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 대지진 참사로 다리 잃은 11세 소녀
서울대병원·굿피플 도움으로 ‘기적의 걸음’ 시작

 

올해 1월 아이티 대지진으로 오른쪽 무릎 아래를 잃은 11살 소녀 조니아 생루이. 응급처치만 빨랐어도 두 다리로 걸을 수 있었을 조니아는 썩은 다리를 마취도 없이 잘라내야 했지만 한국민들의 따뜻한 지원으로 다시 걷는 기적을 체험하게 됐다.

아이티에 의료봉사단을 파견해 조니아와 인연이 있던 분당 서울대병원의 정진엽 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이 직접 모든 의료 경비를 부담하겠다고 약속, 10월 26일 조니아의 첫 진료를 맡기로 한 이후 지난 2일 병원의 지원으로 맞춤 의족을 갖게 된 것. 조니아는 의족 부착 일주일 만인 10일 재활치료를 시작, 아직 익숙하지 않은 의족으로 한발 한발 힘겹게 발을 내디디면서도 내내 즐거운 표정이었다. 조니아는 현재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제공한 숙소에서 박정숙 자원봉사자와 함께 지내며 통원치료를 하고 있다.

‘태양의 도시’라는 빈민촌에서 일찍 부모를 잃고, 이모 부부와 살던 조니아는 병원을 가기가 쉽지 않았다. 대중교통이 발달하지 않은 아이티에는 ‘땁따비’라고 하는 버스가 있는데, 병원까지 가려면 왕복 4~5시간이나 걸린다. 결국 프랑스인이 운영하는 병원에서 두 차례 수술을 받고 지난달 22일 치료를 위해 긴급구호단체인 굿피플(회장 김창명)의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쾌활하고 개구쟁이 같은 성격으로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아 요즘 정말 행복하다는 평범한 소녀 조니아. 카본 소재의 강화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튼튼한 의족에 의지해 살게 된 소녀에겐 성인이 될 때까지 2년마다 자라난 뼈를 깎아내야 하고, 소켓(다리를 삽입하는 부분)도 교체해야 하는 등 앞으로도 받아야 할 힘든 치료 과정이 남아 있다.

굿피플 김창명 회장은 “앞으로 계속해서 조니아의 후견인 역할을 하겠다”며 아이티 소녀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자신이 받은 것처럼 “고통 받는 사람들을 돕는 의사가 되고 싶다”는 조니아는 24일 아이티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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