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이해는 법원의 의무”
“피해자 이해는 법원의 의무”
  • 이은경 / 여성신문 편집위원
  • 승인 2010.11.05 11:57
  • 수정 2010-11-05 11: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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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웅 여성신문 사진기자 (asrai@womennews.co.kr)
“장애인 성폭력 사건은 매번 새로운 충격을 주는 한편 종종 가해자의 형사처벌 과정이 일반인의 상식이나 법 감정과 동떨어져 있다는 점에서 문제이기도 하다.”

공익변호사그룹 공감의 차혜령(사진) 변호사가 장애인 성폭력 판결 분석을 총괄 진행하면서 느낀 절실함이다. 무엇보다 그가 이번 작업을 기획하게 된 동기는 장애인 성폭력 상담원 교육을 하면서 관련사건 중 대표적인 판례 중 사실관계를 제시한 후 상담원들에게 판결 전망을 물어보면 대부분 ‘유죄’를 전망하는데 실제론 지난 6~7년간 판례에선 현행 법률상 처벌 불가 판결을 내리는 경우가 많았다는 사실 때문이다.

“특히 장애인성폭력상담소에서 사건 자문 역을 하면서 사건이 까다로운 경우 법률 의견서를 작성해 제출해줘야 하는데 그런 과정 중에 재판부의 편차가 굉장히 크다는 것을 체험했다. 그래서 무엇을 기준으로 해서 최종 판단을 하는지 제대로 분석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차 변호사는 대전 사건을 들어 “보도된 내용만을 살펴봤을 때 16명의 가해 고교생에 대한 검찰의 불구속 수사 이유는 장애인 준강간에 대해 법원이 잘못 판단하고 있다는 대표적 방증으로, 우리가 비판하는 관점이 그대로 드러난다”고 말한다.

원론적으로 대전 사건의 구속 사유 유무를 판단해 볼 때 ‘불구속’ 입건은 도망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없고 주소가 일정하다는 3가지 사유에 의해 결정되는데 이를 얼마나 엄밀히 따져봤느냐는 것도 문제다. 지적장애 여중생 1명의 피해자에 대해 가해 고교생이 16명에 달한다는 사실로부터 다수의 공범끼리 입맞춤해 증거를 인멸할 가능성이 아주 높다는 사실을 유추할 수 있고, 사건의 중대성을 두고 볼 때 “고등학생이라 도망하지 않을 것”이란 판단은 너무 안이한 대처라는 설명이다.

“피해자가 어떤 속성을 가지고 있는지 이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는 재판부의 배려보다는 ‘의무’다. 제대로 이해하고 사건을 파악해 판단하는 것이 법원의 존재 이유 아닌가.”

그의 일침이 오래도록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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