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평범한’ 일상, 또다시 새로운 기적을 꿈꾸다
이젠 ‘평범한’ 일상, 또다시 새로운 기적을 꿈꾸다
  • 김수희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10.11.19 12:09
  • 수정 2010-11-19 12: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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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보이는 것들이 너무나 중요한 세상, 보이지 않는
가치를 중요하게 봐 주시는 모든 분께 감사해요”

 

“아직 남자친구가 안 생겼다”며 아쉬워하는 지선씨는 “지금은 구름 한 조각 보이지 않지만, 비가 올 것을 믿는다”며 기쁘게 ‘그 사람’을 기다린다고 했다. 그의 이상형은 삶을 대하는 자세가 너무 가볍지 않고, 재미있는 사람이란다.   abortion pill abortion pill abortion pillsumatriptan patch sumatriptan patch sumatriptan patchprescription drug discount cards blog.nvcoin.com cialis trial coupon
“아직 남자친구가 안 생겼다”며 아쉬워하는 지선씨는 “지금은 구름 한 조각 보이지 않지만, 비가 올 것을 믿는다”며 기쁘게 ‘그 사람’을 기다린다고 했다. 그의 이상형은 삶을 대하는 자세가 너무 가볍지 않고, 재미있는 사람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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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웅 여성신문 사진기자(asrai@womennews.co.kr)
“기성용 선수가 제 책을 읽고 감동받았다며 제 트위터 팔로어가 되셨더라고요. 예전에 축구선수 중에 이영표 선수를 좋아한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이제는 기성용 선수로 바꿔야겠어요.”(웃음)

사고로 전신 55%에 3도 화상 역경 딛고 희망 아이콘으로

팔로어 4500명의 파워 트위터리안, 두 번의 마라톤 풀코스 완주, 편하지 않은 영어로 수업 준비하느라 받는 스트레스를 밥 한 그릇으로 달랜다는 ‘평범한’ 미국 유학생. 10년 전 교통사고로 수없이 생사의 고비를 넘나들었던 이지선(32)씨가 ‘덤’으로 사는 인생의 면면이다. 지선씨는 2000년 7월 30일 음주운전자가 낸 7중 추돌사고로 전신의 55%에 3도 화상을 입고 ‘차라리 미쳐버렸으면 좋았을’ 화상 치료와 서른 번이 넘는 수술을 치러내면서도 감사와 소망을 잃지 않아 많은 사람에게 희망의 아이콘이 됐다. 사고 후 간절히 염원했던 ‘평범한’ 일상을 하루하루 누구보다 가치 있고 풍성하게 살아가고 있는 그를 만났다.

지난 4일 한국YWCA에서 수여하는 ‘한국여성지도자상’ 중 ‘젊은지도자상’을 수상하게 된 지선씨가 바쁜 학기 중에 잠시 귀국했다. 시상식 다음날 아침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내 커피숍에서 만난 지선씨는 시상식에서 미처 다하지 못한 수상 소감부터 풀어냈다.

“한 달 전쯤 수상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어요. ‘젊은지도자상’이 무슨 상인가 하고 찾아봤더니 너무 분에 넘치는 상이었어요. 지금까지 수상하신 분들은 다들 뭔가를 이루신 분들이더라고요. 저에게 상을 주시는 분들이 눈에 보이는 것들이 너무나 중요한 세상에서 보이지 않는 가치를 중요하게 봐주셨구나 하는 생각에 감사하고 기뻤어요.”

기성용 등 팔로어 4500명 UCLA에서 사회복지 박사과정

2004년 어학연수를 위해 미국으로 떠난 지선씨는 보스턴 대학 재활상담 석사와 컬럼비아 대학 사회복지 석사학위 취득 후 현재 UCLA 사회복지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유학생활 6년차이지만 ‘아직도 영어가 편하지 않다’는 그는 박사과정이 ‘마냥 힘들다’고 토로했다.

“영어가 편해지지 않을 것 같아요. 하나 외우면 하나 써먹고, 그것도 써먹으면 다행이에요. 어릴 때 유학 온 친구들은 괜찮으려니 생각했는데, 그 친구들도 편하지 않다고 하더라고요. 27세에 유학 간 저는 오죽하겠어요. 저는 사람들과의 관계가 중요한 사람인데 언어가 부자연스러워 그게 잘 안 되니까 스트레스를 받아요. 수업 끝나면 빨리 집에 가고 싶어요.”

지난해 3개월 동안 보건복지부 인턴으로 근무하기도 했던 그는 장애인에 대한 정책과 사람들의 인식에 관심이 많다. 공부를 마치면 장애 당사자들과 정책 사이의 중간자 역할을 하고 싶다고 한다. 하지만 박사과정 신입생인 그가 갈 길은 아직 쉽지 않아 보인다.

“한국에서도 내용을 모르고 수업에 들어가면 이해가 안 되잖아요. ‘내가 영어를 못 해서가 아냐’ 그렇게 생각하면 조금 위로가 되지만 마냥 힘들어요. 석사 때와 다르게 박사과정은 배우는 내용에 대해 다 알고 있다는 전제 하에서 뭔가를 해내기를 원해요. 실수하는 과정을 통해 배우기를 원하나 봐요. 이젠 다른 이들도 수업을 어려워 하는 게 보이지만 9명 박사과정생 중 제가 꼴찌인 건 확실해요.”(웃음)

지선씨는 학교 아파트에서 다른 과 박사 과정 한국인과 함께 살고 있다. 혼자 살던 뉴욕에 비해 집에 들어오면 ‘안녕’ 하며 인사할 누군가가 있다는 것이 좋다. 동거인과는 함께 밥 먹을 시간도 흔치 않지만 외로울 수밖에 없는 유학생활에 큰 힘이다.

