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학연수·자격증·인턴·경영학 복수전공…“남들 다 하니 나도”
등록금·시험 응시료·교재비·학원비…스펙에도 ‘돈’이 필요해

 

2010년을 사는 20대 여대생들은 ‘스펙’이라는 산과 ‘여성’이라는 벽을 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cialis coupon cialis coupon cialis couponsumatriptan patch sumatriptan patch sumatriptan patchdosage for cialis site cialis prescription dosage
2010년을 사는 20대 여대생들은 ‘스펙’이라는 산과 ‘여성’이라는 벽을 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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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여대 독어독문학과 4학년인 강은영(23)씨는 요즘 취업 준비에 여념이 없다. 내년에는 졸업도 미루고 ‘9학기’를 들을 예정이다. 과목당 30만원씩 내는 비용은 부담이지만 부족한 ‘스펙’을 높이려면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졸업 후 특별히 되고 싶거나 하고 싶은 것이 없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사실 강씨에게도 꿈이 있었다. 아나운서가 되기 위해 1년간 휴학까지 해 낮에는 과외, 밤에는 화장품 공장을 다니며 돈을 모았다. 그 돈으로 월 300만원이나 하는 아나운서 아카데미에 다녔지만 지금은 모두 후회스럽다. 의상, 메이크업, 특강비까지 부담할 수 있는 형편도 아니었지만 무엇보다 ‘외모가 최고의 스펙’이라는 분위기 때문이다. 지금은 경영학을 복수전공하고 ‘테샛’(TESAT·경제이해력검증시험) 시험 준비를 하며 조금이라도 스펙을 높이기 위해 책을 펴지만 여전히 꿈에 대한 미련이 남는다.

20세기 초 소설가 민태원은 ‘청춘은 듣기만 해도 가슴 설레는 말’이라고 찬양했다. 하지만 21세기 ‘청춘’은 설렘이라는 단어와는 거리가 멀다. 지금 이 시대의 20대를 대표하는 단어는 ‘스펙’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품의 사양을 뜻하는 스펙(Specification의 준말·자격조건)은 20대 사이에서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는 평가지수라는 의미로 쓰인다.

20대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들어온 대학에서 세상을 배우기보다 취업 성공 노하우에 열광하고 이력서의 빈칸을 채우기 위해 자격증과 공모전에 매달린다. 하지만 스펙 쌓기에 매진해도 바늘구멍보다 작은 취업문은 쉽사리 열리지 않는다.  

하지만 스펙을 갖추려면 돈이 필요하다. 아나운서 준비를 포기한 강씨는 아카데미 비용으로만 1000만원을 넘게 썼다고 밝혔다.

“주말마다 현직 아나운서 특강과 원장이 진행하는 강의를 들으려면 3만~10만원씩 추가로 내야 했어요. 아나운서처럼 보이고 싶어서 그들이 다닌다는 미용실과 옷가게에서 똑같이 화장을 받고 옷을 사려니 허리가 휠 지경이었죠. 그래도 돈이 있었다면 포기하지 않았을 것 같아요.”

연세대 영어영문학과 4학년인 이정은(22)씨도 ‘9학기’째 학교를 다니고 있다. 경영학을 복수전공하는 이씨는 덴마크로 교환학생을 다녀와 학점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이씨도 요즘 취업 때문에 고민이 많다.

“영화 제작 일을 하고 싶지만 돈, 명예 그리고 부모님이 실망하실 생각을 하면 결정하기가 쉽지 않아요. 대안으로 미디어나 엔터테인먼트 쪽 대기업에 영화 기획으로 지원을 생각하고 있는데 여기도 대부분 경력직이나 인턴을 선호해서 취업이 어려워요.”

진로에 대한 고민은 한국외대 중국어과 4학년인 이가람(23)씨도 마찬가지다. 중국과 미국으로 어학연수를 다녀오기는 했지만 전공을 살려 취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씨는 특히 중국에서 6개월간 대형 무역회사에서 인턴을 하며 오히려 자신감을 잃었다.

“회사의 남자 상사분이 여자는 아무리 잘나도 뽑지 않으니 꿈을 바꾸라는 말을 대놓고 하더라고요. 제가 일했던 무역회사는 고위 관리직은 모두 남자였고 여직원들은 연차가 됐는데도 과장 이상으로 승진이 잘 안 됐어요. 이런 상황을 보면서 여자로서 일로 성공할 수 있을지 의심스러웠죠.”

여대 출신인 강은영씨도 여대생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보는 사회에 상처를 받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인턴을 하면서 여대생은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고 소심해 직원을 뽑을 때 여대 출신은 아예 서류도 안 본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이런 현실은 지방대생들에게 더욱 가혹하게 다가온다. 전주대 패션디자인학과 4학년 김혜지(23)씨는 “‘지방대’라는 꼬리표를 달고 서울로 취업하는 선배들 얘기를 들어보면 소위 SKY 대학을 나온 회사 동료나 상사들이 은연중 지방대를 무시한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김씨는 “친구들과 만날 하는 얘기가 왜 이렇게 취업에 매달리고 살아야 하느냐는 거다”면서 “내가 생각했던 꿈에 대한 이상과 힘들게 일해야 하는 현실이 맞지 않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고민을 토로했다.

이처럼 취업이 지상과제가 돼버린 현실 속에서 우리 20대 청춘들은 꿈이 아닌 스펙을 좇아 살아간다. 그들은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도, 꿈은 있지만 그 꿈을 어떻게 이뤄야 하는지도 막막해한다. 꿈과 현실 사이에서 방황하며 ‘제2의 사춘기’를 보내는 것이다.

하지만 21세기는 여성의 평균수명이 82세가 넘어가는 고령화 사회다. 꿈도 없이 하기 싫은 일을 견뎌야 할 인생이 너무 길다는 의미다. 

희망제작소 박원순 상임이사는 “요즘 직업을 찾는 청년들은 돈이 되는 직업만 찾는다”며 “직업이 아닌 꿈을 좇으면 자신만의 ‘블루오션’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맹목적 스펙 쌓기가 아닌 자신이 원하고, 잘하는 일을 먼저 찾고 꿈을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필요한 스펙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취업의 정답’의 저자 하정필씨는 책에서 “취업의 정답은 진짜로 살기”라고 말한다. 청년 시절의 독서와 토론, 다양하고 깊이 있는 경험이 ‘직장’이 아닌 평생 추구할 ‘가치’를 찾도록 도와준다는 얘기다. 그리고 그것은 후회 없는 삶을 사는 인생의 정답이라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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