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만 이 곳에 있지, 아침저녁으로 아들 딸 다 만나”
“몸만 이 곳에 있지, 아침저녁으로 아들 딸 다 만나”
  • 이은경 / 여성신문 편집위원
  • 승인 2010.12.07 19:42
  • 수정 2010-12-07 19: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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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장기요양보험제 덕에 노인요양원 비용 월 60~80만 원 대로 감소
“노인돌봄 국가서비스 받는 것은 권리” 인식도 확산돼
“오랜만에 오셨습니다, 오랜만에 만났습니다, 그렇게 기다려도, 오지 않던 님인데...(중략)어이하라고 어이하라고, 나는 나는 어이하라고...” 84세 이미순(가명) 할머니는 하루 온종일 노래를 부른다. 2008년 3월 노인전문요양원 ‘은성너싱홈’에 들어온 이래 노래는 그의 최고 오락거리다. 가사도 정확한데 “가사가 틀리면 노래가 아니지”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거동이 불편해 침대에 붙박이로 있어야 하고 치매도 있지만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중략)봄날은 간다” 노래 뒤 끝에 “빠이 빠이다”로 방문객을 배웅하는 그의 표정은 한없이 천진난만하기만 하다. “이제는 동네 요양원 시대”...가족도 수시로 드나드는 사랑방 돼야

 

침대에만 붙박이로 있어야 하는 노인들에 대한 돌봄은 지금과 같은 핵가족 시대엔 가족이 전담하기엔 너무나 큰 짐이다. 특히 2008년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실시되면서부터 요양원 이용률이 늘어나면서 기존 요양원에 대한 통념도 변하고 있다. 사진 정대웅 기자cialis coupon cialis coupon cialis couponprescription drug discount cards site cialis trial coupon
침대에만 붙박이로 있어야 하는 노인들에 대한 돌봄은 지금과 같은 핵가족 시대엔 가족이 전담하기엔 너무나 큰 짐이다. 특히 2008년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실시되면서부터 요양원 이용률이 늘어나면서 기존 요양원에 대한 통념도 변하고 있다. 사진 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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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몇 개 안 남은 오래된 주택가 중 하나인 은평구 갈현동 어귀 연립주택이 쭉 늘어선 골목길을 사이에 두고 다른 집들보다 50m쯤 더 들어간 곳에 자리한 은성너싱홈(은평노인간호센터). 밖에선 보기엔 좀 큰 규모의 연립주택 같은데 현관문을 밀고 들어가자마자 바로 정면에 마주치게 되는 종합병원 엘리베이터 못지않은 규모의 엘리베이터가 이곳이 여느가정집과는 다르다는 것을 암시한다. 2층부터 5층까지 40여 명이 거주하는 이 노인전문요양원에선 최연소 할머니가 68세, 최고령 할머니가 103세에 이른다. 입소 노인 백 프로가 노인장기요양등급 1, 2 등급 판정을 받아 중풍으로 몸 일부가 마비되거나 뇌출혈로 무의식 상태 혹은 심한 치매를 앓고 있어서 가족이 돌볼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선 이들이다. 그런데도 노인들의 표정이 밝은데다가 소위 ‘노인 냄새’가 나지 않는 것이 신기하기만 하다. 주름살 가득한 얼굴도 투명해 보이는 것은 착시 현상일까. 이들의 현실이 충분히 나의 미래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면 너무 앞서가는 것일까. 2009년 현재 65세 이상 인구 10.7%, 2026년이면 5명 중 1명이 노인인 초고령 사회로의 진입이 전망되는 요즘, 노인전문요양원이 더 이상 낯설지도 거부감도 들지 않는 그런 시대가 왔다고 체감하는 순간이다. 