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능력보다는 성별을 먼저 따지는 모양이다.

얼마 전에 용인에서 한 관변단체의 회장을 뽑는 일이 있었다. 후보로 나선 사람은 공교롭게도 여성과 남성 각기 한 명씩이다 보니 말들이 많았다. 새신이냐 구신이냐 하는 말이 나오고 여자 대 남자로 갈라서서 편 가르기 현상도 벌어졌다.

그러는 중에 평소 친분이 있는 남성 후보로 나온 분을 만나는 자리에 우연히 동참했다가 심정이 복잡해지는 말을 들었다. ‘남자가 가는 길을 여자가 막고 있다’고 함께 있던 사람들 중에 한 여자가 못마땅해 했다. 말인즉슨 당연히 회장 정도는 어딜 보나 남성이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같은 여자로 듣고 있자니 마음이 매우 불편했다. 이어서 여성 후보를 지지하는 다른 여성들을 지칭하면서 인신공격이나 다름없는 말도 나오니 듣기 민망할 정도였다.

어, 정말 여자의 적은 여자인가, 순간 눈을 어디에 둘지 곤란했다. 그야말로 정책은 없고 그저 여자가 뭘 하겠느냐는 논조가 아닌가. 자신이 지지하는 남성 후보가 어떤 신념으로 나왔는지 앞으로 그 단체를 어떻게 펼쳐갈지에 대해서는 아무 상관이 없다는 식이었다. 그야말로 여성인 주제도 모르고 건방지게 나온 여성 후보한테 져서 떨어지면 안 된다는 논조만 있어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여성이 회장이 되면 안 된다는 여자들의 드센 지지 덕분일까, 아니면 ‘남자가 가는 길에 막아선 여자’를 적극적으로 퇴치한 여자들의 외침 탓일까. 후에 그 회장 선거에서 남성 후보가 당선되었다. 남성이 가는 길을 열어놓는데 애쓴 그 여성은 앞으로 어떤 앞길이 열리는지, 또 어떤 호사를 누리는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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