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식 교육과 아이 옷
맞춤식 교육과 아이 옷
  • 조혜영 / 아행 프로젝트 40대 홍보대사
  • 승인 2010.11.05 11:36
  • 수정 2010-11-05 11: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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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 낳은 아이라고 서연이는 태어날 때부터 백일, 돌에 옷 선물을 많이 받았다. 내복부터 외출복, 카디건, 심지어 아기용 바바리코트까지. 미국에 있는 서연이 큰고모는 사계절 옷을 골고루 보내줬고, 심지어 결혼도 안 한 스튜어드인 외삼촌 친구는 비행을 다녀오면서 아기자기한 옷들을 골라줬다. 파리에 다녀온 지인은 신발·카디건·코트 풀세트를 선물해줬다. 외할머니는 쇼핑할 때마다 눈에 띄는 예쁜 옷을 사들고 왔다.

나는 1년 동안 서연이 내복 몇 벌 사준 게 전부다. 옷 선물을 받고 좋아하는 나를 보며 먼저 결혼해 아들 둘을 기르는 여동생은 “언니, 선물도 다 돌 때까지야. 돌 지나면 선물 잘 안 들어와. 그때부턴 언니가 사야 할 걸” 했다.

확실히 돌 지나니 서연이 선물은 주춤(?)했다. 그때부터 서연이는 하루가 다르게 무럭무럭 자랐다. 친정엄마 말씀이 “아기옷은 세 번 입히는 거란다. 크게 한 번, 딱 맞게 한 번, 작게 한 번.” 그런데 아기가 어찌나 잘 자라는지(?) 지난 겨울 입힌 내복을 올해 꺼내 입혀보니 팔다리가 삐죽삐죽 나오는 게 전부 7부가 돼 있었다.

외출복 한번 제대로 못 입히고 사이즈가 작아진 것도 몇 벌씩 됐다. 부랴부랴 인터넷으로 겨울 내복과 외출복을 주문했다. 인터넷 쇼핑이 만만했다. 여자아기 옷은 왜 그렇게 예쁜 게 많은지 결국 또 외출복을 지르고야 말았다. 알록달록 꽃무늬 니트 원피스, 그 원피스에 받쳐 입을 꽈배기 무늬가 들어간 네이비 스타킹, 따뜻해 보이는 회색 니트 한 벌 등.

택배로 도착한 옷을 풀어보고 문제가 생긴 걸 알았다. 넉넉한 사이즈로 주문한다는 게 너무 큰 것을 골랐다. 한 사이즈 정도 큰 걸 주문했는데 왜 이렇게 됐는지, 참…. 왕복 택배비까지 부담하고 반품하는 수고로움을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 엄마가 미련해서(?) 이런 바보 같은 짓을 저지르고야 만 것이다.

우리 교육도 마찬가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아이에게는 조금 넉넉하게, 어떤 아이에겐 조금 부족하게, 어떤 아이에게는 딱 맞는 교육이 이뤄지면 가장 좋은 교육이 아닐까. 조금 빠른 아이도 있고 늦되는 아이도 있고 그런 아이들을 독려해주고 기다려주고 하는 일이 부모가 해야 하는 일이고 학교 교육 활동이 아닐까.

모두들 한 줄로 서서 일등이 되고 일류가 되려고만 경쟁하고 달려가는 세상에서 아이에게 어떤 삶을 선택하라고 이야기해줄 수 있을까. 아이 몸에 잘 맞는 옷 고르기도 힘든데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도 서연이가 앞으로 살아갈 세상에서 자신에게 맞는 삶을 잘 선택할 수 있도록 찾아주고 도와주며 지켜봐주는 일이 엄마인 내가 해야 할 몫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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