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라면 MDGs 달성 어렵다
이대로라면 MDGs 달성 어렵다
  • 박윤수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10.10.22 11:27
  • 수정 2010-10-22 11: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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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평등 이뤄져야 지속발전 가능

2000년 9월 개최됐던 유엔 새천년정상회의에서 새천년개발목표(Millenium Development Goals: MDGs)가 선언된 지 10년이 흘렀다. 당시 회의에 참가했던 전 세계 191개국에 의해 만장일치로 채택된 MDGs는 빈곤 퇴치, 교육, 성평등, 보건, 환경 등에 관한 8개 목표를 2015년까지 실천하도록 규정한 것. MDGs의 달성 목표 연도인 2015년까지 5년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최근 유엔여성개발기금(UNIFEM)이 여성의 관점에서 전 세계의 MDGs 달성 상황을 점검하고 전망을 예측하는 보고서를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양성평등은 MDGs의 달성을 위해 필수적이다. 모든 여성과 소녀들이 빈곤과 불평등으로부터 벗어날 때까지 전 세계의 평화와 안보, 지속가능한 발전 등 모든 목표의 달성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다.”(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2010년 6월) 이번 보고서는 “불평등과 차별 해소는 모든 MDGs 달성을 위한 핵심 요소이며 밀레니엄 선언에서 강조한 사회적 정의의 실현을 위해서도 필수”라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여성친화적 공공서비스의 확대 ▲여성에게 토지 및 직업 확보 ▲의사결정 과정에서 여성이 목소리를 높이기 위한 조치 ▲성폭력의 근절을 필수 과제로 꼽았다.



교육

3700만 소녀초등학교 다니지 못해

1999년 여성의 초등학교 진학률이 남성 100명당 91명이었던 데 반해 2008년 96명으로 증가했으며 중등학교 진학률도 1991년 76명에서 2008년 95명으로 큰 발전을 보였다. 그러나 여전히 3700만 명의 소녀들이 초등학교에 다니지 못하고 있으며 특히 사하라 남부 아프리카와 서남아시아 지역 소녀들의 중등학교 진학률은 낮은 게 현실이다.

중등교육의 기회 확보는 양성평등뿐만 아니라 모든 MDGs 달성을 위해 필수적인 요소로 빈곤의 대물림은 막고 산모 및 유아사망률, 고용률 확대 등으로 이어진다.

일정 수준 이상의 교육을 받은 여성들은 그렇지 않은 여성들보다 아이를 적게 가지고 자녀를 학교에 보낼 가능성이 높으며 직업에서도 높은 봉급을 받을 수 있다. 또한 과학교육 장려는 직업 선택의 기회를 넓히고 남녀 직업 격차를 해소할 수 있다.

보건

3억 명 이상의 여성 임신출산 후유장애 앓아

교육과 함께 필수적인 공공서비스가 의료·보건 서비스다. 특히 산모사망률 감소라는 목표(MDG 5)는 MDGs 중에서 발전이 더디고 달성 가능성이 가장 희박한 분야로 꼽힌다.

산모사망률은 1990년 이래 매년 2%씩 감소해왔지만 2015년까지 4분의 1 수준으로 감소시키겠다는 목표인 5.5%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 현재까지 이 목표를 달성한 국가는 전 세계에서 23개국에 불과하다. 뿐만 아니라 전 세계 3억 명 이상의 여성들이 임신과 출산 후 오랫동안 건강상의 문제나 장애를 안고 살아가고 있다.

특히 산모 사망의 3분의 1은 여성이 피임이 가능했다면 막을 수 있었던 것이라는 점에서 의료·보건 서비스 확충의 필요성이 절실하다. 

인간면역바이러스(HIV)와 에이즈 퇴치를 위한 의료 서비스 확대도 요구된다. 2008년 기준으로 개발도상국 HIV 보균자의 53%가 여성이며 가장 높은 사하라 남부 아프리카에서는 그 비율이 58%에 달한다. 특히 옛 소련 연방 국가들, 남아시아, 라틴아메리카, 카리브해 연안, 남부 아프리카에서는 2002년 이후 여성의 HIV 감염률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경제

2007년 이후 1870만 여성 일자리 잃어

여성들의 안정된 일자리 확보는 빈곤 탈출과 식량 조달이라는 1차적인 성과 외에도 여성 지위 상승과 의사결정 권한 확보라는 2차적 성과로 이어진다.

특히 시골 지역에서 토지는 경제적 부의 상징으로 토지를 가진 여성은 지역 커뮤니티 내에서의 지위도 높아진다. 또한 여성들이 수입이 있으면 가정 내에서의 의사결정에도 더 많은 권한을 가질 수 있다. 노동시장에서의 불안정한 고용이나 실업, 성별 임금격차는 개발도상국뿐만 아니라 선진국에서도 여전하다. 농업을 제외하고 전 세계 경제활동 인구 중 여성의 비율은 41%. 하지만 전 세계 절반 이상의 여성들은 불안정한 직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남부 아시아와 사하라 남부 아프리카에서 그 비율은 80% 이상에 달한다.

실업률 또한 여성이 남성보다 높다. 특히 전 세계에 불어 닥친 경제 불황은 실업률을 증가시켰고, 여성에게 더 큰 타격을 입혔다. 국제노동기구(ILO)에 따르면 2007년 이래 1870만 명의 여성이 일자리를 잃었다. 여성 실업률은 2000년 6.5%에서 2009년 7%로 증가했으며 남성 실업률의 6%, 6.3%보다 높았다.

일자리를 가진 여성들 또한 지역과 분야를 막론하고 남성의 70~90%에 불과한 낮은 임금을 받고 있다. 놀라운 것은 미국이나 영국과 같은 선진국에서 성별 임금격차가 사실상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의사결정

말리에선 72% 여성들 콘돔 사용 주장 못해

보고서는 전 세계 어느 국가도 MDGs가 규정한 여성의 의사결정 참여 30% 확보라는 목표를 제대로 달성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여성의 의사결정 과정 참여는 가정에서부터 비롯된다. 많은 여성이 교육, 가사, 결혼, 성관계와 같은 필수적인 부분에서 자신의 발언권을 갖지 못하고 있다. 방글라데시에서는 12%의 여성들이, 아제르바이잔에서는 17%의 여성이 가정 내 의사결정에서 발언권이 없다고 답변했다. 나미비아에서는 4분의 1에 달하는 소녀들이 자신의 의사대로 초등학교를 졸업할 수 없었다.

아이티에서는 25%의 여성이, 말리에서는 72%의 여성이 콘돔 사용을 주장하지 못한다는 놀라운 결과도 있다. 악습 중 하나인 조혼에도 여성들의 의사는 반영되지 못했다. 조혼과 출산은 산모 사망으로 이어진다. 개발도상국가의 산모 사망의 주된 연령층은 15~19세의 여성들이다. 한편 정치 및 공공분야에서의 의사결정 참여는 성인지 정책의 수립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의회의 여성 비율은 18.6%이며 29개국에서는 목표치인 30%를 넘었거나 이에 가깝게 근접해 있다. 인상적인 점은 의회 내 여성 비율의 증가는 사회 발전보다 정치적인 의지와 더 큰 관련이 있다는 점이다. 29개국 중에서 24개국은 여성 할당제를 사용하는 나라다.

내각의 여성 비율은 전 세계적으로 16%를 차지하고 있으며 여성 내각 중 35%는 사회분야를 담당하는 반면 경제와 무역 담당은 19%에 불과해 고른 발전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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