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직장여성들의 옷차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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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왼쪽:산드라 팍스 오른쪽:갈리 코프

아래 왼쪽:이솔드 모트리 오른쪽:메리 쉬미트 캠벨

어떤 옷차림으로 자신의 이미지를 만들어가느냐도 직장내에선 중요한 성

공전략이 될 수 있다. 최근 미국의 전문직 여성들을 위한 격월간지 <이그

제큐티브 휘메일 EXECUTIVE FEMALE>은 이 함수관계를 특집으로 다

룬 바 있다.

미국의 직장여성들은 주말을 앞둔 금요일에 격식보다는 자유분방하고 다

소 패셔너블한 옷차림(소위 ‘비지니스 캐쥬얼’을 적어도 일주일에 한번

정도 입는 여성들은 84%에 이르고, J.C.페니 등의 고급백화점과 리즈 클

레이본 등의 브랜드들이 이미 이 금요일 복장의 특설 코너를 마련해 놓고

있다)을 즐겨하고, 바지 정장이 직장에서의 권위를 나타내는 차림이라고

생각하는 여성들은 드문 것으로 나타났다.

샌프란시스코에서 활동하는 이미지 컨설턴트 다이안 패런트는 “여성들

은 그들의 가장 강력한 마케팅 도구로 자신들의 이미지를 생각하는 경향

이 있다”고 말한다. 전세계적으로 4백50여명의 이미지 컨설턴트들이 모

인 한 회의에서 뉴욕에서 활동중인 이미지 컨설턴트 리사 커닝햄은“남성

들에게서처럼 여성들에겐 명확한 기준이 없다. 남성의 비지니스 복장은

지난 1백50년간 거의 변화가 없었던 반면, 여성들의 복장은 매우 폭넓고

자유자재로 변해왔다”고 강연한 바 있다. 따라서 피츠버그의 이미지 컨

설턴트 미나 밴크로포트는 “여성들의 폭넓은 선택권이 바로 남성보다 더

복장에 신경써야 하는 주요 이유인 것이다”라고 주장한다.

어쨌든 “옷차림이야말로 자신의 비지니스적 개성을 전달하는 가장 효과

적 수단이다”는 한 전문가의 말을 증명하듯 최근 한 조사에선 미국 전역

에서 18세부터 40세에 이르는 여성들 4백43명중 83%의 여성들이 “여성

들은 그들의 능력만큼이나 외모로도 평가받는다”는 일반인들의 생각에

동의하고 있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더 뉴욕 타임즈>는 오늘날 여성들의 패션에 관한 특집기사에서 “급격

히 증가한 베이비 부머 세대들이 오만한 디자이너들과 의류판매상들에게

작은 반기를 들었고, 노동과 동시에 여가시간에도 편안히 들어맞을 수 있

는 옷들을 요구하게 되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그 결과 수많은 디자이

너들과 의류판매상들이 가격을 낮추고 ‘실용적이고 적당한 가격, 쇼핑을

좀 더 용이하게 하는 매장 분위기’에 주의를 기울이게 됐다. 그들은 또

한 그들의 주요 타겟인 직장여성들이 시간에 쫓기고 옷장공간이 한정돼

있으며 한번 입고 나가면 만찬테이블까지 무리없이 입고 갈 수 있는 복장

을 요구하고 있다는 사실에 착안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직장분위기와도 잘 들어맞으며 권위가 있는 당당한 옷

차림으로 남성들보다 훨씬 다양한 스타일로 ‘파워있는’ 이미지 메이킹

을 하고 있는 4명의 전문직 여성들을 소개한다. 이들의 복장은 직장여성

들의 복장에 대한 전통적 규범에서 다소 벗어나 있어 흥미로운데, 이를

통해 일관된 복장공식 보다는 개성을 전제로 한 시의적절한 옷차림이 최

상이라는 결론도 나온다.

“나는 유럽여성들이 일정 나이까지 유니폼을 입는 방식을 좋아한다. 이

는 마치 ‘나는 성장하고 있으니 존경심을 가지고 나를 대해 달라’고 묵

시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것 같기 때문이다.”고 말하는 이솔드 모트리(43)

는 <타임>지에서 일하는 편집장들 중 하나. 타임사 빌딩의 34층에서 유

일하게 여성적 정장차림을 하는 여성으로 꼽히기도 한다. 91년부터 뉴욕

대의 티취 예술학교 학장을 맡아온 메리 쉬미트 캠벨(49)은 “나의 스타

일은 포멀하면서도 친근하다. 여성적 정장차림을 즐겨하고 어머니의 영향

으로 힐을 신는다. 내 기억으로 힐을 신은 어머니의 모습은 환상적이면서

도 강해 보였기 때문이다.”고 말한다.

유수의 꽃무늬 전문 디자인사를 설립한 산드라 팍스는 “나는 판에 박은

옷차림을 하지 않으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한다. 색에 반해있기에 이들 색

상의 흥미롭고 비정통적인 결합을 선호한다.”는 견해다. 미국 유수의 법

률회사중 하나인 ‘쟈코비와 메이얼즈’사의 설립자인 갈리 코프(51)는

뉴욕주의 법조계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고 일반인들을 위해 9권의 법

률 안내서를 출간한 바 있다. 그는 “여성들은 막연한 압박감에서 옷을

입으면 안된다. 대신 마음으로부터 자신들에게 적합하다고 느껴지는 옷을

입어야 한다”고 당당히 주장한다.

<박이 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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