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여성’에 과감한 투자도 촉구

 

1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G20 서울 정상회의에 참가한 정상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abortion pill abortion pill abortion pill
1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G20 서울 정상회의에 참가한 정상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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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 제공
11∼12일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는 ‘환율전쟁’의 해법을 찾는 성과를 거뒀으나 여성들에게는 말잔치가 넘쳐나는 ‘소셜 클럽’에 불과했다. 여성계에서 세미나와 토론회를 잇달아 열고 ‘여성 의제’ 채택을 강력히 촉구했으나 별 성과를 내지 못했다.

한국은 개발도상국 지원을 위한 개발 의제를 이슈화해 정상 간 합의를 이끌어냈다. 하지만 빈곤 극복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여성에 대한 투자가 필수인 데도 끝내 여성 어젠다는 논의되지 못해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여성계에서는 내년 프랑스에서 열릴 제6차 G20 정상회의에서 여성 의제를 채택하고 정상회의 내에 고위급 여성위원회를 설치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장필화 이화여대 여성학과 교수는 “세계사적으로 유례없는 발전 경로를 거쳐 온 한국이 서구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교량 역할을 하면서 개발 어젠다를 이슈화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면서도 “개발은 여성과 젠더의식을 이해하지 못하면 성공에 한계가 있다. 국제적 리더십은 젠더의식을 가져야만 가능하다. 세계 파워엘리트들이 이를 자각하지 못해 여성 의제가 채택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장 교수는 “빈곤 극복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젠더 역할에 대한 통합적 사고가 필요하다. 여성에 대한 투자와 지원은 아동·노인·환자 돌봄 등에 있어 3중의 효과가 있다”며 “G20 정상들이 여성에 대한 투자가 곧 국내총생산(GDP)을 움직이는 동력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여성유권자연맹과 함께 ‘G20과 여성 의제’ 세미나를 개최한 신낙균 국회의원(민주당)은 “아시아 신흥 경제국가 중 최초로 G20 개최국이 된 한국이 개발 의제를 주도해 개도국의 이해를 대변하고, 유엔 새천년개발목표(MDGs) 달성을 위한 선진국들의 지원 확대를 이끌어낸 점은 높이 평가된다”면서도 “개도국에 대한 지원이나 유엔 MDGs 달성의 핵심이 성평등 실현에 있다는 점을 G20 정상들이 인식하지 못했고, 의장국인 한국 역시 이 점에 중요성을 부여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신 의원은 “여성 이슈가 세계경제의 동력으로 논의될 수 있도록 글로벌 캠페인을 벌여야 한다”며 “우선 ‘G20와 여성의제’ 토론회에서 채택된 결의문을 유엔을 비롯한 국제기구에 전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오은 원불교 유엔사무소장은 “G20 서울 정상회의는 마치 세계 패션쇼처럼 전시성이 강했다”고 혹평했다.

이 소장은 “현재 G20에서 활동 중인 고위급 실무 집단은 재정 정책이 성에 미치는 영향 평가를 검토하고 개발해 보고해야 한다”며  “특히 내년 1월 1일 출범하는 유엔 여성기구에 G20 정상들이 과감한 재정 지원과 인적 자본을 제공하고 미첼 바첼레트 총재(전 칠레 대통령)가 삶의 주기에 걸쳐 전 세계 여성들의 발전을 개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G20 서울 정상회의는 환율 갈등을 일단 봉합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전성철 세계경영연구원 이사장은 “경상수지의 예시적 가이드라인을 내년 상반기까지 마련하고 고정환율제인 중국을 비롯한 각국 정상들이 시장결정 환율제도에 합의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전 이사장은 또 “팍스아메리카나 시대가 끝나고 세계가 집단지도체제가 되면서 리더십이 제대로 작동될지 의문이 있었는데 G20 서울 정상회의를 통해 정상선언문 합의를 이끌어냈다”며 “첨예하게 이해가 엇갈린 국제무대에서 한국이 중재적 역할을 잘해내 우리 외교사에서 일대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G20 서울 정상회의에는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 줄리아 길러드 호주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 당선자가 참석했다. G20 정상들과 함께 서울을 찾은 퍼스트레이디 13명은 바쁜 일정을 소화하며 외교활동의 첨단에서 활약했다.

특히 ‘레드’와 ‘블랙’이 주류를 이룬 ‘영부인 패션’이 호사가들에게 화제를 낳았다. 쩐타인끼엠 베트남 총리 부인과 아제브 메스핀 에티오피아 총리 부인은 레드 컬러 코트로 강렬하고 화려한 여성미를 뽐냈다. 마르가리타 사발라 고메스 델 캄포 멕시코 대통령 부인, 로린 하퍼 캐나다 총리 부인 등은 세련된 블랙 컬러 의상으로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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