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에서 사회조사 결과를 발표할 때마다 결혼과 가족에 대한 남녀 간 시각 차가 드러난다. 미혼 남성은 62.6%가 결혼을 해야 한다고 답한 반면, 여성은 46.8%만 결혼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이혼을 반대하는 비율 역시 같아서 평균은 56.6%지만 남성 61.1%로 여성 52.2%보다 높았다. 재혼에 찬성하는 비율도 남성 25.2%, 여성 17.3%로 남성이 더 높은 편이었다.

왜 그럴까? 늘 남성은 여성보다 더 결혼에 대해 긍정적이고 부부관계에도 대체로 더 만족하고 이혼에 대해 더 부정적이다. 최근 잠깐 출산율이 약간 증가했다고는 하나 여전히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저 출산율 국가이며 출산율 증가는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제도적 결혼 안에서의 출산만으로 본다면 여성들이 결혼 자체를 하려 하지 않는데 아이 낳기는 좀 더 먼 이야기인 셈이다.

사랑이란 것은 그저 선택의 문제고 열정에 빠지면 누구나 가능한 것이지만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는 것은 너무나 많은 준비와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자녀를 양육하는 일은 밤잠을 설치는 수면 부족과 중노동,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재정적 투자 등 정서적·신체적·경제적 비용을 치러야 하는 일이다.

물론 자녀의 존재가 주는 보상은 실제 이런 비용을 상쇄하고도 남지만, 부모 됨의 보상은 직접 경험해 봐야 공감하는 일이지 출산 이전에 예측하기는 비용 계산이 더 현실적인 것이 사실이다. 더구나 직접적인 임신과 출산을 담당해야 하는 여성의 입장에서는 선뜻 결정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미혼 남성들에게 결혼을 원하는 이유를 물어보면 ‘안정되고 싶어서’라는 답변이 가장 많다. 안정적이고 배타적인 성생활, 일상적인 식사 준비로부터의 자유, 사랑으로 자녀를 보살펴줄 누군가 등. 다는 아닐지라도 많은 경우 대체로 상대방에게 무언가를 배려 받고 보살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보이는 것이다. 그런데 바로 이 기대가 문제다. 

여성들은 바로 그 기대가 버거워서 결혼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보살피고 돌봐주고 하는 것은 돌봄노동뿐 아니라 그에 수반되는 감정노동이 요구된다. 결혼이 내가 원하는 경력과 양립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는 여성들에게 결혼이란 매력적일 수만은 없다.

과거에는 결혼 적령기라는 사회적 압력이라도 있었지만 부당한 압력을 거부하는 요즘 여성이라면 남성들이 기대하는 바로 그 이유 때문에 결혼에 대해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결혼은 함께 하는 것이고 생활도 역시 함께 하는 것이다. 누군가를 위해 결혼하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음을 남녀 모두 알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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