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유권자연맹은 국회 신낙균·정몽준 의원과 함께 ‘G20과 여성의제’를 주제로 9일 오후 2시 국회 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여성의 금융접근권 확대(샤논 애키슨 국제금융공사 동아시아담당 대표) ▲개발협력과 여성·젠더(장필화 이화여대 교수)에 관한 주제발표가 진행됐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축하 영상 메시지를 통해 “소액금융대출의 성공에서 보듯 여성 기업인에 대한 작은 투자가 큰 경제적 효과로 나타나는데도 많은 여성이 빈곤 탈출과 사업 확장에 필요한 금융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개발도상국 성인의 3분의 2인 27억 명은 은행 계좌를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경제적 장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성들의 문제를 해결한다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촉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샤논 애키슨 국제금융공사(IFC) 동아시아담당 대표는 주제발표를 통해 “여성들에게 금융접근권을 확대하는 것은 다음 세대를 위한 투자”라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세계 빈곤 인구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여성에 대한 투자 확대와 함께 경제성장의 동력으로 여기지 않고선 세계경제가 안정될 수 없다”며 “세계 빈곤 퇴치와 지속 가능한 경제 발전을 위해 G20 정상회의가 여성의제를 채택해야 한다”는 내용의 결의문을 냈다.
이들이 낸 여성의제는 8가지다. ▲빈곤 극복을 위한 모든 개발협력 사업이 성평등을 실현하도록 젠더 관점을 결합한다 ▲여성 가장들에 대한 정책자금 지원을 확대한다 ▲여성 기업인과 창업인에 대한 밀착 지원과 사후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금융 지원을 확대한다 ▲금융기관은 대출 시 동산과 기술·신용을 담보로 활용해 여성들의 금융접근권을 확대한다 ▲여성의 인적자원 개발에 대한 투자를 획기적으로 늘리고 고용과 임금의 성평등을 실현한다 ▲남녀 모두의 일·가정 양립을 통해 여성을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의 원동력으로 활용한다 ▲각 부문의 의사결정기구에 여성의 동등한 참여를 적극적으로 보장한다 ▲경제성장과 함께 평화적 공동체를 지향하는 삶을 추구한다 등이다.
이어 10일 서울 은덕문화원에서 G20 어젠다를 여성의 관점에서 조명하는 ‘G20 여성 지도자회의’를 개최했다. 장필화 이화여대 교수(여성학과)는 “여성이 각 부문 거버넌스에서 역할을 강화하고 의사결정 과정에 여성의 목소리가 효과적으로 반영돼야 한다”며 “앞으로 개발협력의 모든 프로그램은 여성·젠더 이슈를 통합적으로 다루지 않고선 여러 형태의 빈곤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여성행동은 “경제위기로 빈곤의 여성화가 심화되고 있으나 전 세계적 금융위기를 불러온 가장 큰 책임 당사자인 G20 정상들은 책임과 문제해결 노력을 외면하고 있다”며 “빈곤 여성의 경제사회적 역량 강화를 위해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사회안전망을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여성의 무보수 돌봄노동을 늘리는 복지비용 축소 반대 ▲금융거래세 도입 합의 ▲G20 개발 이슈에 성평등 목표 포함 ▲여성 농민을 빈곤으로 내모는 신자유주의 농업정책 폐기 ▲평화·안보 과정에 여성 참여 확대 ▲G20 의제에 성평등 실무그룹 설치 등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