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인권의 명암 렌즈에 담죠”
“여성인권의 명암 렌즈에 담죠”
  • 여성신문
  • 승인 2010.10.22 11:28
  • 수정 2010-10-22 11: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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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저널리스트 정은진(사진)씨는 세계 보도사진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국내 여성 기자다. 그는 세계 유명 보도사진전 ‘프랑스 페르피낭 포토 페스티벌’에서 2년 연속 ‘피에르&알레산드라 불라 상’을 수상했다. 2008년에 출판한 콩고와 르완다 여성에 관한 충격 포토스토리북 ‘내 이름은 눈물입니다’와 자전적 에세이 ‘카불의 사진사’, 올해 3월에 출판한 ‘정은진의 희망분투기’로 중동, 남미, 아프리카 여성들의 인권 실상을 세상에 알리고 있다.

포토저널리스트는 사진으로 모든 것을 말한다. 그녀는 사진 한 장으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지난 수년간 아프리카와 중동 남미지역에서 수많은 여성의 참혹한 현실을 보고 온 그녀를 만나보았다.

-콩고의 인권침해 현실이 어떠한가. 무엇을 보았는가.

“유엔인구조사국의 2008년 통계에 따르면 콩고에서는 연간 1만4245건의 성폭력 사건이 발생한다고 한다. 콩고의 성폭력은 종족분쟁으로 반군이 떼 지어 다니면서 10대의 소녀에서부터 60대의 할머니까지 윤간을 일삼는다. 강간으로 수치심을 일으켜 상대편 종족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여성의 생식기를 꼬챙이로 찌르는 등 상처를 입혀 대를 잇지 못하도록 하는 인종 청소와 같은 사태를 만든다. 이로 인해 강간을 당한 여성 대부분이 소변을 조절하지 못하는 ‘외상성 피스튤라’로 평생 고통을 겪게 된다.”

-아프가니스탄은 어떤가.

“아프가니스탄의 산모 사망률은 세계 2위다. 분쟁의 여파로 미진한 사회 인프라마저도 완전히 파괴된 상태다. 극심한 가부장제인 아프가니스탄은 병원에 가기 위해서는 집안 남자 어른의 허락이 필요하고 설령 의사라 할지라도 함부로 외간 남자를 만날 수 없다. 더구나 숙련된 전문의가 턱없이 부족해 난산인 경우 산모 사망이 급증하고 있다. 왜 출산이 죽음의 전조가 돼야 하는가.”

-고통 받고 신음하고 있는 세계 여성들의 실상을 알리게 된 계기가 있는가.

“사진기가 발명되고 수십 년간 역사는 백인 남성의 시각에서 기록되고 알려져 왔다. 제3세계의 현재는 우리의 과거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서부터 현재의 성폭력 문제까지 모두 남성들에 의해 여성들이 피해자가 되고 있는 것이다. 여성인권의 실상을 여성의 눈으로 보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알려야 할 의무가 있다고 느꼈다. 아프리카에서, 아프가니스탄에서 강간당하고 고통 받는 여자들의 비명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얼마 전 대구의 한 중학생으로부터 메일을 받았다. 내 책을 읽고 포토저널리스트를 꿈꾸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아직 어린 학생이 내 책을 읽고 감명을 받았다는 사실에 나 또한 감동을 받았다. 이 일을 계속해야 하는 의무가 더 생긴 것이다. 국가와 민족, 성별을 떠나 인간은 평등하다. 나는 내가 본 세계 여성인권의 실상을 사진으로, 글로 그리고 강연으로 세상에 적극 알릴 것이다. 사진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책을 내고 강연을 한다. 조만간 여성인권에 대한 좀 더 의미 있는 작업을 위해 한국을 떠날 예정이다.”

그녀는 말한다. “왜 남자들이 일으킨 무모한 전쟁으로 여자들이 희생돼야 하는가. 여성의 고통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같다. 사진은 과거를 담을 수 없다. 현재만이 있을 뿐이다. 하지만 현재는 내일의 과거다. 그래서 나의 작업은 역사를 담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그녀에 의해 쓰일 여성인권의 역사에 희망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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