김정임 원장은 “이제는 보육원이 동네 곳곳에 있듯이 노인요양원도 동네 요양원이 돼야하는 때가 왔다”고 말한다. 은성너싱홈의 경우, 입소 노인 대부분이 다 동네 주민이라 아침저녁으로 아들 며느리 손자손녀 등 가족이 수시로 드나들고, 별식이 있으면 직접 챙겨올 정도로 노인과의 접촉 빈도가 높다. 김 원장은 “그야말로 몸만 따로 나와 있을 뿐 가족과 생활하는 것과 별반 다름없다”고 말한다. 이에 대해 김귀분 경희대 간호대 교수 역시 고령화 사회 노인요양원은 “아침저녁 출퇴근 시간에도 부담없이 부모님께 문안드리며 하루를 시작하고 끝마칠 수 있는 내 집과 같은 공간, 그리하여 시설이 아닌 바로 나의 집이 되는 공간”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중병 앓는 부모에 애증 커...핵가족 맞벌이시대 여성 전담 돌봄노동은 불가능 올해 7월부터 이곳에서 생활하기 시작한 101세의 홍명순(가명) 할머니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요양원 근처에서 약국을 경영하는 아들네와 함께 살다 오랫동안 앓아오던 고혈압 치매로 기저귀를 차야 하는 지경에 이르자 맞벌이 부부인 아들네가 감당하지 못해 이곳으로 오게 됐다. 할머니는 “하루 종일 누워있어야만 되니 아무 것도 재미있는 것도 없고 바라는 것도 없어”라고 말하지만 명문 사립대 교수인 손자가 매일 출근 전에 들러 인사하고 간다는 얘기를 할 때만은 두 눈이 빛났다. 손자가 일본에서 박사학위를 땄다는 할머니의 자랑에 곁에 있던 직원은 “손자분이 오실 때마다 살갑게 할머니 귀도 파주시고 손톱도 깎아주셔서 손과 귀는 우리 직원들이 손도 못 대게 해요”라고 덧붙인다. 어려서부터 직접 키운 손자 손녀 3남매를 비롯해 자신이 낳은 5남2녀까지 가족들은 쉴 새 없이 할머니를 찾아오곤 한다고 한다. 김정임 원장은 이런 풍경들을 지켜보면서 확실히 노인 부양과 요양원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참 많이 변했다고 말한다. 아직도 양로원과 요양원을 혼동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지금 양로원 시대는 이미 끝났다는 것. 예전 씨족 농경사회에선 노인 돌봄이 마을 공동체의 책임이었지만 핵가족이 대세인 요즘은 그 부담이 주로 여성 혼자에게 전담되는데다가 그 여성이 전업주부가 아닌 직장여성일 경우 노인의 문제는 또 다른 가족해체를 부를 정도로 심각해진다는 설명이다. 그는 오히려 “‘돈’으로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면 가장 단단하고 행복한 결말”이라고 단언한다. “‘자식인 내가 모셔야 되는데...’라며 노인을 맡기는 가족들이 으레 하는 첫 마디가 ‘죄송합니다’였다. 그런데 2,3년 전부터인가 ‘감사합니다’로 인사말이 바뀌었다. 그만큼 요양원이 자식 도리를 다 못하는 사람들이 몰래 찾는 곳이 아니라는 인식이 자리 잡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2008년 7월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실시되면서 실제 개인이 요양원에 부담하는 액수가 월 60만 원 정도로 절반 이상 줄어들고부터는 가족이 감당할 수 없는 중증의 노인을 국가 서비스로 부양하는 것이 일종의 ‘권리’라는 인식까지 확산되고 있는 것 같다.” 노인성 치매와 정신질환은 구분돼야...세분화된 맞춤 시설 필요성도 대두 김 원장은 여러 현장 사례를 들어 가족의 노인 부양을 가장 어렵게 하는 것은 역설적으로 가족 간의 애증이라고 말한다. 긴 병에 효자 없다고 중병에 걸린 부모를 인정하기도 어렵고 “저런 모습이 내 부모일리 없는데”라며 은연중 부인하고 싶은 마음 때문에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반면 요양원의 경우 입소 노인이 바로 ‘고객’이기에 일관되고 전문적인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촉탁의는 기본이고 지역 내 병원과 연계협력 관계를 맺는 경우가 많아 집에서 요양을 할 경우보다 1~2년 더 수명이 연장되거나 건강이 더 나아지는 경우도 꽤 있다. 