“유학생에게는 집에 와서 먹는 따뜻한 밥 한 그릇이 위로가 되잖아요. 집에 돌아와 밥솥에 밥이 없을 때는 참 난감하지만, 직접 요리해서 잘 챙겨 먹어요. 혼자 밥을 먹을 때는 미국 방송보다는 한국 방송을 틀어놔요. 밥 먹을 때만이라도 웃어야 하지 않겠어요.(웃음) 전에 한국의 방송사가 파업했을 때는 참 심란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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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한 그릇과 한국 방송으로 위로받는 평범한 유학생

지금은 타국에서 사회복지학을 공부하고 있지만 지선씨의 학부 전공은 유아교육학이었다. 대학 1학년 1학기를 열심히 놀아 ‘학사경고’를 받기도 했다는 그는 유아심리 석사과정을 준비하던 대학 4학년에 운명을 바꿔놓은 사고를 만난 것이다. 지선씨는 사고 후 숟가락 들기나 혼자 화장실 가는 것까지 아이처럼 다시 시작해야 했던 자신에게 대학 시절 배웠던 유아교육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신실한 신앙인답게 ‘하나님의 계획하심’이라고 고백한다.

“어린아이들처럼 인간의 초기 행태를 관찰하고 키우는 일에 대한 자세를 많이 배웠어요. 상대방이 말하지 않아도 마음을 읽으려고 노력하는 선생님들의 자세도 배웠지요. 사고 후 어린아이처럼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할 때 예전에 배운 것들이 생각났어요.”

지선씨는 2003년과 2005년 본인의 재활 과정을 기록한 책 ‘지선아 사랑해’와 ‘오늘도 행복합니다’ 이후 올해 7월, 두 책의 개정합본판인 ‘다시, 새롭게 지선아 사랑해’라는 제목의 책을 출간했다. 고통스러웠던 치료와 재활 과정에서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 시작한 글쓰기가 이젠 그에게 ‘작가’라는 직함을 달아주었다.

“글 쓰는 시간이 저에게는 치유의 과정이었어요. 처음에는 저를 걱정해주시는 분들에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라고 전하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어요. 제 상황이 그다지 밝진 않았지만 생각보다 그렇게 좌절하고 있지는 않다는 걸 말하고 싶었거든요. 전 적어도 누군가 내 글을 읽고 마음이 무거워지는 게 싫었어요. 그러다보니 글을 쓰다보면 생각과 감정이 정리되고 그것이 아주 좋은 기도같이 흘러갔던 것 같아요.”

 글쓰기 통해 치유·소통 “너무 걱정 말아요” 메시지 전달

사고 이후 10년, 지선씨는 이번 개정판을 준비하면서 자신이 그 엄청난 일을 겪고도 잊고 사는 게 많다는 걸 느꼈다. 사고 당시 주변 사람들 마음도 이제야 헤아리게 됐다.

“제 주변 사람들이 얼마나 놀랐을까. 사랑하는 사람에게 일어난 일을 감당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하나님께 원망도 했을 것 같고…. 이제야 좀 이해가 돼요. 부모님께서도 저만을 위해 다 희생하셨고, 사고 후 가족의 중심은 늘 저였으니까요. 10년이 지난 이제는 엄마 아빠에게 제가 뭔가를 드려야하겠구나 깨닫기 시작했어요. 수술도 이제는 가족을 위해서라도 그만해야 할 때가 아닌 가 해요. 엄마도 나이 드셔서 ‘더 이상 마음 졸이는 거 못 하겠다’ 하시고요. 몸에 아직 불편한 곳은 있지만, 예전에 비해 많이 좋아졌잖아요.”

사고 당시 불타는 자동차에서 지선씨를 구해내 지극히 간호했던 오빠는 5년 전 결혼해 두 아이의 아버지가 됐다. 남달리 애틋한 남매애를 과시하던 오빠에 대해 지선씨는 감사를 전하면서도 여느 남매처럼 티격태격한다고 말했다.

“오빠랑은 성격이 너무 달라요. 오빠가 저를 아껴주지만 서로에 대해 못 견디는 부분들이 있어요. 오빠는 저더러 ‘너 같은 사람이랑 결혼 못 해’ 그러고 저는 ‘나도 오빠 같은 사람이랑 못 살거든’ 이래요. 새언니가 나타났을 때 엄마랑 저랑 ‘와 이제 해방이다’ 그랬다니까요.”(웃음)

두 번의 마라톤 완주, 사람이 사람에게 보내는 응원의 힘 실감

지선씨는 죽음보다 고통스러웠던 치료의 시간에 ‘살기 위해’ 매일 감사의 제목을 찾았다고 했다. 말도 안 되던 일에 억지로 하던 감사는 지선씨의 삶에 기적을 만들어냈고, 지금은 꿈꾸던 그 기적 속에서 유학생활을 누리고 있다. 이제는 학교 가는 버스 안에서 트위터로 매일의 감사를 나눈다. 많은 이에게 희망의 증거가 된 그의 감사 제목들은 짧지만 깊은 울림으로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두 번의 마라톤을 완주하면서 죽을 것 같았던 힘든 시간에도 사람이 사람에게 주는 응원으로 결승선에 들어올 수 있었다는 지선씨는 자신의 삶으로 절망과 좌절 속에 있는 많은 이들을 응원하고 있었다. 이제 그의 행보는 그의 몸에 새겨진 화인처럼 그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마음에 짙은 감동으로 남을 것이다.

“제 책을 읽고 감동을 받았다는 분들을 실망시키지 말아야죠. 앞으로의 제 삶과 마음이 지저분해지지 않도록 책임감 있게 살아야겠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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