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70 부부 500쌍 추적조사…대사증후군·성기능장애·복부비만 많아

우울증이 가족 간에 ‘전염’돼 또 다른 부작용을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부 중 우울증을 앓는 사람이 있는 ‘우울증 가족’을 조사한 결과 2명 중 1명은 대사증후군을 앓고 있으며 여성 56.7%는 배우자의 성기능에 문제가 있다고 답했다.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김영식 교수팀이 지난해 4월부터 40~74세 부부 500쌍을 추적조사한 결과다.

이에 따르면 우울증 가족은 정상 가족에 비해 연령은 높고, 교육수준은 낮았다. 또 재혼 또는 동거가 많았으며(23.4%), 복부비만(39.3%)과 대사증후군(50.8%)을 앓는 경우가 많았다. 가족 간엔 응집력과 의사소통이 부족했고, 불면증과 수면제 복용이 정상 가족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우울증 가족 중 여성의 성 문제를 분석한 결과 ‘나의 삶에서 성생활은 매우 중요하다’라는 질문에 57%가 ‘그렇지 않다’고 답변했다. 이는 정상 가족의 32.4%보다 높은 수치.

또한 여성들은 ‘상대방의 성행위에 문제가 있다’는 질문에 65.8%가 ‘그렇다’고 대답해 22.9%를 나타낸 정상 가족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연구를 총괄한 김 교수는 “우울증 가족에서는 신체활동 및 대사증후군 관리에 관심을 갖고, 우울증 치료 및 가족 내 의사소통 개선을 통해 삶의 질과 성기능 향상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국내에선 생활습관병의 다양한 발병 요인을 규명하기 위한 가족코호트(전향적인 추적조사)가 거의 없는 실정”이라며 “이번 연구는 세대 간 생애에 걸친 건강위험 요인의 가족 내 전파 경로를 추적관찰함으로써 가족과 건강 간 상호작용을 규명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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