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이 있는 10월이 지나갔다.

한글날은 한글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세종대왕의 성덕과 위업을 추모하기 위한 국경일이다. 한글날을 기념하기 위해 올해도 여기저기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한글경연대회가 열렸다. 한글날이 아니어도 자주 글짓기, 말하기대회, 골든벨 퀴즈 등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행사가 많이 열리곤 한다.

한국에 정착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나는 기회가 될 때마다 이런 대회에 참가한다. 상은 못 타더라도 의미 있는 경험이 될 뿐더러 한국어를 더욱 열심히 공부하게 만들어 주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몇 달 전 어느 신문사에서 주최한 외국인 골든벨 퀴즈대회에 참가했었다. 모 방송사에서 하는 골든벨 퀴즈에 참가했던 기억을 되살려 보니 한국의 역사 등 꽤 수준 높은 문제가 많이 나왔던 것 같아 이번에도 그러할 것이라 생각하고 대회 준비에 열심히 임했다.

대회 당일, 수준이 어느 정도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내 예상은 빗나갔다. 퀴즈라기보다는 받아쓰기 시험이라고 하는 것이 맞을 정도로 퀴즈의 난도가 너무 낮았다. 아이들이 어린이 집에서 배우는 ‘토끼’나 ‘칫솔’ 등 단어 맞히기가 대부분이었고 탈락을 한다 할지라도 퀴즈 답을 몰라서가 아닌 오타로 탈락한 참가자들이 많았다.

대회 중반에는 주최 측에서 준비한 퀴즈 문제가 다 떨어져 현장에서 급하게 문제를 만들었다.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이 모습을 보고 “외국인을 너무 과소평가하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털어놓기도 했다.

게다가 막바지에는 이미 떨어진 탈락자의 답을 번복하여 정답이라고 발표하고 탈락을 없었던 것으로 처리하기까지 했다. 이 상황에 대해 참가자들이 강력하게 항의를 하자 주최 측에서는 “우리는 이주 여성들을 위해 재미로 하는 거니까 서로 경쟁 상대로 보지 마시고 같은 편으로 편하게 생각하세요”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물론 대회를 재미로 할 수는 있겠지만 한국어 실력을 따지는 것이기 때문에 공평성 있게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한글을 진지하고 올바르게 배우기 원하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대회라면 정정당당하고 정확성 있게 진행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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