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형, 강영숙, 이기수, 안병문씨 등 9인에 무궁화대상
한평생 무궁화를 분신처럼 여기고 무궁화 보급운동에 혼신을 다해온 여성이 있다. 바로 사단법인 대한무궁화중앙회를 설립하고 이끌어온 명승희(70·사진) 총재가 그 주인공이다. 10일 서울 영등포구 공군회관에서 창립 34주년 기념식과 함께 ‘제19회 대한민국 무궁화 대상’ 시상식을 준비 중인 명 총재를 만났다.
운동을 시작한 1976년 당시 주부 12명에 불과하던 작은 모임이 어느덧 회원 수 30만 명의 대규모 단체로 성장하기까지는 명 총재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그는 무궁화와 관련된 일이라면 누구보다 먼저 발 벗고 앞장섰다. 국회의사당 앞마당부터 독도까지 사람들 발길이 닿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 무궁화 묘목을 심었다. 또 ‘무궁화’라는 제목의 월간지를 7년간 발행했고 3·1절이나 광복절 등 국경일이면 손수 무궁화 조화를 만들어 행사장에 보냈다. 그는 지금도 무궁화를 잘 가꾸기 위해 손수 삼목(꺾꽂이)을 한다. 명 총재는 “꽃을 심어놓고 솎아주고 가꾸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며 “가위를 들고 수십, 수백 번 딱딱한 가지를 잘라내느라 손가락이 성할 날이 없다”고 말했다.
“무궁화를 심는 것뿐만 아니라 왜 무궁화를 심는지, 무궁화가 왜 중요한지를 알려야 한다. 그래서 아이들이 태극기와 무궁화를 체험할 수 있는 무궁화 학습장을 만들고 있다. 현재 경기 파주와 임진각, 이천 설봉공원 등 3곳에 무궁화 학습장이 조성돼 있다.”
명 총재는 “봄마다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벚꽃으로 축제를 열지만 무궁화를 주제로 한 축제는 없다”며 “내년엔 파주시와 함께 임진각에서 무궁화 축제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앞으로 무궁화의 역사를 알릴 수 있는 무궁화 민족관을 건립하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창립 기념식에 수여되는 ‘대한민국 무궁화 대상’은 각 분야에서 사회 기여도가 크고 청렴하며 존경받는 인물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올해는 언론 부문엔 제재형 ㈔대한언론인회 회장, 장한어머니 부문엔 강영숙 예지원 원장, 교육 부문엔 이기수 고려대 총장, 정치 부문엔 천정배 국회의원, 행정 부문엔 강운태 광주광역시 시장, 의학 부문엔 안병문 의학박사, 대중문화 부문엔 탤런트 김성환씨, 예술 부문엔 강종래 화백, 사회봉사 부문엔 이재인 오리마을 대표이사 등 총 9명이 선정됐다. 공로상은 아나운서 김성애씨가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