 30%로 건국대는 25%로 이번에 반영 비율을 높였으므로 수리 점수가 높은 학생이 지원하면 도움이 된다. 그리고 인문계에서 자연계로 또는 자연계에서 인문계로 교차지원 하는 학생들은 수리 가형과 나형의 표준점수 차이에 따라 가산점이 다르므로 유의해야 한다.
그리고 탐구영역 반영을 3과목에서 2과목으로 축소하는 주요 대학이 많으므로 2010학년도 대학 합격선보다 탐구 점수를 상향 조정해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일반적으로 자연계 과학탐구를 2과목으로 축소 반영할 경우 표준점수는 2~3점, 백분위점수는 2~5점 내외 상승하고, 사회탐구는 표준점수가 3~4점, 백분위점수가 2~5점 오르기 때문이다. 특히 연세대, 성균관대, 서강대, 경희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양대 등은 인문계의 사회탐구 영역보다 자연계의 과학탐구 영역 반영 비율이 높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제2외국어/한문 영역 성적을 탐구1과목으로 대체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지원 학교의 반영 조건을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원서를 마감할 무렵이 되면 수험생과 학부모는 거의 입시 전문가가 된다. 하지만 입시요강을 철저히 분석하고 지원한다고 해서 모두가 합격을 하는 것은 아니다. 원서를 쓰느라 정신없이 보내다가 합격자 발표가 나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하루에도 몇 번씩 희비가 엇갈리기 시작한다. 친구가 합격하면 축하해야 한다는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자신은 어떻게 될지 몰라 불안하고, 떨어지면 상실감과 함께 다른 대학 합격의 기대감으로 조마조마한 하루를 보내게 된다.
김준원(대학2)씨는 “그때 어떻게 보냈는지 모르겠다”며 합격자 발표가 날 때마다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고 했다. 기대하던 두 학교에 다 떨어지자 결국 쓰러져 병원에 입원하고 말았다. 어머니는 딸이 걱정돼 힘들다는 말도 못하셨다고 한다. 이명희(47)씨는 지방에 근무하는 남편과 주말부부로 생활하면서 아이를 위해 대치동으로 이사가 교육을 시켰는데 대학에 떨어지자 일주일을 눈물만 흘리고 누워있었다고 한다. 전화 받는 것도 싫었고 인생이 송두리째 날아가는 것만 같았다고 한다. 묵묵히 지원을 해주던 남편조차 자신을 탓하는 것 같아 견디기 힘들었다고 했다.
17일부터 원서 접수가 시작된다. 내년 수리 나형 영역에 미적분이 들어가면서 재수를 기피하려는 현상이 커지면서 대입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모두에게 좋은 결과가 돌아갔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혹시나 그렇지 않더라도 ‘가족’이라는 힘이라면 잘 이겨나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