은성너싱홈의 경우도 노인장기요양등급 1, 2 등급을 받았던 노인들 중 3등급으로 상태가 나아진 노인이 60대부터 90대까지 골고루 분포돼 6명이나 된다. 2001년 국내 최초로 간호대학이 설립한 노인 요양시설인 서울여자간호대학 실버케어스의 경우, 신체재활, 인지재활 프로그램과 자연치유 요법 등을 포함시켜 월 요양비가 일반 사설 요양원보다는 20만 원 정도 비싼 80만 원대다. 이들 프로그램 역시 재활과 회복 개념으로 운영되기 보다는 노인의 잔존 기능을 최대한 유지시켜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관계자는 말한다. 현재 우리나라엔 3천 개 정도의 노인 요양시설이 있는데, 대부분이 민간 시설이다. 기본적으로 사설이든 국공립이든 요양원으로 허가가 나려면 노인복지법 안의 설치 기준을 만족시켜야 하고, 설립 후엔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1달 2회 이상 실사가 나오기에 많은 요양원이 기본적으론 쾌적한 환경을 갖출 조건은 됐다고 전문가들은 판단한다. 반면 요양원에 적응 못하는 노인들의 문제는 여전한 고민거리다. 한국 최초의 너싱홈(nursing home, 치매 중풍 등 만성질환을 앓는 노인들을 위한 전문 요양시설)으로 기록되는 은성너싱홈을 1997년 설립하고 이를 ‘삶과 돌봄’이란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해 운영하고 있는 간호사 출신의 김정희 대표는 오랜 현장 경험을 통해 “놀랍게도 고학력 노인일수록 요양원 적응 속도가 빠르다. 판단과 체념이 빠르기 때문인 것도 같지만 기본적으론 자아정체성과도 관계가 있는 것 같다”며 가장 적응이 힘든 유형으로 논, 밭 다 팔아 아들 딸 공부시키고 제 자리 잡도록 도와준 후 노인성 치매에 걸린 여성들이라고 전한다. 그는 “이런 어르신들의 경우 치매가 거의 악을 쓰듯 욕설로 표출되곤 하는데, 아마 나를 다 희생해서 남은 것은 무엇인가라는 허망함때문인 것 같다”고 분석한다. 한편으론 비교적 신체적으로도 건강한 50, 60대에 찾아온 치매로 혈기를 억제하지 못해 다른 노인들까지 위협할 정도로 밤에 주변을 배회하거나 가구를 부수는 노인도 있는데, 이 경우 정확한 진단을 통해 노인요양원이 아닌 정신병원으로 가서 전문적 치료를 받아야 하지만 가족들이 ‘정신병’보다는 ‘치매’로 인정받고 싶어하기에 어쩔 수 없이 요양원에 입소하는 경우도 더러 생긴다고 전한다. 때문에 앞으로는 개별 노인 증상이 심각하면 이에 따른 맞춤 요양시설 역시 필요해질 것이라 전망했다. 좋은 노인요양원의 필요충분조건은 "사람/ 거리/ 분위기 꼼꼼히 살펴라" “시설도 중요하지만 요양원은 물리치료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조리사 등 상근 인력이 12시간 3교대 근무로 돌아가는 곳이기에 ‘직원’이 가장 중요하다.” (주)삶과 돌봄 김정희 대표의 말은 좋은 노인요양원의 기본 조건을 시사한다. 때문에 ‘사람’을 알기 위한 시설 방문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에 대해 사회복지사 출신의 유경 가천의과대 보건복지대학원 교수는 “내 부모님을 돌봐줄 사람들의 얼굴”을 잘 관찰해야 한다고 말한다. 입소상담 직원이 아무리 친절해도 부모님을 직접 수발할 사람은 오양보호사 등 실무자들이라는 것. 그는 돌봄노동의 특성상 시설, 기계, 시스템이 어르신을 돌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사람을 돌보는 것이고, 따라서 그들의 근무 만족도가 높아야 질 좋은 서비스가 나온다며 “이런 분위기를 예민하게 감지하는 것은 가족의 몫”이라고 말한다. 다음으론 자주 들를 수 있는 거리인지 방문이나 면회 시간이 자유로운지도 잘 따져봐야 할 사항이다. 여기에 시설의 물리적 환경에 대해선 아무리 주의를 기울여도 모자라지 않다. 유경 교수는 “요즘 시설은 대체로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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