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자재뿐만 아니라 가구자재도 규정 필요

2009년 8월 한달여간에 걸친 대 수리를 하고 현재의 집으로 이사를 왔다. 새로 완전히 수리하고 나니 새집 같은 기분이 들어 기쁜 마음이 들었다. 그러나 새로 수리한 모습과는 다르게 수리로 인한 접착제나 페인트 냄새가 심했다. 바로 유해 환경물질로 인한, 소위 말하는‘새집증후군’이라는 것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우리 가족은 호흡기관의 이상부터 시작해 두통과 무력감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 증상을 호소하게 됐다. 화학물질 때문에 고통을 겪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고 하는데, 우리가 직접 체험을 해 보니 새로 수리를 하고 들어온 집이 결국 호흡기 질환 및 피부 가려움증을 비롯해 여러 가지 병을 일으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사를 온 지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냄새가 나서 틈틈이 환기를 하고, 방향제를 사용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러한 건물의 내부 환경을 새집 냄새라고 가볍게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우후죽순으로 짓고 있는 아파트들이 이러한 유해 물질에 많이 노출되어 있다. 이는 국내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그 심각성이 발견되고 있다. 호주의 예를 들면, 멜버른에 있는 지은 지 1년이 안 된 주택들이 국립보건의학연구협의회가 권장하는 휘발성 유기 화합물(VOC)의 안전 기준을 최고 20배나 초과했다고 한다.

새집에서 가장 많이 발생되는 것이 포름알데히드다. 이러한 화학물질은 피부에 자극을 주며 암을 유발할 수도 있다고 한다. 포름알데히드는 바닥재나 가구 같은 건축자재에서 공기 중으로 방출된다. 새로 깐 카펫에서도 역시 발암물질로 생각되는 스티렌이 방출되며, 페인트와 용제에서도 다양한 독성 화합물이 방출된다고 한다. 이러한 물질들은 두통을 일으킬 수 있으며, 화학물질에 특히 민감한 소수의 사람들에게는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한다. 새집으로 이사를 왔다고 기분 좋았던 것도 잠시, 지금은 유해 환경물질을 생각하지 않고 새 가구를 들여놓고 집을 수리한 것이 후회가 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2004년부터 ‘다중이용시설 등의 실내 공기질 관리법’을 통해 새집증후군을 유발하는 포름알데히드와 6종의 휘발성 유기화합물 등을 법적으로 일정량 이하로 제한해 입주자를 보호하고 있다. 그러나 입주 후 새롭게 들여오는 가구나 리모델링을 통해 추가되는 인테리어 자재를 통해 발생되는 유해물질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새집 증후군으로 지적되고 있다. 건물을 지을 때나 가구에 사용하는 자재들은 더욱 엄격한 품질 관리를 통해 인체에 해가 없도록 철저히 관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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