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애들도 스스로 잘해야 될 텐데…엄마 돈 없다, 얘들아” 부러움 가득

작은 지방 도시에서 2011 수학능력시험 언어, 수리, 외국어 3개 영역 만점을 받은 여학생이 있어 화제다. 누리꾼들은 경남 통영시 충렬여고 3학년인 임수현양이 수능 세 영역 만점을 받고도 “학원 한번 안 가고, 방과 후 철저한 학습시간 관리와 예습·복습으로 만점을 얻었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되자, 이에 대해 찬사와 질시를 쏟아내고 있다. 임양은 학교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통영시가 운영하는 영재학습반에서 강의를 들었다고 말했다.

누리꾼 중에는 특히 부러워하고 칭찬하는 학부모들의 글이 줄을 이었다. “참 부럽다. 별짓을 다 해도 안 되는 게 공분데. 저 부모는 얼마나 좋을까” “세상에, 부모님 돈을 얼마나 벌어드린 거야. 어린 학생이지만 존경스럽네요” 등이 올라오고 나아가 “아들아 좀 배워라!” “우리 애들도 스스로 잘해야 될 텐데. 엄마 돈 없다, 얘들아” 등의 글이 달렸다. “모든 사람의 기대를 저버리지 말고, 묵묵히 앞날을 개척해 목표를 이루라” “개인의 영달과 이익만을 위해 살지 말고, 사회에 공헌하는 인재가 되기 바란다” 는 등의 바람도 이어졌다.

그러나 “이런 거 발표 몇 년 전 금지된 걸로 아는데”라며 “70만 명 중 한 명을 단순하게 일반화하는 오류” “그래서 저 학생이 이 나라의 표준이라도 되는가?”라고 지적하고, “장한 학생. 하지만 세상 모든 학생에게 저렇게 되라고 하는 건 잘못된 것임” 등의 글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는 누리꾼이 적지 않았다. “학교 기숙사에, 시의 영재반 특별지도에, 최고 수준의 과외를 받았구먼” “우리가 상식적으로 ‘학원도 안 다니고 공부했어요’라는 말은 학교에서 정규 수업만 듣고, 학습서만 보고 공부한 걸 의미하지”라며 이의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영재학습반에 대한 논란은 분명 있습니다. 공교육에 사교육의 상징인 학원 강사를 접목했다? 일반 교사들은 뭐가 됩니까!”라는 항의성 글도 보였다.

반면, 이에 대해 “영재학습반 가지고 말이 많네. ‘사교육’은 돈 많은 사람들 하는 거고, ‘영재학습반’은 가난한 사람도 노력만 하면 받을 수 있는 것 아닌가?” “학원 강사가 수업 하든 학교 교사가 하든, 시 교육청에서 개설해주는 강좌 듣는 게 뭐가 문제냐? 순수 자기 실력으로 들어가서 듣는 거구먼”류의 반대 글이 달렸다. “우리가 아는 아인슈타인 또한 수학 천재였지만 어렸을 적에 삼촌에게 수학을 과외 받은 경험이 있다”는 주장도 있었다. 

같은 수험생의 입장에서 “아. 만 날 이런 식으로 기사 쓰니 부모들이 뭐라 하지” “오늘의 할 일. 우리 엄마 뉴스, 인터넷 차단하기” “아, 진짜 이런 기사 쓰지 말라고! 나 울 엄마한테 또 욕먹어야 된다고!” “우리 엄마, 눈감아” 등의 우스개 글이 올라와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 기사를 “희망 고문 기사”라 이름 짓고, “가뜩이나 공부하느라 힘든 우리나라 학생들, 이런 기사로 자꾸 비교하지 좀 맙시다”나 “이런 식으로 선량한 학생, 학부모 기 죽이지 말고, 머리 아닌 몸을 쓰며 이 사회에 진정 기여하게 될 많은 청춘들을 위하여 사회 구조부터 바로 잡으시오!”라는 호통, “이제 교육정책을 모든 아이들이 지닌 각자의 능력을 발굴하고, 계발, 발전시켜 주는 방향으로 바꿔야 한다. 순위 매기기 그만!”이나 “이제 사교육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학벌사회 구조를 깨뜨리는 사람이 영웅이다”라며 좀 더 근본적인 문제제기를 하는 글도 더러 있었다.

이 외에도 “농어촌 전형이 왜 있겠나? 농촌과 어촌을 버리고 도시로만 가려고 하니까 생긴 거잖아” “특목고가 아닌 시골 학교에서도 만점이 나오는 거 보니, 아직 이사회가 제대로 돌아가는군요” “강남 부자들 아이들만 좋은 대학가면 세상이 더욱 삭막해지지. 희망적인 사건이군!” “개천에도 용은 날 수 있다는 걸 증명했네.^^”라고 옹호하는 글과 “이 아이 서울대 가겠지. 부산대 가야 맞는 것 같은데. 인재들이 서울로 빠져나가는구나”등의 사회현상을 짚는 글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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